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 급등 속 ...무소속 후보 단일화 성공 여부에 촉각

   
  ▲ 지난 3월12일 김홍업씨가 전남 신안군 하의도 DJ의 생가를 찾은 모습. 민주당의 김씨 공천을 두고 무안.신안지역에서 반발여론이 급속하게 확산돼 무소속 후보단일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거배  
 
민주당이 무안ㆍ신안보궐선거 후보로 김홍업씨를 전략공천함으로써 DJ측을 중심으로 한 구 동교동계와 정치적 야합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은 21일 오후 유종필 대변인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제3차 공직후보자자격심사특별위원회 회의 결과 무안ㆍ신안은 김홍업씨를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의 민주당 입당원서는 이날 중앙당에 보내 접수시킬 예정”이라며 전략공천 이유에 대해서는 “무안.신안지역은 전국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에 다른 당 후보는 큰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또 “우선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특수관계가 고려됐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어 이날 오후 민주당은 중앙위원회를 열어 김씨를 무안ㆍ신안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김홍업씨를 민주당이 전략공천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지역에서는 민주당과 김씨에 대한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무안ㆍ신안과 같은 생활권인 목포의 김모씨(48.목포시 산정동)는 “민주당이 그동안 DJ에 대한 지역의 무조건 지지정서를 십분 이용해 호남주민들을 얼마나 무시해 왔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자 구 동교동계와 민주당간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난했다.

목포지역 시민사회단체에 몸 담고 있는 한 인사는 “지역에 연고도 없는 홍업씨가 출마하게 된 배경 역시 납득 할 수 없다”며 “지역사회단체와 지역유권자들의 반대여론을 무시 한 채 출마 한 것 자체가 지역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사실 김홍업씨가 무안ㆍ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는 입소문은 지난해 12월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아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기 전인 지난해 10월부터 민주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럴 때만해도 무안과 신안,목포 등 지역정가에서는 “설마 그러기까지 하겠는가”하면서 그냥 넘기는 분위기였다. 이유는 홍업씨가 부친 DJ 임기말인 지난 2002년 7월 로비자금 등을 받은 혐의로 사법처리 되는 등 불명예를 안고 있는 마당에 무연고나 다름없는 지역까지 내려올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란 속에 지난 15일 전남 무안에서 선거관리위원회에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 한 직 후 가진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홍업씨는 “이번 보궐선거가 중차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흩어진 민주평화세력을 다시 통합하는 출발점”이라고 역설하기까지 했다.

이에 앞서 김씨 측근들도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면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당선 되더라도 오히려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다”면서 무소속 출마를 거듭 확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김홍업씨가 무소속 출마 방침에서 민주당 공천으로 방향을 바꾸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지역에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주민여론이 좀처럼 반전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씨가 공식 출마를 선언하기 전인 지난 3월 7일 전남시민사회단체의 출마반대 성명발표를 시작으로 지역신문에서는 김씨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르자 김씨의 최측근은 당시 “통과의례로 여기며 이 정도는 각오하고 내려왔다“는 말까지 했었다.

하지만 김씨가 지난 12일 부친 DJ 고향인 신안 하의도 방문과 15일 출마선언 등으로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했던 반대여론은 가라앉지 않자 김씨측은 무소속으로 본선에 나가면 패 할 수 있다는 내부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김씨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상황에서 후보를 공천 할지 여부를 두고 당 안팎의 논란 등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전략공천이 결정되면서 민주당과 김홍업씨측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김씨의 전략공천으로 민주당은 당 안팎에 비난여론에 직면했다.

더구나 민주당은 지난 18일까지 이재현 전 무안군수와 김호산 전 아태재단 행정실장, 박세준 전 대한염업조합이사장,모세원 전 목포대교수 등 4명에 대해 후보공모를 끝낸 상태였다.

김홍업씨에 전략공천했다고 발표한 21일 이상열 전남도당위원장은 “공정한 룰에 의해 후보를 선정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홍업씨를 전략후보로 결정한 것은 당원과 군민들의 의사가 철저히 무시됐기 때문에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공천신청을 했던 이재현 전 무안군수도 “후보공모도 하지 않은 김홍업씨를 공천한 것은 민주당이 우리를 들러리로 이용한 것”이라며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이 김홍업씨를 전략공천하자 신안에 비해 유권자가 1만2000여명이 많은 무안에서는 김씨에 맞설 무소속 후보 단일화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터넷 전남뉴스(www.ohmyjnews.com)  정거배 기자 jgb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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