6일 오전 금남로 옛 삼복서점 앞. 전국 농민회 총연맹 소속 농민들이 통일쌀 법제화를 주장하는 전국 순례단 발대식을 준비 중이었다. 가만히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한파가 온몸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농민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발대식 준비에 열성이었다.

농민가가 우렁차게 울려 퍼지고 의장의 격려사와 함께 발대식이 시작됐다. 그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폭등하는 생산비와 떨어지는 농산물 가격을 이야기하며 대북지원 통일쌀이 농민들에게 희망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길임을 열심히 피력했다.

김장택 전국농민회제주연맹 의장은 “광주전남에서 행하는 뜻 깊은 행사에 힘을 보태기 위해 멀리 제주도에서 왔다.”고 운을 떼며, “순하디 순한 농민으로 태어난 게 무슨 죄이기에 농촌의 현실은 이제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대북지원 통일쌀만이 농민에게 긍정적 결과를 가장 빠르게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이 희망을 이명박 정부는 대북지원 중단으로 송두리째 뽑아버렸다. 작년에는 대북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더니만 올해는 예산안에서는 대북지원 항목을 아예 찾아볼 수 없다.

광주전남연맹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광주전남 15개 지역에서 통일 쌀을 경작, 총 1만8514석으로 그 경작률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통일쌀에 대한 수익률 기대로 해마다 농민들의 경작이 늘고 있는데 현 정부는 무책임하게 대북지원 중단을 선언해버린 것.

뼛속을 파고드는 찬바람이 몰아치는 이 날, 갈 곳을 잃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통일쌀이 트럭에 옮겨졌다. 이 쌀은 오늘부터 이틀에 걸쳐 두 팀으로 나뉘어 각 지역을 거쳐 서울에 다시 모이게 될 예정이다. 그들의 바람은 통일쌀 법제화를 실현시키는 것. 농민들의 간절한 통일쌀 염원이 오는 8일 최종 목적지인 통일부앞에서 법제화라는 화답으로 맞이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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