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 초록 구분도 못한 사람 정치하면 안 된다”

백양사 지선스님이 부처님 오신 날 민주화세력 무능론, 참여정부 공과, 법여권통합, 종교와 정치 등에 ‘세상죽비’를 내리쳤다.

지선스님은 24일 오후 ‘KBS1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 일부의 ‘민주화 세력 무능론’을 두고 “민주화 운동 세력들이 정치권으로 간 것은 극소수이고 진정으로 운동했던 이름 모를 모든 그 민중세력들은 다 자기 생업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운동권, 386세력을 싸잡아 매도하지 말라”고 말했다.

   
  ▲ ⓒ5.18기념재단 '주먹밥' 제공  
 
이어 지선스님은 “(민주화 세력 무능을) 바라는 사람도 이제 꼬투리를 잡아가지고 과대평가해서 그 사람들에게 모든 책임을 넘기고 자기들이 과거에 잘못했던 부패정치, 포악정치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다”고 수구세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6월민주항쟁 2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 및 상임이사장인을 맡고 있는 지선 스님은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도 공과를 분명히 짚었다.

그는 “참여정부를 진보개혁세력이니, 운동권세력이니, 그렇게 얘기 한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그분들은 전부가 진보개혁 세력도 아니고, 일부 운동권 극소수가 정치권에 들어갔으나, 경륜이 좀 부족해서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잘못된 부분이 많이 있으며 특히 개혁 사대입법 같은 것도 하나 하지도 못했다”면서도 “권위주의 청산이라든가, 투명성이라든가, 대통령이 좀 다른 문민 대통령에 비해서 비리가 적고, 깨끗한 점이라든가, 전체적으로 조금 많이 맑아졌다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을 한다”고 공과를 들었다.

'범여권통합'과 관련 지선스님은 “너무 그렇게 심하게 근심은 안 해도 스스로 자정 능력을 발휘해서 아마 어떤 통폐합을 통한다던가, 이래서 정리가,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최근 박상천 의원의 발언을 염두 한 듯  “피땀 흘려서 민주화를 이루어놓은 사람들의 세력을 딛고, 당도 만들고, 집권하고 그야말로 속말로 말하면, 때 빼고 광내고 돈도 번 사람들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좌파라고 한다”며 “그들의 본질이 이제 드러난 상황인데, 정치하면 안된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또 87년 이후 정치권에 진출한 운동권인사들에 대해서도 “자만에 빠져 초심을 상실하고, 개혁입법 하나 통과시키지도 못했다”며 “다시 평상심으로 돌아가서 자기들의 잘못과 그런 시행착오를 반성해서 시작을 해야 한다”고 초심과 평상심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치에 대한 종교인의 역할에 대해 지선스님은 “올바른 정치인이 나와서,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압력을 넣고 교육하고 그저 정치와 경제가 못하고 교육이 못하는 분야를 종교가 해야 한다”은 간접적인 참여와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올해 대선에서 불교계 및 종교계 역할을 두고 “지금까지 대권을 잡은 정치인들이 불교와 스님들을 들러리로 많이 삼았다”면서 “초종파적으로 인권과 평화, 통일, 또 민생정치, 민중들, 땅 파고 기계 돌리면서 일하고 참 고생스러운 나라를 지탱해준 실질적인 그런 민중들을 위한 정치인을 뽑아야한다”고 말했다.

   
  ▲ ⓒ5.18기념재단 제공  
 
끝으로 지선스님은 변화된 사회에서 종교는 “자기 교세나 사적인 이익을 떠나서 소통과 전 국민이 화합해서 하나의 역량으로 세계를 향해서 나갈 수 있는 어떤 결집, 그런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또 종교적인 그런 밝은 그런 길을 제시해야 한다”고 종교가 화합과 소통에서 앞장 설 것을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는 “자기 종파 교세 확장이나 이런 이익을 위해서는 활동을 좀 자제하고, 그런 종교 본연의 제 모습에 좀 충실해야 한다”고 탈종교, 종파 이기주의를 주장했다.

한편 지선스님은 80년대부터 민중불교를 주창해오면서 민주화운동에 앞장서온 불교계의 대표적인 스님으로 90년대 백양사 주지를 역임했다. 특히 1987년 6월 항쟁 당시에는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아 ‘군부독재 퇴진운동’의 최일선에 섰으며 1990년대 중반까지  활발하게 민족민주운동을 이끌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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