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m 굴러..안전벨트, 나무완충작용으로 사망자 줄여

   
 
(구례=연합뉴스) 남현호 이세원 기자 = 중학생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리산 노고단 인근 버스 추락사고 현장은 사고 당시의 아찔한 순간을 짐작케 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25일 오후 2시13분께. 이날 아침 지리산 등반을 마치고 돌아가던 순천 모 중학교 학생.교사 등 35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브레이크가 파열돼 시암재에서 천은사 사이 S자형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함께 출발한 4대의 버스 가운데 2번째로 달리던 버스는 앞서 가던 버스를 추월하고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도로를 이탈, 낭떠러지 30여m 아래로 추락했다.

조용하던 버스 안은 아수라장이 됐다.  버스는 낭떠러지 아래에 심어진 소나무 등을 충격하고 몇 차례 구른 끝에 바퀴를 하늘로 향한 채 멈춰섰다. 2명의 학생은 차량 밖으로 퉁겨져 나가 곧바로 의식을 잃었다.

다행히 부상 정도가 경미한 학생들은 안전벨트를 풀고 창문으로 빠져나갔지만 차량 안에 있는 친구들을 꺼내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렸다. 119 구조대와 경찰, 군인 등이 출동했을 때는 차량 의자와, 신발, TV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좌석용 커튼이 찢긴채 널려 있는 나무들은 송두리째 쓰러져 있어 사고 당시의 참상을 드러냈다. 버스 안에 타고 있던 35명 가운데 30명이 다행히 목숨을 구한 것도 대부분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던 데다 나무들이 완충 역할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해 보니 차량 밖에 2명이 쓰러져 있고 차량 안에는 학생들이 뒤엉켜 있어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며 "설레이는 지리산 등반을 마치고 학생들이 변을 당했다니 더욱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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