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기 1급, 고집불통 1급, 살인 미소 1급, 말썽꾸러기 아들 원광이에게 엄마가 보내는 편지

원광아, 엄마는
네가 무엇이 되든
실망하지 않을 거야
네가 어떻게 되어야만
또는 무엇을 해야만 한다는
헛된 욕심도 갖지 않을 거야
너의 모습을 미리 헤아려보는 것도
이젠 하고 싶지 않아
있는 그대로 너를
하나 하나 받아들이는 것
나는 그냥 그렇게
널 위해 살아갈게
너를 키워 온 10년 동안
겨우 깨달았어

원광아, 어딘가에 글을 올린다는 게 두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염려도 되고 그랬어. 하지만 이렇게 소심하고 겁쟁이인 엄마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바로 너 때문이야.

생각해 보니 생일 카드 빼고는 이제껏 한 번도 네게 편지를 써보지 않았더라. 부끄러운 거 있지? 엄마인 나조차도 네가 편지 따윈 관심도 없고 읽을 줄도 모르니 아무 소용이 없을 거라고 단정 지었던 거야. 바보 멍텅구리 엄마지?

이것보다 더 큰 선물이 있을까? -- 생각했어. 아직 대화도 안 되고 마주 보기도 힘들지만 엄마는 알아 원광이 너는 엄마의 마음을 날마다 읽어가고 있다는 것을! 언젠가 네가 이 편지를 받아 보고 행복해지는 날이 오길 바래. 그러니까 원광아, 도와줘. 엄마가 잘 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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