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묘지

조성국


봉분 한편에서는
키만 멀쑥하니 자란 채
꽃이나 아니나
서너 망울 피기도 전에 져버린
지난여름의
감국 몇 그루를 자양분 삼아
여릿한 떡잎이
젖이나 되는 양
봄빛을 쭉쭉 빨아먹더니
밤이 되어서는 반딧불
두서넛이 다투어 빛났다

<약력>
1963년 광주 염주부락에서 태어남. 1990년 <창작과 비평> 봄호에 <수배일기> 연작 7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슬그머니> 등이 있으며 광주전남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위원장과 시민문화회의 사무처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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