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단식 고공시위 중인 전성문씨와 전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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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은 유권자이자 시민인 노동자에게 책임 있는 역할 해야”
 6일 오후 문예회관~ 농성장 칠보일배... ‘원직복직’ 대시민 홍보

▲ 5일 현재 로케트 해고노동자 두 명이 이틀째 철탑에 원직복직을 촉구하며 고공시위를 전개 중이다.

“민주당이 로케트 김종성 회장과 대화를 주선해주기 바란다. 민주당은 광주지역에서 큰 힘을 가진 정당이다. 노동현장이 이처럼 마구잡이 해고를 일삼도록 내버린 둔 것에 대한 사회적 도의적 정치적 책임이 있다. 이는 억지논리가 아니라 노동자들은 지역의 유권자이기 때문에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5일 오전. 이틀째 광주시청 앞 한국은행 사거리 교통감시 카메라 30미터 철탑 위에서 원직복직과 민주당에게 ‘대화주선’을 촉구하며 고공시위를 전개 중인 전성문(40. 12년 근무)로케트전기 해고노동자의 절규가 철탑아래 서 있는 기자의 핸드폰을 타고 들려왔다.

전씨는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이 지역의 노동현장에서 발생한 해고문제에 대해 사회적, 도의적, 정치적 책임이 있다.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김종성 로케트 회장과 원직복직을 전제로 한 대화주선을 촉구했다.

이어 전씨는 “광주지역만큼은 로케트 전기처럼 부당하고, 부부를 동시에 해고하는 패륜적인 노동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며 ‘원직복직’을 주장했다.

전씨는 박광태 광주시장에 대해서도 “광주시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행정적, 사회적 책임이 있다. 광주에 있는 사업장에 대한 관리 감독이 철저해야 한다”며 대화주선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지난달 27일 시의회 침묵시위에 이어 재차 촉구했다.

전씨는 김종성 로케트 회장에 대해서는 “김 회장은 비행기를 타고 미국 등을 여행 할 때(현재 미국 체류 중) 해고노동자들은 철탑에 올라 원직복직을 세상사람들에게 외치고 있다. 김 회장이 노동자와 함께 고통과 기쁨을 나누자고 할 때는 언제고, 지금에 와서는 대화조차 거부하느냐”며 하루 빨리 대화에 나서서 이 고통을 해결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전씨는 광주시민들에게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라는 광주에서 가장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민주 인권문제를 땅에서 이야기 하다가 허공으로 올라왔다”며 “광주가 민주와 인권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고통을 주지 않는 도시가 되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씨는 이날 본지와 핸드폰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광주시의 적극적인 중재 역할, 즉 회사측과 원직복직을 전제로한 대화주선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광주시와 민주당은 이들 노동자들의 고공시위가 시작 한지  만 하루가 지나도록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어 노동단체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 원직복직을 요구하면 광주시청 앞 철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전성문(오른쪽 첫번째)씨와 이주석(오른쪽 두번째)모습. 지난달 27일 광주시의회 본회의장 앞 침묵시위 장면. ⓒ광주인

고공농성 중인 전씨는 지난해 9월 부인 김미경(37. 근무 16년)씨와 함께 부부가 동시에 해고를 당한 바 있다. 두 아이를 둔 부부해고에 대해 노동단체와 사회적 비난이 잇따르자 회사측은 올해 7월에 부인 김씨를 원직복직 시켰다.

전씨는 철탑을 오른 어제(4일) 오전 집을 나서면서 큰 아들 대협(8)이와 작은 아들 지협(6)에게 “아빠가 며칠 동안 집에 못 들어올 수도 있다”며 일상과 달리 귀가를 똑 부러지게 기약하지 못하는 작별인사를 건네야 했다. 

큰 아들 대협이는 이를 알아 차리고 전씨의 최근 삭발투쟁을 기억 한 듯 ‘아빠 또 머리 잘라요. 꼭 그렇게 해야 해요’라며 눈동자가 달라지면서 걱정 어린 인사를 건넨 가슴 뭉클한 사연을 전하면서 순간 목소리가 잠기기도 했다.

전씨는 철탑에 오르기 전날 부터 단식투쟁을 시작하여 현재 3일째 단식 중이다. 또 철탑 맨위 꼭대기에는 전씨의 동료이자 해고노동자인 이주석(37. 12년 근무)씨가 김밥과 죽으로 끼니를 버티고 있다. 그러나 바람이 불 때 마다 철탑이 흔들려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이 농성을 전개하고 있는 철탑에는 ‘살고 싶다’, ‘일자리를 돌려 달라’는 절규가 담긴 펼침막이 무심한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또 이들이 머물고 있는 좁디 좁은 고공 농성장은 ‘민주당은 로케트 해고 해결에 적극 나서라’, ‘박광태 시장은 해고 해결에 적극 나서라’는 펼침막이 하늘과 땅을 향해 둘러쳐져 있다.

이들이 대화주선을 요구하고 있는 민주당과 광주시는 불과 100미터 거리도 채 안된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이날 오후 1시 노동자들의 대화주선을 촉구하는 민원을 공문으로 접수 받았으나,  김동철 시당위원장과 노동자들의 대화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머지 해고노동자 5명과 노동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촛불문화제에 이어 6일 오후3시부터는 광주 운암동 문화예술회관 정문 건너편에서부터 철탑 고공 농성장까지 '칠보일배'로  시민들에게 원직복직을 호소 할 예정이다.

민주당과 광주시은 '권한 밖이다'. '사업장 문제를 어떻게 정당이 간섭 할 수 있으냐'는 '강 건너 불 구경식' 사고를 벗고 시민과 유권자의 아픔을 해결한다는 전향적인 자세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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