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공천영역 넘어선 전방위적 행보에 선거결과 관심 증폭 

[데일리서프라이즈- 최한성 기자] 최근 통합민주당을 쥐고 흔드는 한 사람이 있다. 1월 말 손학규 당 대표에 의해 영입된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총선을 35일 남겨둔 현재 민주당의 공천 과정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하며 수시로 당 전체의 표정을 바꿔놓고 있다.

박 위원장은 4일 저승사자의 모습을 당 안팎에 보여줬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자는 공천 심사에서 제외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라는 발언을 통해서였다. 당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전직 대통령의 최측근 등 다수 인사가 탈락의 위기에 놓인 까닭이었다.

당내 인사들의 충격은 꽤 오래갔다. 당의 공동대표가 모두 잡혀있던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박 위원장을 찾아야 했을 정도다. 허나 누구도 그를 대놓고 비판하지는 못했다. 양손에 공천쇄신의 명분과 이를 실천할 칼자루를 쥔 박 위원장을 막을 사람은 없었다.

박 위원장은 1월 30일 가졌던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뜻이 무엇인가를 최고 가치로 해서 하겠다. 다른 건 일체 생각지 않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현역이라도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있다면, 안 나간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공천혁명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후에 그는 자신의 의지를 하나씩 관철해 나갔다. ‘공천특검’이라는 별명을 얻으면서다. 먼저 시골의사, 시인, 재야 사학자 등 정치권 외부 인사들로 ‘공포의 외인구단’을 구성했다. 또 이들과 함께 팀워크를 맞추며 개혁공천의 밑그림을 그려 나갔다.

호남지역 현역 중 30%를 교체하겠다는 방침은 박 위원장의 첫 작품이었다.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당내 지도급 인사들에게 서울 등 수도권 출마를 종용하며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그리고 지금 ‘비리와 부정’을 이유로 대대적 물갈이를 시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당내에는 찬반 양론이 공존한다. 자칫 박 위원장이 휘두른 칼에 다치게 된 이들은 ‘너무 나가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다. 반면, 새길모임 등 정치신인들은 “부정비리 연루자에 대해 예외를 둬선 안 된다”며 박 위원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다만, 양측은 “사실상 박 위원장이 공천 영역을 넘어 통합민주당의 총선 전체를 지휘하고 있는 형국이다”라고 한 목소리로 말하며, 두드러진 그의 행보로 인해 민주당이 대선 이후의 침체를 극복하고 재기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견을 일치시킨다.

일단 여론도 박 위원장의 활동에 높은 점수를 주는 상황이다. 동아일보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비리 전력자는 예외 없이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한 공언을 실천한다면 한나라당은 공천에 관한 한 민주당에 패배할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할 정도다.

물론 아직까지 그의 공천혁명은 미완이다. 당 지도부는 “분명 부정과 비리에 연루된 인사와 구시대적인 행태로 지탄을 받은 인사는 배제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억울한 희생자가 생기면 공천의 정당성에 흠이 갈 수 있다”며 박 위원장을 압박하고 있다.

아울러 “99마리의 양을 놔두고 1마리의 양을 찾아나서는 모습이 법 정신이자 정의를 구현하는 모습이다. 억울한 희생양이 여론몰이에 휩쓸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손학규 대표 5일 당 최고위원회의 중)며 그를 상대로 압박의 강도를 좀더 높이고 있기도 하다.

이에 박 위원장은 어떤 저항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섣불리 브레이크를 걸려고 할 경우 모든 걸 던져버릴 수 있을 거라는 얘기가 당 주변에서 전해질 정도다. 박 위원장의 행보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또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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