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종합] 1만5천여명 운집…盧 “기분좋다” 소리지르기도 



▲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귀향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김해 봉하마을 = 2008 데일리서프라이즈 김재훈 기자

[경남봉화=데일리서프라이즈 김재훈 기자] 장관이었다.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귀향 환영식이 열린 봉하마을은 내·외빈 1만5000여명(현지 경찰 추산)으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남도민으로 새 출발을 하는 취임식(?)이나 다름없었다.

기자가 진영읍에서 현지 경호원의 차를 얻어 타고 어렵사리 차를 얻어 타고 봉하마을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20분 경. 그나마 경호관련 차량의 경우 진입통제도로로 달릴 수 있었던 까닭에 본 행사가 시작되기 이전 도착할 수 있었다.

우선 현장에서 기자의 눈에 들어온 풍경은 노란색 풍선 수천여개와 노 전 대통령을 환영하는 문구를 담은 수 십 여장의 대형 현수막.

남녀노소 불문하고 양손 가득 풍선을 들고 노 전 대통령이 도착하기 훨씬 이전부터 ‘사랑해요 노무현’,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한껏 돋우었으며 적당히 부는 바람으로 인해 현수막은 보기 좋게 날렸다.

행사 이전 세간의 관심을 끈 1만여 분의 국밥은 확인할 수 없었다. 이와 관련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예상보다 인파가 밀려들어 (식사 대접을) 하자마자 쉴 새도 없었다”며 “먹지 못한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봉하마을 측과 노사모(노 전 대통령 지지모임)가 공동부담, 1만여명 분의 식사를 만들기 위한 쌀 10가마, 무 1톤, 콩나물 등 각종 재료들이 식사 시작 두 세시간만에 자취를 감춰버렸다는 설명이다.

노 대통령이 전용 차량을 타고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시간은 예정된 시간보다 10여분 정도 늦은 3시 40분 경. 노 전 대통령의 전용 차량을 비롯 경호 차량 십 여대가 줄지어 구불거리는 시골길을 달려오고 있다는 소식이 장내에 알려지자 환호성은 점차 열기를 더했다.

노 전 대통령의 전용차량이 봉하마을 초입도로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환영객들의 사이를 통과한 뒤 100여 미터를 진입했을 무렵 노 전 대통령은 차창을 내린 뒤 밝은 웃음과 함께 화답의 손짓을 보였다.

본 행사가 시작된 직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영상메세지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발전과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사회적으로 고통 받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김 전 대통령), “지난 5년간 정말 수고가 많으셨다. 참여정부 각료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존경을 표한다”(반 사무총장)고 각각 노 전 대통령의 지난 5년을 평가하기도 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입구로 들어서고 있다. ⓒ 김해 봉하마을 = 2008 데일리서프라이즈 김재훈 기자
뒤이어 단상에 오른 노 전 대통령은 당초 예상 연설시간 20여분을 훌쩍 넘긴 40여분 동안 고향 주민들에게 귀향인사를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는 소신을 갖고 해야 하는 것인데, 제가 여러분들께 제가 제일 좋은 정치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한민국에 저 같은 정치인도 많이 있으면 좋겠다”며 “저는 여러분 덕분에 대통령이 되긴 했지만 노무현 식 정치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무대 위로 올려 “참여정부가 실패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을 이어가려는 사람이 있다. 내가 보기에 노무현 과에 속하는 정치인이 있다”며 유 전 장관의 손을 번쩍 들어 올리는 깜짝 퍼포먼스를 벌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을 모시고 온 것인데 난데없이 여기 나오게 됐다. 저도 함께 같은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화답, 직후 노 전 대통령은 “유시민 의원은 가장 어려울 때 나를 지켜줬다”고 말을 이었다.

유 전 장관 소개 중 관중들 사이에서 시작됐던 ‘유시민, 유시민’ 연호가 내려간 후에도 계속 연호되자 노 전 대통령이 “유시민 그만하고 이제 노무현 합시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은 “마음 놓고 소리 한번 질러도 되지요”라고 참석자들의 동의를 구한 뒤 “이야 기분 좋다”라고 큰 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본 행사를 마무리 짓고 지역 풍물패의 지신밟기 등 입택 의식을 치른 뒤 사저로 모습을 감췄다.

이에 앞서 노 전 대통령은 서울에서 밀양까지 이동하는 KTX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실적인 정치 쟁점과는 부닥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은 “새 정부가 특별히 잘못할 이유가 없다”며 “참여정부와의 차별화보다는 창조적인 정치에 매진해주면 좋겠다”고 이명박 정부에 주문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을 환영하는 대형 현수막들. ⓒ 김해 봉하마을 = 2008 데일리서프라이즈 김재훈 기자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은 밀양역 도착 직후 밀양시 측에서 마련, 지역민 2000여명이 함께한 귀향환영행사에 참석해 “고향에 돌아왔습니다”라고 입을 뗀 뒤 귀향 소감을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반갑습니다. 여기(밀양)는 경상남도가 맞지요. 고향 맞네요”라며 “밀양이 마음에 듭니다. 밀양도 고향으로 기억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수행 열심히 하고 왔다. 늘 고향인 경상남도가 창피하고 부끄럽지 않을까 항상 염려했다”며 “앞으로도 예쁘게 봐 달라. KTX때문에 밀양이 인연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유시민, 김태년, 이화영, 백원우, 김두관 의원 등을 비롯 안희정 씨 등 핵심 ‘친노’인사 십여명이 참석했다. 이 밖에도 선진규 행사추진위원장, 김태호 경남도지사, 김종건 김해시장 등은 노 전 대통령의 귀향 환영 메시지를 담은 축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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