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 방송 한 달
"청취자 대표해 정치인에게 묻고 또 물어야"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5월 중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대선 출마 의향이 없다"고 밝히며 출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는 SBS 라디오(103.5㎒) '백지연의 SBS 전망대'(오전 6시5분)가 30일로 방송 한 달을 맞는다.

MBC 표준FM '손석희 시선집중'에 맞서 SBS가 야심차게 내세운 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대해 28일 김동운 SBS 라디오국장은 "느낌이 아주 좋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독자적으로 광고가 붙기가 참 어려운데 '백지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지난 한 달 새 광고가 5~6개 정도 더 붙었다"고 밝혔다.

방송 한 달을 기념해 이날 오후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백지연 커뮤니케이션스'에서 기자간담회를 마련한 백지연은 "방송을 앞두고 아침잠이 많아 고민했는데 오전 4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하려니 괴롭다"며 웃었다.

방송을 앞두고 "정치할 생각이 전혀 없다. 정치적 중립성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밝혔던 백지연은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역시 일종의 정치 행위가 아니냐'는 질문에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자기가 싫으면 안 하는 법이지 않아요? 주변에서 어떤 얘기를 하건 제의를 하건 정치를 안 하겠다는 생각은 투철합니다. 정치권에서 영입 제의도 없을 뿐더러 저는 정치할 능력도 없습니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정치적인 행위가 아니라 그 반대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진행이 공격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장한나 씨나 장영주 씨도 저희 프로그램에 나왔지만 그들과 인터뷰할 때는 내가 전혀 공격적일 필요가 없다"면서 "그러나 정책 입안자를 인터뷰할 때는 때로는 공격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청취자를 대표해 그들에게 따져물어보는 것이 MC의 역할이고 그렇기 때문에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답변을 에둘러 말하는 사람들은 참 답답하게 만들죠? 특히 국회의원들이 그런데 대의, 화합, 통합, 개혁이라는 단어를 많이 씁니다. 정말 많이 듣는 말들인데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이 들죠. 그래서 묻고 또 묻게 되고 그러다보니 '격렬한 논쟁'이라는 말도 듣게 되는 것 같아요."

빈틈없이 정확한 이미지의 백지연도 2시간의 생방송을 진행하다보면 실수를 한다. 그의 '실수 대처법'은 무엇일까.  "2시간 동안 생방송을 하는데 어찌 실수를 안 하나요. 실수 많이 합니다. 프로그램 제목도 다르게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웃음). 실수를 하면 인정하고 반드시 정정합니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프로그램의 이영일 PD는 "대부분의 프로그램들과 달리 우리 프로그램은 백지연 씨가 직접 방송 대본을 작성한다. 백지연 씨는 자기 스스로 콘텐츠가 많은 데다 요리를 잘한다. 재료가 시원치 않아도 요리를 잘하기 때문에 제작진으로서는 만족한다"는 말로 그의 진행 솜씨를 칭찬했다.

백지연은 "요즘 고민은 청취자가 방송의 주인인데 때로는 너무 전문적인 내용으로 인터뷰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출근길 청취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수준에 맞는 내용을 꾸미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최근 광고 카피로 인해 거액의 CF를 거절한 사연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사연이 소개되자 항간에서는 "실제로 CF 계약을 하기는 한 거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당시 문제가 된 광고 카피는 "저도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백지연은 당시 그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CF를 거절했다.

"계약서도 보여줄 수 있다"며 웃은 그는 "내가 안 한 것을 했다고 얘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람들을 대상으로 내 이익을 위해 사실이 아닌 것을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 광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뉴스를 하는 사람으로 20년을 살아왔는데 사람들에게 거짓을 얘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업종이요? 보험 광고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동안 카피 때문에 거절한 광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서너 번 더 있었습니다."

한때 여대생이 선망하는 여성 방송인 1위로 뽑혔고 현재는 커뮤니케이션 컨설팅회사 '백지연 커뮤니케이션스'를 운영하며 사업가로서도 성공한 백지연. 그에게 바람이 있다면 무엇일까.

"정말 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인터뷰 프로그램이에요. 정통 인터뷰 프로그램을 통해 저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싶습니다."

백지연은 "성경에 '좀더 자자 좀더 눕자고 하면 빈궁이 도적떼처럼 몰려온다'는 말씀이 있는데 나태해질 때마다 떠올린다"면서 "건강은 좋지만 체력이 강한 편이 아니라 이번에 아침 방송을 시작하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근육 만들기를 통해 체력을 보강하고 있다"며 싱긋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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