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는 물론 정치인의 직업윤리 측면에서도 염치없고 부끄러운 일
양부남, 피해자에 대한 사과 필요...민주당, 엄정한 당 내부기강 세워야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인 양부남 변호사가 전세사기 빌라왕을 변호한 것을 두고 ‘변호사 윤리’나 ‘정치 윤리’로 보더라도 심각한 도덕적 결함을 드러낸 사건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우선, 양 변호사가 이미 반사회적 범죄로 특별 단속중이던 전세사기사건을 민주당 법률위원장에 임명된 후 변호했다는 것이 치명적인 문제가 된다.

양 변호사는 민주당 소속으로 광주 서구을에서 내년 총선을 준비 중이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

전세사기 사건은 이미 2015년 서울 화곡동에서부터 터지기 시작했고 정치권과 검경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3년 만에 전국 각지에서 ‘빌라왕’, ‘빌라의 신’들이 창궐해 수만명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사회적 대란으로 들불처럼 번져갔다.

피해규모만 2019~2021년 8월까지 8,130건에 총액 1조 6,000억원에 달했다.

전국에서 2위로 악명이 높은 ‘광주 빌라왕’은 최근 3명의 극단적 선택을 초래한 '인천 건축왕'과 동일한 ‘무자본 갭투자’ 수법으로 2019~2020년까지 2년동안 400여채를 사들여 480억원대의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세 모녀 전세사기 사건’도 2017~2020년까지 벌어진 일로 100여명의 피해자가 약 300억원의 대규모 피해를 입었다.

이같은 전국적 규모의 조직적 범죄 정황 때문에 정부와 경찰은 지난해 7월부터 이미 특별단속에 들어갔다.

대검찰청도 같은 달 전세사기 주모자는 구속수사하라고 전국 일선 검찰에 지시했고, 서울지검에는 전세사기 사건 전담 수사팀이 구성됐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특별단속한 것만도 전국 총 399건의 사건에서 884명이 검거될 정도였다.

그런데, 양부남 변호사는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에 임명된 한 달 뒤 ‘광주 전세사기 빌라왕’사건의 주범인 정모씨의 변호인을 맡았다.

이미 전세사기가 전국적으로 공론화돼 반사회적 범죄로 범정부차원에서 특별단속중인 상황이었다.

기본적인 윤리의식과 공적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제1야당의 법률위원장으로서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법이나 정책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당 차원의 대책을 세우는 일에 열중했을 것이다.

지난 4월 2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전세사기 대책 관련 윤석열 대통령 면담요청 기자회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갈무리
지난 4월 2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전세사기 대책 관련 윤석열 대통령 면담요청 기자회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갈무리

그러나 양부남 변호사는 정반대로 수많은 서민 다중의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편에 서서 경찰 수사단계에서부터 구속을 면하게 하려는 변호를 맡았다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변호사는 물론 정치인의 직업윤리 측면에서도 염치없고 부끄러운 일이다.

전세사기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조차 ‘중대 민생 범죄’라고 규정했다.

정부와 검경은 전세사기단을 범죄단체구성죄로 의율해 최대의 형벌을 줄 방침이다.

그런데 이 반사회적인 중대 민생 범죄의 주범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당 법률위원장인 양 변호사가 경찰 수사 단계부터 구속을 면하게 하려는 변호사로 활동했다.

양부남 변호사 개인이나 민주당에게 뼈아픈 실책이자 반서민적 행보로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양부남 변호사가 변호한 ‘광주 빌라왕 사건’은 지난해 6월 피해자들의 임대차보증금을 대위 변제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발장과 8월 국토교통부의 수사의뢰를 접수하여 광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대학생, 청년,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등 사회경제적인 약자들이다.

그런데 양부남 변호사는 언론보도로 자신의 변호가 문제가 되자 ‘광주 빌라왕’인 “정모씨의 숙부가 억울하다고 찾아와 변호하게 됐고, (구속) 방어를 하려고 했지만 구속이 돼 면이 서지 않아 사임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4월 2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전세사기 대책 관련 윤석열 대통령 면담요청 기자회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갈무리
지난 4월 2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전세사기 대책 관련 윤석열 대통령 면담요청 기자회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갈무리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의 마음은 없고 오직 전세사기단 주범의 구속을 면하게 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책망으로 사건을 사임했다는 답변 밖에 없다.

양부남 변호사가 일말의 양심이나 공적 책임감과 윤리의식이 있다면 최소한 민주당 법률위원장 당직은 자진 사퇴해야 할 것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정치를 왜 하려고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부터 스스로 던져봐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엄정한 내부 기강을 세워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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