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수위는 ‘투쟁’의 대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행보가 갈수록 가관이다.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폐지 방침을 내 놓아 광주사업에 대한 무지와 오만을 드러내더니, 이번에는 호남출신은 단 한명도 없는 청와대 수석 내정자를 발표해 호남지역,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를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다간 청와대와 정부부처가 영남향우회관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말이 농담만은 아닌 듯싶다.

인수위의 이 같은 판짜기는 “호남에 대한 명백한 정치보복”이며, 참여정부시절 그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비난했던 ‘코드인사’보다 “최소 열배는 더 심각한 ‘코드인사’”에 다름 아니다. 대선 전 호남을 찾아 ‘한 표’를 호소한 이명박 당선자의 웃음이 위선과 가증의 가면이었다는 사실만 명백해지고 있다.

검증되지 않는 ‘전문가’를 내세워 대운하를 밀어붙이려 하고, 영어몰입식 교육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어륀지’ 코미디극을 연출하는가 하면, 실현 불가능한 각종 ‘인기’ 정책을 내 놓았다가 슬그머니 감추는 대국민 사기극을 반복하고 있는 곳도 인수위다.

대통령에게 권한을 집중시키는 정부조직개편안을 ‘작은 정부’ 구현이라는 상징조작으로 합리화시키려는 곳도 인수위이고, 통일부를 정치적 거래의 수단으로 삼고, 방송위와 인권위를 대통령 밑으로 두려는 발상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발표하는 집단도 인수위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만행들을 저지르고도 태연하게 “국민을 섬기겠다”고 말하는 철면피 같은 태도다. 참여정부의 성과를 온전히 계승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도 않았지만, 참여정부의 정책기조 반대편으로만 가면 옳은 줄 아는 인수위의 단순성·과감함에는 그들이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깨달음만 안겨주고 있다.

딱 한 가지 고마운 사실은 인수위가 스스로를 숨기지 않고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무지 때문에 그러하겠지만, 어쨌든 우리의 고민은 간단해졌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인수위와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의 만행을 폭로하고 거기에 맞서 싸워야 하는 게 광주의 유일한 행동지침인 것이다.



이 싸움 앞에서 머뭇거릴 경우 민주정부 10년의 성과를 잃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개될 이명박 정부 5년이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50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우리들의 판단이다. 광주의 자존심, 광주의 가치, 광주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지역정치인과 분야별 전문가, 그리고 광주시민이 함께 힘 모아 대 이명박 정부 전선을 구축하자는 제안을 올린다. 당연히, 민형배가 먼저 고민하고 앞장서 뛸 것을 약속드린다.
2008년 2월11일 /
민형배 후보

 

    [논평]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대한 민형배 예비후보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이 11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대통령직인수위와 이명박 당선자의 ‘호남차별’로 답답하기만 하던 차에 양 당의 통합은 호남지역은 물론이거니와 민주평화개혁세력을 지지해온 유권자들에게도 가뭄 끝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호남지역 예비후보자들의 경쟁률은 더욱 높아졌지만, 한 집안 안에서 공정하게 공천경쟁을 벌인다면, 적지 않은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유권자 분열을 막을 수 있다는 면에서 양 당의 합당은 무조건적인 선으로 평가받아야 옳다.

양 당의 합당은 또한 수도권에서 기대치를 한껏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정치에도 긍정적인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나라당 압승이 점쳐지면서 의미 있는 경쟁구도가 형성되지 않고 오히려 회피되다시피 했는데 이제는 수도권 진출자들에게도 든든한 뒷심이 생긴 것이다.

당장에 합당이 가져올 직접적 효과는 인수위와 이명박 당선자의 오만과 무지를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그동안 그들이 제멋대로 좌충우돌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번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의회권력’도 장악할 수 있다는 예측 때문이었다.

그 예측에 따른 인수위의 방자함 때문에 ‘견제론’이 힘있게 대두되었고, 이 즈음에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합당했으니 이번 총선은 예측불허의 점입가경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생겨났다. 정치에서 예측불가능성은 좋은 일이다. 출마자들이 유권자들에게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형배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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