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물증 확보 노력
김 회장 차남 친구 진술이 관건…`어려움 자초'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1일 김 회장 자택과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것은 부족한 물증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경찰은 지금까지 피해자 진술과 모호한 정황증거 외에는 물증이나 직접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건 발생 후 약 50일이 지난 상황인데다 압수수색 추진 사실이 미리 알려져 객관적으로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의외의 단서를 건질 수도 있다는 것이 경찰의 기대다.

현장을 직접 본 사람은 사실상 `피해자측'과 `가해자측'뿐이고 `제3자'가 없어 객관적인 진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경찰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이다.

경찰은 `증거 부족'이라는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추가로 인적ㆍ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관련자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자들의 사건 당일 동선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관련자들의 동의를 받아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김 회장의 아들이 청담동 G가라오케에서 폭행을 당할 때부터 사건 현장에 계속 같이 있었던 친구 A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A씨가 완전히 제3자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지금까지 조사받은 한화측 참고인들보다는 김 회장 일가의 영향을 덜 받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좀 더 높기 때문이다. 만일 강력한 물증이 확보되거나 A씨의 진술로부터 단서가 나올 경우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곧바로 가능해지고 수사 속도가 다시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찰이 사건 첩보를 입수한 초기에 수사를 제대로 벌이지 않고 오랜 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물증이 흩어져 사라지거나 은닉됐을 수 있고 관련자들이 입을 맞췄을 가능성도 높아 적절한 물증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의 추가 증거 확보 노력이 `뒷북치기'로 그치면서 사건의 본질은 비교적 단순한 `폭행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경찰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게다가 김 회장 자택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한화그룹 홍보실 관계자가 이날 기자들에게 "오후 3시 남대문서에서 압수수색을 나온다는 말을 법무팀 변호사를 통해 들었다"고 말해 경찰이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피의자와 `사전 협의'한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돌아 경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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