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의 새디즘과 매조키즘’ 강연... 최소기 협상은 이명박 정부가 미국에 바친 '조공'
 "한때 젊은세대에게 사회주역으로서 우려했으나  촛불시위에 새로운 놀라운 힘 발견" 
 

▲ 리영희 선생이 5일 전남대 특강에서 쇠고기 협상은 숭미사대주의가 낳은 '조공외교'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전남대 제공
'시대의 지성' 리영희 선생이 광주에서 남한의 숭미사상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하고 최근 전개 중인 촛불시위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문명을 보여주는 놀라운 힘"이라고 평가했다.

5일 오후 전남대학교 국제회의동에서 열린  제2회 후광 김대중 학술상 수상 특별강연에서 리 선생(79)은 ‘한미관계의 새디즘(Sadism)과 매조키즘(Masochism)’이란 주제로 이명박 정부의 미국 사대주의 외교와 해방이후 한미관계를 진단했다. 

쇠고기 협상에 대해 리 선생은 “이명박 정권은 자신을 지지하고 뽑아준 국민들의 건강과 이익을 생각하기 보다 미국의 체면을 먼저 생각하고 권력자들에게 아첨하기 위해 미 쇠고기 수입이라는 ‘선물’을 준비했다”며 미국에 종속된 이명박 정권의 '조공'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리 선생은 '쇠고기 협상'은 "마치 조선시대 왕조가 청나라에 당나귀 말 등 선물을 갖다바치고 왕조가  큰일을  해온 것처럼 백성을 속이는 반인륜적 범죄적 행위"라고 빗대어 강하게 비판했다.

리 선생은  또 “개방이후 오늘날까지 한국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정당한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거나 국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기 보다는 미국이라는 상전에 오히려 국민들을 맞추고 있다”며 “한미관계에 있어 미국은 한국을 자신들의 속국으로 여기며 온갖 모욕을 주고, 한국은 그 모욕을 받아들이고 학대를 받아들이면서 쾌감을 느끼는 새디즘-매조키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변태학적인 관계'로 규정했다.   

리 선생은 “1993년 우르과이라운드 협상에 이어 2008년 미쇠고기 협상,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대결속에서 조만간 15년~20년 사이에 한국과 미국간의 군사문제가 터질 것이다”며 “그럼에도 우리정부와 이명박 대통령 개인, 지배층의 지식인, 광적인 반공주의자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더 큰일이다”고 지적했다.

▲ 리 선생은 촛불시위에 나선 젊은세대에게 "놀라운 힘을 실감했다"고 신뢰감을 보였다.ⓒ전남대 제공
리 선생은 또 '중미대결 속에 미군기지가 있는 한반도 운명에 대해서도 "15~20년 후 중국이 미국을 앞서려고 할 때 한반도는 미국의 대중국  공격준비를 위한 전초기지의 역할을 강요 받을 것"이라며 "그 때 우리는 진짜로 독립국가인가 정신이 있는 국가 인가를 느끼게 될 것이므로 우리 국민들은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서해북방한계선으로 불리는 NLL에 대해서도 이승만 정권의 군대가 1953년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황해도에 계속해서 참범함에 따라 유엔과 당시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가 강력하게 경고하기 위해 정해놓은 선 이었다고 설명했다.

리 선생은 당시 'NLL'에 관해 해제된 미국비밀문서을 근거로 "만약 이승만 정권이 황해도 북한 지역을 계속해서 침공 할 경우 미국이 한반도 전쟁에 또 다시 개입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승만 정권이) NLL선 준수를 어길 경우 남한정부와 군대를 해산하고 백선엽에게 새로운 남한 정부를 수립시키려고 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같은 종속된 한미관계의 함정으로 리 선생은 "참 가련하게도 국민의 태반이 '미국이 없으면 못산다'는 사고에 젖어 60년 동안 황당하게도 자기상실, 자기부정을 해오며 오직 미국이 무엇을 요구하는가?라는 논리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배자들이 사기치는 중요한 논리"로 들었다.   

리 선생은 강연 후 기자간담회 중 '촛불집회'에 대해 “나는 인터텟도 컴퓨터도 못해 구체적으로 몰랐었는데,  지금 젊은이들의 행동을 보면서 (인터넷이)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문명 창조, 새로운 인간의 새로운 유대 구조 속에서 정신적 활동을 지배하는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리선생은 “ 70~80년대의 사회성을 갖고 한 때 지금의 젊은이들을 볼 때 연대의식, 단체의식이 없이 사회문제의 주역으로서 자발적 창조적으로 할수 있을까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방법 형태를 달리해서 나서는 것을 보고 이제 우리 사회를 맡겨도 되겠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젊은세대에게 신뢰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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