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여학생 김지윤 씨의 날카로운 질문에 쩔쩔매는 모습

[데일리서프라이즈] 6일, 한승수 국무총리는 모교인 연세대학교에서 400여명의 학생들과 시국토론회를 가졌다.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이 토론회에는 한승수 총리와 전국 32개 대학 400여명의 학생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촛불집회 등 현안에 대해 2시간동안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특별한 성과물은 없었고, 지난 시간 동안의 간극만을 확인한 체 끝이 났다.

고려대, 연세대, 단국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등 5개 대학 총학생회의 제안을 한 총리가 전격 수용해 성사된 이날 토론회는 처음부터 심상치 않았다. 토론회 시작을 10분 앞두고 한 총리가 토론장에 입장하자 연세대 학생 7명이 "고시 철회, 협상 무효"를 외치며 피켓시위를 벌이며 총리 사퇴를 요구했다.

연세대 성치훈 총학생회장은 "수입업자 자율결의는 정부의 책임전가에 불과한 미봉책이다. 이런 정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라며 정부를 비난했고, 고려대 정수환 총학생회장은 "국민들이 이렇게 요구하고 있는데 정부는 여전히 재협상의 용의가 없는가"라고 재차 물었다.

한 총리는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여러분이 말하는 '미친소'는 전 세계에서 19만 마리 정도 나왔다. 18만4천 마리는 영국, 일본은 34마리고 미국은 3마리에 불과하다."며 "재협상을 이유로 쇠고기 협정을 파기하면 미국과의 양자 관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난처해진다. 재협상보다는 재협정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촛불시위의 폭력진압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은 날카롭게 대립했다.

정수환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주말 촛불 집회에 나갔다가 연행됐다. 지금 이 모습이 2008년 대한민국 맞는가라는 생각으로 이틀 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폭력대응으로 일관하는 경찰청장의 사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어청수 경찰청장의 책임을 말했는데 만일에 청장의 지휘가 정말로 이상하게 이뤄졌다고 하면 스스로도 책임을 질 것이다. 하지만 지난 5월 30일 이후에 청와대로 진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 과정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청와대의 의견이다"라고 답했다.

이날 토론의 백미는 고려대 사회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여학생 김지윤씨였다.

김씨는 이날 "대통령이 우리학교 선배이다. 요즘처럼 고대생인 것이 창피한 적이 없었다. 한 달 전과 달라진 것이 없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다"며 "미국의 휴먼 스테인같은 단체들이 미국의 쇠고기가 가장 위험하다고 말한다. 0.01%만 검사한다. 이런 쇠고기가 안전한가? 유럽국가들은 왜 수입금지하나? "라고 또렷한 목소리로 한총리를 추궁했다.

이어 김씨는 “한 총리는 아직도 국민들이 뭘 모르기 때문에 질서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현재 정부는 국민을 과학과 외교 전문가로 만들고 있는데 여전히 국민이 멍청하다고 보는가? 정부는 지난 5월 4일부터 촛불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했고, 배후세력을 주장했다. 한총리는 80년 독재군부정권에 국보위에 참여한 걸로 안다. 지금도 그처럼 군홧발로 짓밟고 참여자를 폭행하는 것이 옳은가"라며 당당히 말했다.

김지윤씨의 날카로운 질문에 한총리는 "질문자가 고대생이라서 좀 더 친절한 질문을 해줄 주 알았는데 섭섭하다"며 당황한 기색을 나타냈다.

누리꾼들은 김지윤씨의 발언에 대해 크게 호응하고 있다. “나도 딸키우는데 저렇게 커줄런가”라고 대견해 하거나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해 줘서 고맙네... 눈물이 다나는 구나”라고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이하는 김지윤씨의 발언 전문이다.

고려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이 저희 학교의 선배이신데 요즘같이 이 고려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이 부끄러울 데가 없습니다.

저는 한승수 총리께서 한 달 전과 하나도 변하지 않은 모습에 정말 이 토론회장을 박차고 나가고 싶을 정도로 정말 답답했습니다.

한승수 총리는 아직도 국민들이 뭘 잘모르기 때문에 시위하는 것이라고 착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시위가 질서를 반하는 그러한 시위라고 아직도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합니까? 그런데 왜 유럽의 국가들은 먹지 않습니까? 광우병 쇠고기의 문제는 바로 동물성 사료정책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아직도 동물성 사료정책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휴먼스테인같은 단체들이 미국은 가장 세계에서 쇠고기가 안전하지 않은 나라라고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0.1%의 쇠고기만 지금 검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미국)쇠고기가 안전합니까? 계속 국민들이 몰라서 시위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정부,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하지 않겠다' 굉장히 자랑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광우병의 위험 누가 입증해야 합니까? 우리 정부가 입증해야 됩니다. 미국이 '아니다'라고 이야기 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실 겁니까!

국민들을 완전히 지금 이 정부가 과학전문가, 외교전문가로 만들고 있는데 저는 한승수 총리께서 여전히 우리 국민을 멍청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평화시위가 좋았는데 거리시위가 변질되서 안타깝다고 말씀하셨습니다. 5월 4일부터 정부는 우리의 촛불 시위를 불법이라고 규정했고 배후 세력을 운운해왔습니다. 마치 그때는 이 시위를 권장했던 것처럼 이야기 하시는 데 그때의 정부가 오죽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했으면 청소년들이 '우리의 배후는 바로 이명박이다' 이러한 말까지 했습니다.
이런 것들 벌써 잊으셨습니까?

그리고 저는 한달 전 뿐만 아니라 정부가 20년 전과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론 한승수 총리는 '전두환' 바로 독재 정권에서 국보위를 지내셨다고, 국보위에 가담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입니까?

어째서 국민들의 평화적인 목소리를, 정당한 목소리를 지금 군화발로 짓밟는 20년 전에도 끔찍했던 그런 일들을 여전히 하고 계십니까? 정부는 87년 6월항쟁도 불법이라고 이야기 했고, 정부는 87년 6월항쟁때도 국민본부를 배후세력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런 모습들과 달라진 것이 무엇입니까

지금 국민들은 거리에서 협상을 무효화하라, 고시를 철회하라, 그리고 이명박은 물러나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들의 구호가 전혀 틀리지 않았고 완전히 정당하다는 것을 여기있는 사람들이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국민들의 요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번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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