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손학규(孫鶴圭) 전 지사의 탈당을 계기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던 범여권에 모처럼 훈풍이 불면서 `여풍'(女風)도 본격화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쟁진영에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이미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범여권 안팎에서는 여성군단의 출몰이 대권구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주자는 이달초 당에 복귀한 한명숙(韓明淑) 전 총리. "시대적 요청이 있다면 회피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대권도전 의사를 피력한 상태다.

한 전 총리는 최근 여의도에 사무실을 열었으며 조만간 재단 형태로 `싱크탱크' 격인 자문그룹을 발족하기 위해 학계와 시민단체 등 각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물밑접촉을 벌이는 등 이미 캠프 구성을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통합' 이미지를 내세워 당분간 각계의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범여권 통합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자임하는 동시에 총리시절 유지해온 대북 포용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평화 행보'도 본격화할 태세다.

범 여권 일각에서는 향후 한 전 총리를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의 대항마로 내세워 차별성을 적극 부각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 총리가 21일 YTN 인터뷰에서 "역사가 개발독재나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퇴행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도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변에선 향후 대선 정국에서 변수가 될 수 있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관계가 좋은 것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계속하고 있는 강금실(康錦實) 전 장관도 지속적으로 `잠룡'으로 거론된다. 강 전 장관 스스로 "재수하라는 것은 가혹하다", "내가 분위기를 살리는 치어리더냐"며 `선긋기'를 시도했지만 향후 정국진행 상황에 따라 대권 합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것.

강 전 장관과 친한 한 우리당 의원은 "아직 이번 대선과 관련, 본격적으로 고민하거나 행보를 준비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범여권 통합이나 대선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 전 장관과 참여정부 초대 장관을 함께 역임했던 한 전 총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당 복귀 직전 오찬을 함께 했다"며 "정치가 새로운 비전을 줄 수 있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지난해 8월 미국연수 후 귀국한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전 의원도 정치적 `휴식기'를 끝내고 4월부터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추 전 의원은 새해 첫날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 지지자 200여명과 회합을 가진 것을 제외하고는 한양대 국제대학원 강의와 법무법인 아주 대표변호사 활동 등 일단 `본업'에 충실하고 있지만 스터디그룹과 남북관계와 경제 분야를 공부하며 `내공'을 쌓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지인은 "상황을 지켜보며 나름대로 구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음달 3일 민주당 전대 이후 통합 과정에서 일정 역할을 하면서 기회를 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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