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이명박, 1~2주 후 경선했으면 낙선했을 패자” 대립각 

[데일리서프라이즈 최한성 기자] 23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한나라당의 대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정신적 패자” “영혼이 부패한 경제인”이라고 부르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문국현 사장은 이날 ‘대한민국 희망제안’ 행사가 종료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비록 한나라당의 경선은 끝났지만 그 승자가 승자인가? 정신적 패자가 아니냐”고 직설적으로 말하면서 공세를 펼쳤다.

이어서 그는 “1~2주만 지나서 경선을 했다면 낙선될 수밖에 없었던 패자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한 후 “무엇보다 온 국민들에게 기업인의 이미지를 안 좋게 각인시킨 것은 나쁘다”며 이 전 시장에 대한 공세의 강도를 한층 더 높이기도 했다.

그리고 나서 “영혼이 부패한 경제인을 21세기 경제인으로 부르는 건 옳지 않다”며 “대운하 따위를 생각하는 등 환경재앙을 일으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나라밖을 보게 할 지도자가 우리 경제계에 많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견에서 문 사장은 자신의 향후 대선행보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당분간 독자적 행보를 통해 유권자인 국민의 지지를 획득해가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기존의 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에게 많은 실망을 줘왔다”며 “한나라당은 100만 실업과 외환위기를 일으켰다. 그리고 다른 그룹은 양극화를 줄인다고 했지만 서민과 비정규직을 더 울렸다”고 부정적 인식을 전했다.

문 사장은 “그런 정도의 가치관과 실천력 밖에 없기 때문에 새로운 기업인과 학자들은 국민만 보고 가는 것이다”라면서 “경선은 기존 정치세력 내에서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라며 범여권의 국민경선에 불참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두는 것이냐”는 후속질문에 대해서는 “국민과 함께 논의하면서 이들이 원하는 길이 무엇인지 유연하게 대응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과거에 대한 올바른 반성도 없이 세력만을 위한 단일화는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못박았다.

뒤이어 문 사장은 자신의 미래경영 비전을 무기로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를 비롯한 사회지도층과 대논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재벌과 부유층 위주의 정책을 펼쳐온 우리 사회의 메인스트림과 당당히 맞서 자신을 알려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그러면서 “오는 12월 19일을 향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대선후보로) 등록하기 전까지 국민의 지지를 획득해 가장 신뢰할 후보, 가장 용기를 주는 구체적 비전과 실천경험을 가진 미래세력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편, 문 사장은 정치 외적인 질문과 관련, “남북의 평화적 협력이 없이는 환동해 경제협력 벨트는 가깝지 않다. 따라서 하루속히 돼야 한다”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또한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전하는 과정에서 “나의 두 딸도 비정규직 파견사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나는 딸들에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파견직으로 나가는 것을 동의했고, 이 과정에서 고쳐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낮은 인지도에 대한 언급이 있자 “솔직히 여러분들이 도와줘야 한다. 국민들에게 알릴 기회를 줘야 한다”며 언론의 도움을 호소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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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성 기자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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