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억울한 사람은 있게 마련”, 강력 공천쇄신 시사

[데일리서프라이즈 김재훈 기자] 통합민주당의 공천쇄신, 이른바 ‘물갈이 폭’이 4일 그 윤곽을 드러냈다. 금고형 이상에 해당하는 전력을 가진 당 공천신청자들의 경우 공천심사에서 제외한다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입장이 전해졌기 때문. 기존 예상 쇄신수위를 훨씬 뛰어넘는 파격적 행보여서 당내 논란이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김대중 전 대통령 측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홍업 의원을 비롯 신계륜 당 사무총장,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김민석 전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씨 등 사법처리 전력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 대거 고배를 마실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서울 당산동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차 공천확정자 발표와 더불어 관련 당규 14조 5항에 대한 공심위의 구체적 기준 확정 발표에 앞서 “이 5항에 뇌물죄, 알선수재, 파렴치범, 개인 비리 및 정치자금법 등 기타 모든 형사범을 포함 할 것”이라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됐던 인사들의 경우 심사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당규 14조 5항에는 ‘비리와 부정 등 구시대적인 정치 행태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인사는 공천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우선 앞서 언급한 당규 14조 5항을 꺼내 놓은 뒤 “이는 우리에게 ‘머스트(Must)’를 준 것이다. 이렇게 (공천심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준 것”이라고 힘줘 말한 뒤 “이 기준이 약간은 추상적이어서 이것을 (공심위에서)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것을 시인한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된 공천신청자들에 대한 면접 과정에서 공천심사 기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들이 심리적 부담감으로 작용했음을 내 비춘 것.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이 같은 결심을 한 배경에 대해 6.25 전쟁, 가정, 관현악단을 각각 예로 들며 “6.25 남침에서 맞서 싸운 것은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함이었다”며 “민주당의 정체성은 평화민주개혁이다. 개혁을 놓고 진보냐 보수냐 새로운 진보냐 등의 말들이 있지만 어떻든 당 정체성에 반하는 인사는 공천에서 제외해야 한다. 우리(공심위)가 그렇게 (공천심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가족의 구성원 중 누군가 새로운 공부를 접했다고 해서 집안 어른들에게 말대꾸 한다면 그것이 정체성에 맞는 것인가. 표현의 자유라는 것이 정체성에 맞는 것인가”라며 “정체성에 의문 가진다면 그 공동체에서 나가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박 위원장은 “관현악단을 생각해 봐라. 수십개의 관현악이 함께 움직이지만 소리는 다르되 코드는 같다”며 “소리는 달라도 화합이 중요한 것이 공동체 정신이다. 나 하고 싶은 대로 소리를 낸다면 그 관현악단은 망한다. 연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천쇄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자 대대적 물갈이 폭을 예고한 대목으로 읽힌다.
같은 맥락에서 박 위원장은 “내 (공천심사) 기준을 놓고 보면 억울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대의를 놓고 봤을 때 항상 억울한 사람은 있게 마련”이라며 “그러나 그 희생은 대를 위한 희생임으로 타의에 의한 희생이든 솔선수범해 나오는 의생이든 아름다운 것으로 칭송 받는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박 위원장은 “(예상 공천탈락자 중) 아까운 분들이 많이 있다. (당의) 큰 자원”이라며 “(일부 공천신청자들의 경우) 어쩌다가 법에 걸린 것이 있다. 하지만 당이 살고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한 번 쯤 희생, 18대 국회에 안 들어간 것도 훌륭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기자회견 말미에 향후 공천탈락자들의 반발을 염두에 둔 듯 “이 논리에 대해 반박할 기회를 충분히 주겠다. 이 논리에 대한 규정이 됐을 때 다음 단계(2차 공천심사)로 갈 것”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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