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은 ‘통합민주당’…민주당 몫으로 공천심사위원 3명 배정

[데일리서프라이즈 김재훈 기자]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대표와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공식적으로 통합합의문에 서명, 양당은 사실상 한 식구가 됐다. 이르면 이달 중 선관위에 합당신고, 법적절차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통합합의문에는 △당명은 가칭 통합민주당, 약칭 민주당으로 △정책노선은 경제성장과 소외계층 보호를 함께 추구하는 중도개혁주의로 △지도부는 양당대표가 공동·대표가 되며 공동대표 합의제 운영을 당헌에 명시키로 △최고위원회는 심의기구로, 각종의결기구는 양당대표 합의 구성키로 △객관적 기준에 따라 균형 있는 총선공천을 위한 외부인사 과반수로 이뤄진 공천심사위원회 구성키로 △기타 공천관련 제도는 양당의 당헌을 토대로 양당대표 합의 결정키로 △통합실무단 구성, 수임기구 합동회의 개최에 이은 선관위 등록키로 △통합이후 전당대회는 총선종료 후 3개월 내 개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합의문에 적시돼 있지는 않으나 당대표의 경우 정치적으로는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제로, 법적으로는 손 대표 1인이 당 대표를 맡기로 최종 합의했음을 합의문 낭독 직후 박 대표가 직접 언급, 통합의 ‘뇌관’을 박 대표 스스로 해체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신당은 향후 꾸려질 공천심사위원(15인 이내)의 경우 민주당 몫으로 3명을 배분키로 했다.

소수파에 대한 ‘배려’ 엿보이지만...

우선 당명을 ‘통합민주당’(가칭)으로, 약칭을 민주당으로 합의한 것을 비롯 각종 의결기구의 양당대표 합의구성 원칙에 눈길이 쏠린다. 상대적 소수파인 민주당에 대한 배려가 엿보인다.

신당 핵심 관계자는 같은 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우리(신당) 쪽에서도 나쁠 것 없다”며 “합의문에 나온 다른 내용들의 경우 기존 양측의 주장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민주당에 대한 내부 공천심사위원 몫으로 3명을 배정한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공심위원은 13인으로 꾸려질 확률이 우세하다. 표결 시 동수를 막기 위해 ‘홀수’로 정해지는 것은 물론 객관적 공천기준을 세운다는 명분, 그리고 민주당의 합류로 인해 의견조율의 폭이 방대해진 까닭이다.

다시 말해 공심위원이 13인으로 구성된다고 가정할 경우 과반이상으로 못 박은 외부인사 7석을 제외한 6개의 당 내부인사 자리를 신당과 민주당이 각각 3개씩 나눠 갖는 형국.

이는 양당규모를 비교했을 시 파격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우상호 신당 대변인이 같은 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공천심사위원 구성과 관련 확정된 것은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소수인 민주당에 대한 배려는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서도 읽혀진다.

같은 맥락에서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우리가 공동대표 등록을 포기하는 대신 다수의 횡포를 방지할 수 있는 소수자에 대한 보호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래서 손 대표와 박 대표 합의하에 ‘균형 있는 공천’이라는 단어를 삽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에 대한 공심위원 배정의 배경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조항에서는 갈등의 요소도 엿보인다. 각종 의결기구 합의 구성과 양당의 당헌을 토대로 양당대표가 합의 결정키로 한 기타 공천관련제도가 그것.

법적 당대표자리를 신당에 양보한 민주당으로서는 통합 이후 당내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각종 의결기구 구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되짚자면 ‘정동영계’, ‘손학규계’, ‘친노계’ 등으로 대표되는 신당 내 ‘터줏대감’들 과의 당 핵심 요직을 사이에 둔 일전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것.

당내 의결기구들이 공천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천관련제도에 대한 양당당헌의 해석 또는 접목을 놓고 의견이 엇갈릴 수 있어 향후 법적 합당절차가 완료되기 이전 양당 간의 치열한 수 싸움 역시 예측 가능하다.

물론 박 대표가 이날 합의문 낭독 직후 직접 손 대표를 법적 당대표로 인정했다는 점과 신당 측 박재승 공심위장에 대한 전폭적 신뢰감을 비쳤다는 점 등은 앞서 언급한 우려들에 대한 사전 불씨제거작업으로도 해석이 가능함에 따라 예상 밖의 ‘조용한 통합’ 작업도 점쳐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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