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한나라당 `대북 강경파'의 대표적 인물인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지난달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한측의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정부 당국과 `안중근의사 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 등에 따르면 정 의원은 지난달 초 기념사업회의 방북 예상자 명단에는 포함돼 있었으나, 최근 통일부에 제출한 방북자 명단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념사업회는 북한측과 `2009년 안중근의사 의거 100주년 기념사업' 공동개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 조선가톨릭교 중앙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당초 2월에 방북할 계획이었으나, 북측의 연기요청으로 이달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북한을 방문할 예정으로 돼 있으며, 함세웅(咸世雄) 이사장과 영화 `도마 안중근'의 감독 서세원씨 등 8명이 방북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측도 "2월에 정 의원이 안중근 기념사업회측과 함께 방북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결국 방북 신청은 없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정부 소식통도 "정 의원이 2월초에 함세웅 신부, 서세원씨 등과 함께 방북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방북이 무산된 정확한 이유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정 의원이 애초 방북을 계획했지만 북한 당국이 이를 거부해 방북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강하게 비판해 온 한나라당 소속인데다 그 동안 `대북 강경발언'을 해온 정 의원에 대해 북측이 초청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동영(鄭東泳)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이날 CBS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제가 어떤 경로로 듣기로는 정 의원이 방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방북 자체가 거절돼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치 한나라당 대북 정책 변화의 상징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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