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지역구 여론조사 ‘1위 질주’…울산서도 의석확보 기대

[데일리서프라이즈  문용필 기자] ‘분당’이라는 아픔을 겪었던 진보진영이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한나라당 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였던 이들이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 그 중심에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대표선수’인 권영길 의원과 노회찬 상임공동대표가 자리잡고 있다.

현재 진보진영의 유일한 지역구 의원(경남 창원 을)인 권 의원의 질주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23일 발표된 SBS와 조선일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권 의원은 38.1%의 지지율을 기록해 강기윤 한나라당 후보(31.7%)를 6.4%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선전의 배경에는 역시 공단지역 노동자들과 젊은 층의 표심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권 의원은 ‘블루칼라’ 노동자들로부터 39.4%의 지지율을 이끌어 냈으며 63.6%의 학생유권자들도 권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권 의원의 ‘국민적 인지도’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장관 인선 파동’과 ‘공천 파동’으로 인해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진 점도 권 의원에게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권 의원이 승리한다면 진보진영으로서는 첫 지역구 재선의원을 배출하게 되는 셈. 또한 지난해 대선에서 3%의 득표율로 참패를 기록했던 권 의원 개인으로서도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도 이에 고무된 모습이다. 민노당은 창원 을 지역을 핵심전략 선거구로 지정, 이 지역에 대한 ‘절대 사수’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를 위해 이웃 지역구인 창원 갑에 출마했던 강영희 후보는 권 의원에게 힘을 집중하기 위해 후보직을 사퇴하는 등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민노당과 함께 진보진영을 이끌고 있는 진보신당은 노회찬 대표에게 ‘지역구 당선’에 기대를 걸고있다. 서울 노원 병에 출마한 노 대표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측 홍정욱 전 헤럴드 미디어 사장을 앞서고 있다.

지난 20일 발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24.6%의 지지율을 기록, 홍 전 사장(23.7%)과 0.9% 차이의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노 대표는 23일 발표된 조선일보와 SBS의 여론조사에서 38.7%의 지지율을 보여 31.7%의 홍 전 사장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는 노 대표가 일찌감치 지역구 활동에 매진해 지역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는 점에 힘입은 바 크다는 분석이다. 또한 지난 17대 총선 이후 높은 인지도를 갖고있다는 것도 노 대표의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영화배우 박중훈 씨가 노 대표의 선거운동을 돕고있는 것도 지역민들의 관심을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있다.

일각에서는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통합민주당 측 김성환 전 청와대 비서관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 대표의 지지층이 개혁, 진보성향의 유권자들임을 감안하면 김 전 비서관과 지지층이 다소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전 비서관을 포함한 KBS의 24일 여론조사에서 노 대표는 32.6%의 지지율을 차지해, 전날 발표된 SBS 여론조사 보다 지지율이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홍 전 사장의 지지율 역시 25.6%로 동반 하락해 노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 전 비서관의 등장으로 인한 ‘변수’는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민노-진보신당, 울산에서 ‘지역구 의석’ 확보할까?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울산지역에도 ‘지역구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지역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산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탓에 진보진영을 지지하는 ‘블루칼라’ 유권자들이 많은 도시다.

때문에 진보진영 역대 선거를 통해 울산지역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암묵적인 합의’를 통해 이 지역 총선후보를 단일화 하는 등 진보진영 의석을 한 석이라도 더 늘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노당은 창원 을 지역과 더불어 울산 북구를 핵심전략 지역으로 분류해 놓고있다. 현재 이 지역에는 이영희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출신의 이 위원장은 이 지역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표심을 바라고 있다. 울산 북구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당시 민노당 후보였던 조승수 전 의원이 당선된 지역이기 때문에 민노당에서는 이 위원장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진보신당도 울산 동구에 출마한 노옥희 전 전교조 울산지부장에게 기대를 걸고있다. 이 지역은 당초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지역구였기 때문에 노 전 지부장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다.

그러나 최근 정 최고위원이 지역구를 서울 동작 을 지역으로 옮김에 따라 노 전 지부장으로서는 해 볼만한 싸움이 됐다. 김창현 전 민노당 사무총장,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진보진영 인사들이 동구청장에 잇따라 당선된 전력이 있다는 사실도 진보신당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큰 돌풍을 일으키기 못하고 있다. 울산방송이 지난 20일부터 4일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영희 전 위원장은 16.8%의 지지율을 기록해 37.0%의 지지율을 보인 윤두환 한나라당 의원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노옥희 전 지부장은 13.8%의 지지율을 차지해 한나라당 측 안효대 후보(32.8%)와 19%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민노당은 조삼수 전 금호타이어 노조위원장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이 위치한 광주 광산구에 투입했으며 진보신당 역시 백순환 전 대우조선 노조위원장이 출마한 경남 거제에서의 ‘노동자 표심’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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