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메리놀병원, 첫 수술환자 정상기능회복



   
 
(부산=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혈액형과 무관하게 신장을 이식할 수 있는 수술이 국내 최초로 부산 메리놀병원에서 성공, 그동안 수혈문제로 자신의 혈액형과 맞는 사람의 신장만을 구하느라 발을 동동 구르던 이들에게 새 길을 열어줄 전망이다.

메리놀병원 신장이식팀은 지난달 22일 A혈액형인 만성신부전증 환자(38)에게 B형인 부인(38)의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실시, 환자가 한달동안 거부반응 없이 정상적인 신장기능을 회복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일본이나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혈액형이 맞지않는 기증자의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이 시행돼왔으나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수술이 성공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장이나 간장 등 고형장기는 수혈이 가능하지 않은 혈액형을 가진 사람의 것을 이식할 경우 환자 혈액 속의 항체가 새로 들어온 장기를 공격, 장기가 훼손돼 버리는 거부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시술이 기피돼왔다.

이 병원 신장이식팀은 항체를 생산하는 B임파구를 감소시키는 약제를 환자에게 투여하고 이미 생성된 항체가 들어있는 혈장을 교환해 거부반응을 최소화했다.

이 시술법은 B임파구가 다량 존재하고 있어 혈액형이 맞지 않는 사람끼리의 이식수술에서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비장 적출도 피할 수 있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공진민 신장내과장은 "2∼3년 전부터 B형 임파구 감소제 사용이 용이해져 혈액형이 맞지 않는 사람끼리의 이식 성공률이 높아졌다"며 "이번 성공으로 앞으로 더 많은 환자가 신장이식을 받을 길이 열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07년 2월말 현재 국내의 신장이식 대기자 수는 6천912명인데 반해 지난해 이뤄진 이식수술은 1천여건(생체신장 이식 693명, 뇌사자신장 이식 263명)으로 수요에 비해 수술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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