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대선 뒷마당 제1탄]  대선 후보들의 건강 관리

2007년 끝물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코 앞으로 다가온 제17대 대통령선거를 맞이하면서 수많은 공약과 정책, 그리고 이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의 네거티브 폭로전 등 어떤 의미에서는 머리 복잡해지는, 또 어떤 의미에서는 짜증스럽기 까지한 선거의 양면을 접하고 있다.

국민 각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는 각 대선 후보들의 선거운동 속에서 스스로의 미래를 보기도 하지만, 또 “선거로 몸살을 앓는 민주주의가 싫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즉 선거가 즐거운 축제의 한마당이 아닌 지난한 고문으로까지 여겨지는 탓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거라는 제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또 후보들은 그 선거가 죽음보다도 고통스러우면서도 거치지 않으면 안되는 통과의례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이에 본보는 복잡하고 머리 아픈 시간들의 연속인 이번 17대 대통령 선거 기간 중 조금이라도 친근하고 재밌는 선거로의 접근을 꾀한다는 의미에서 ‘재미있는 대선 뒷마당’이라는 기획을 준비했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 각 후보들의 건강관리 비결, 각 후보 부인들의 활약상 등 선거전의 이면에 숨은 흥미있는 이야기들 속으로 들어가보자. [편집자 주]

수면부족. 육체피로. 집중력 저하. 얼마 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3 수험생의 뒷얘기가 아니다.  17대 대선의 달인 12월이 밝았다.

하지만 각 정당·정파 대선후보들은 언제나 그래왔다는 듯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자정에서부터 현재까지 하루도 쉼 없는 유세를 강행, 잠·체력·집중력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동영·이명박·권영길·문국현·이회창 등 대선후보들의 체력관리 비결과 더불어 그들만의 ‘먹거리’를 각 후보 측 핵심관계자들에게 물었다.

‘청국동영’, ‘목도리 명박’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스포츠마니아로 통한다. 현역 의원시절에도 산행과 축구를 정기적으로 해 왔을 뿐 아니라 유세기간동안에도 짬을 내 유세 지역민들과 족구 시합을 벌일 정도. 기본적으로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정 후보이기에 기초체력은 그 어느 후보보다 튼튼하다는 전언이다.

게다가 대선후보로서 비교적 적은 나이(54세)에 속한다는 점은 부족한 수면으로 인한 피로를 푸는데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또한 정 후보는 한번 잠을 청하면 누가 업고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숙면을 취한다. 유세지역간 이동 중 사용하는 검은색 트라제 밴 차량 안에서 토막잠을 청할 때도 정 후보는 세상모르는 잠에 빠져든다고.

평소보다 수십 배를 사용하게 되는 목 의 경우 정 후보는 기자출신에 걸맞게 나름의 발성법을 통해 보호해 나간다. 이와 함께 ‘표고버섯 다린물’을 틈틈이 섭취, 목 건강을 지켜 나간다.

특히 정 후보는 유세 중 출출할 때 간식으로 그의 부인이 손수 마련한 쑥떡을, 식사 때는 청국장을 줄기차게 먹는다. 정 후보 측 관계자가 “청국장이 몸에 좋긴 좋은가봐요”라고 기자에게 되물을 정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해 나간다. 수면이 부족한 유세기간동안임에도 불구하고 일찍 일어나 러닝머신과 아침산책을 꾸준히 한다. 하지만 이 후보는 어린 시절 영양실조를 겪은 탓에 기본적으로 건강체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명박 후보는 부실한 기관지 탓에 목 관리에 특히 공을 들인다. 각종 언론 등을 통해 공개, 목도리를 항시 착용하고 있는 이명박 후보의 모습 역시 목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따뜻한 물과 프로폴리스 등의 섭취를 통해 목 건강을 유지해 나가며 이명박 후보 부인이 직접 만들어 주는 야채즙을 비롯 생강, 대추 등이 첨가된 배즙 등을 수시로 마신다고 전해졌다. 이명박 후보 역시 정 후보와 마찬가지로 깊은 숙면에 빠져드는 스타일이라고. 

‘웃음 영길’, ‘사탕 국현’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의 건강관리 비결은 다른 대선후보들에 비해 독특하다. 웃음이 곧 건강이라는 공식. 권 후보 부인이 이를 위해 적극 나선다. 권 후보는 아침만큼은 반드시 챙겨 먹는다. 하지만 아침밥이 전부가 아니다. 핵심은 이를 시작으로 권 후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가시지 않는다는 것.

권 후보의 아내가 웃음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권 후보가 현관문을 나서는 도중 볼 수 있도록 유머와 지혜가 묻어나는 쪽지를 붙여 놓는다. ‘오늘 하루도 편안한 마음, 감사한 마음, 기쁜 마음이게 하소서’ 등.

일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권 후보가 유세장으로 향하기 위해 집 앞 엘리베이터를 탔으나 엘리베이터 문이 더디게 닫혔다. 배웅하기위해 함께 자리하고 있는 권 후보의 부인은 이를 두고 “더 오래 얼굴 보라는 뜻”이라고 해석해 권 후보의 웃음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권 후보는 건강을 위해 반신욕을 자주 즐기며, 식사 때는 생선류와 된장찌개를 자주 곁들인다. 최근에는 지역당원들이 정성껏 보내준 건강보조식품 등을 섭취하기도 한다고 전해졌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특별한 건강관리법 없이 가벼운 맨손체조로 하루를 시작한다. 게다다 선천적인 건강체질인 탓에 살인적인 유세일정 속에서도 토막잠을 통해 피로를 상당부분 해소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문 후보가 사탕을 자주 먹는다는 점. 워낙 단것을 좋아하는 입맛이라는 설명이다.

문 후보는 최근처럼 목을 혹사시킨 적이 없다. 이 때문에 꿀물과 오미자 등을 특별히 준비해 목 보호에 신경을 쓴다. 역시 그의 부인이 손수 준비한 김밥과 과일, 간식류 등을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때 체력 회창’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지난 2002년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나섰을 당시 방송 토론회에 출연, 즉석에서 팔굽혀 펴기를 해 건강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5년여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자기관리를 통해 변함없는 모습을 유지중이다.

이회창 후보는 선친들이 90세 이상 장수했을 만큼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건강 체질을 타고났다. 병원신세를 진 일이 거의 없을 정도. 이는 이회창 후보의 얼굴에서도 상당부분 드러난다. 72세라는 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잡티를 찾아볼 수 없다.

이회창 후보는 몸 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이미 정계에 소문이 파다하다. 자극적인 음식을 가려먹는 것과 절식하는 것은 물론 기상 직후 30분 정도 맨손체조 스트레칭을 잊지 않는다. 그는 대선후보 출마 전 평소에도 발성연습을 통해 목소리 관리에 신경써왔다. 유세기간동안 특별한 목 관리 없이도 결승선 까지 도달할 만큼의 튼튼한 목 상태를 자랑한다.

식사는 주로 된장찌개, 과식은 절대 하지 않는다. 소화도 빠른 편. 그러나 식사 속도는 다른 사람에 비해 무척이나 빠른 편이다. 과거 수차례의 선거를 치르면서 생긴 습관이다. “우리끼리는 농담으로 이회창 후보의 건강나이를 55세 정도라고 얘기한다”는 측근들의 말처럼 건강 하나만큼은 이회창 후보가 타고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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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기자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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