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ㅇ 초등학교 ㅂ교장이 교사들에 대한 주기적인 문안인사 받기, 교사 복장지도, 명절 떡값을 받아 세상의 지칸을 받고 징계를 받은가 하면 이번에는 학생들의 소풍비용 일부를 꿀꺽한 교사에 대해 문제를 삼았다.

소풍이란 사전적 의미는 “갑갑한 마음을 풀기 위하여 바람을 쐬는 일”, “운동이나 자연 관찰을 위하여 야외로 먼 길을 걷는 일”이라고 했다.

교실이라는 네모 난 좁은 공간과, 학교라는 울타리 속에서 갑갑하고 답답하게 생활을 하다가, 야외로 나가서 바람을 쐬고, 자연과 벗하면서 심신을 푸는 가운데,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해보게 하는 것이 소풍의 본래 취지일 것이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각자가 가져온 도시락을 삼삼오오 펼쳐놓고 서로의 것을 맛보는 재미를 느끼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쌓았던 것도, 우리들에겐 잔잔한 추억이 되고 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수 백 명이 넘는 한 학년이 한 곳으로 소풍을 간다는 것은 문제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몇 개 반이나 혹은 각 반별로 소풍을 가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천하고 있는 학교가 많다.

그야말로 조금 통이 큰 담임이나 학생들을 장악할 자신이 있는 선생님들은 원거리 기차여행을 하거나, 버스 한대를 마련하여 갯벌탐사, 역사탐방, 생태조사, 도예공방 실습을 떠나는 학급 소풍을 하기도 한다. 물론 위험부담이 큰 사고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인솔교사인 담임이 일차적으로 져야한다는 것을 알고 떠난다.

그런데 어느 한해도 빼놓지 않고 항상 학교장이나 교사들을 불안하게 하는 소풍이나 수학여행길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이 뉴스를 듣는 순간에 안전제일주의를 택하게 되는 것이다. 광주로 말하자면 어린이 공원이나 우치공원 훼미리랜드다.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원거리 소풍보다 무사고 확률 100%에 가까운 안전지대다. 처참한 사고를 당하여 나와 학생들의 일생이 만신창이가 되는 불안감을 안고 떠나는 것보다, 무사고 지대를 택하는 것이 밉지만 영리한 생각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다보니 이 두 곳이 소풍철마다 발 디딜 틈이 없이 붐빈다.

여하튼 내가 여기서 하고 싶은 소풍 유감은 이것이 아니다.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가 아니다. '주니까 받았냐? 달라고 하니까 줬냐?'도 아니다. '돈벌이를 위한 상술에 넘어간 것이냐? 말을 안 하면 안주니까 받아낸 것이냐?'도 아니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니까 '부끄럽냐? 부끄럽지 않냐?'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별로 부끄럽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사회 통념상 일종의 관례였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업소에 손님을 많이 모시고 오셨으니, 점심이라도 한 끼 드시라고 드리는 일종의 촌지일 수도 있다.

그런데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매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소풍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령 그것이 관례였다 할지라도 매우 잘못된 관례였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우리학교도 과거의 잘못된 관례를 과감하게 시정하자고 했다. 며칠 있으면 전 학년이 2박3일로 수련회와 수학여행을 떠난다. 학교예산에서 정식으로 사업자에게 숙박비 등 교사가 부담해야할 부분을 납부하기로 하고, 어떠한 답례도 받지 말자고 신신 당부했다.

그래야 우리가 학부형과 시민과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고, 그렇게 되었을 때 교권이 회복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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