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임나일본부' 역사왜곡 부른 남원 유곡리 두락리 고분군 찾아

올해 3월 출범한 ‘바른역사시민연대’가 지난 22일 전북 남원 답사에 나서며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바른역사시민연대(상임대표 나간채, 공동대표 김기일ㆍ김영광ㆍ이현채ㆍ정현애ㆍ정희곤)는 한국 사학계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뿌리 내린 임나일본부설 등 일제식민사관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가칭)역사바로세우기 시민모임으로 출발했다.

지난 22일 전북 남원시 인월면 유곡리 고분군에서 바른역사시민모임과 전라도오천년사연대 회원들이 역사왜곡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광주인
지난 22일 전북 남원시 인월면 유곡리 가야고분군에서 바른역사시민연대 역사답사 참가자들과 전라도오천년사연대 회원들이 '전라도 천년사' 역사왜곡을 규탄하는 손팻말 상황극을 펼치고 있다. ⓒ광주인
바른역사시민모임의 역사답사에 참가자들이 22일 전북 남원시 인월면 유곡리와 아영면 두곡리에 걸쳐 있는 가야고분군을 둘러보고 있다. ⓒ광주인
바른역사시민연대의 역사답사에 참가자들이 22일 전북 남원시 인월면 유곡리와 아영면 두곡리에 걸쳐 있는 가야고분군을 둘러보고 있다. ⓒ광주인

회원과 일반시민 40여 명이 참여한 이번 답사는 전북 남원시 인월면 유곡리, 아영면 두락리 일대에 산재한 고대 가야고분군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날 답사단이 찾은 유곡리ㆍ두곡리 고분군은 80여기가 분포하고 있으며 이중 현재 40기의 봉토분(지름 20미터 이상 12기)이 확인돼 일부 발굴됐거나 발굴 중이다. 

이곳 고분군은 1989년과 2013년 발굴조사 결과 구덩식 돌덧널무덤(수혈식 석곽묘)와 굴식 돌방무덤(횡혈식 돌방무덤)으로 확인됐다. 

특히 타원형 봉토인 수혈식 석곽묘 32호 고분에서는 백제 왕릉급에서만 볼수 있는 청동거울(의자손수대경)과 금동신발편이 출토됐다. 

이 밖에  굽다리접시(고배), 항아리(호), 긴목항아리(장경호)와 쇠낫, 철봉, 말 재갈들이 발견되었으며 모두 5∼6세기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고분군은 가야와 백제시대 남원 운봉고원을 중심으로 권력지형과 문화, 사회상을 알려주는 생생한 역사유적으로 평가된다.

이곳 고분군을 둘러본 유네스코 실사단은 "천편일률적 형태로 보전되고 있는 다른 지역의 고분군과 달리, 남원 유곡리ㆍ두곡리 고분군은 같은 공간에서도 원형부터 발굴 이후 복원까지 다양한 형태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어 특별하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북 남원 두곡리 고분군 발굴 중에 발견된 후기 가야의 집단주거지 터. ⓒ광주인
최근 전북 남원 두곡리 가야고분군 발굴 중에 발견된 후기 가야시대 집단주거추정지. ⓒ광주인
전북 남원시 인월면 유곡리와 아영면 두락리 고분군 설명 표지판. 남원 시민사회단체는 옛 표지판에 '일본 기문국'이라는 역사왜곡 표기를 바로잡기 운동을 펼쳐 현재의 표지판으로 교체했다. ⓒ광주인
전북 남원시 인월면 유곡리와 아영면 두락리 고분군 설명 표지판. 남원 시민사회단체는 옛 표지판에 '기문국'이라는 역사왜곡 표기를 '가야'로 바로잡는 운동을 펼쳐 현재의 표지판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현 표지판도 큐알코드(QR) 등 곳곳에서 허술함이 드러나 보완 여론이 일고 있다. ⓒ광주인

그런데 이들 가야고분이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조사과정에서 고대 임나일본부의 하나인 ‘기문국’ 유적으로 둔갑해 남원 시민사회로부터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논란의 원인은 일제 식민사관을 신봉하는 일부 강단 사학자들이 삼국사기의 기록을 외면하고 일본서기의 기록을 받아들였기 때문.

이에 남원의 시민사회단체가 역사왜곡 바로잡기 운동을 통해 현재 ‘기문국’이란 이름은 삭제했지만 논란은 아직 진행 중이다.

남원의 사례는 지역의 역사를 풍부하게 하고 싶은 선의로 시작한 발굴이 뿌리 깊은 식민사학에 오염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유적 발굴을 계획 중인 다른 지자체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교훈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그동안 역사 왜곡에 맞서 투쟁했던 ‘전라도오천년사연대’ 양경님 공동집행위원장이 이번 답사에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양 공동집행위원장은 “왜곡된 우리 고대사를 시민의 힘으로 바로잡는 데서 역사시민운동의 의의가 있다”며 “바른역사시민연대의 방문에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바른역사시민모임 역사답사 참가자들이 지난 22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김주열 열사 추모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인
바른역사시민연대 역사답사 참가자들이 지난 22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김주열 열사 추모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인
지난 22일 전북 남원시 사매면 혼불문학관을 찾은 바른역사시민모임 역사답사 참가자들이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 대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광주인
지난 22일 전북 남원시 사매면 노봉마을에 자리한 혼불문학관을 찾은 바른역사시민연대 역사답사 참가자들이 양규창 혼불문학관장으로부터 최명희 소설 '혼불'과 작가의 생애 그리고 혼불문학관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광주인
ⓒ광주인
ⓒ광주인
전북 남원 '만인의총'을 찾은 바른역사시민모임 답사 참가자들이 참배 후 관계자로부터 역사 해설을 듣고 있다. 만인의총은 정유재란(1597년) 당시 남원성에서 왜군에 맞서 싸우다가 순절한 민관군 1만여명의 의사들이 묻힌 곳이다. 지난 2016년부터 국가사적지로 승격돼 문화재청이 관리 중이다. ⓒ광주인
전북 남원 '만인의총'을 찾은 바른역사시민연대 역사답사 참가자들이 참배 후 관계자로부터 역사 해설을 듣고 있다. 만인의총은 정유재란(1597년) 당시 남원성에서 왜군에 맞서 싸우다가 순절한 민관군 1만여명의 의사들이 묻힌 곳이다. 지난 2016년부터 국가사적지로 승격돼 문화재청이 관리 중이다. ⓒ광주인
바른역사시민모임 답사 참가자와 전라도오천년사연대 회원들이 지난 22일 전북 남원 '만인의총' 충의문 앞에서 '전라도천년사'의 식민사관 집필을 규탄하는 손팻말 상황극을 펼치고 있다. ⓒ광주인
바른역사시민연대 역사답사 참가자와 전라도오천년사연대 회원들이 지난 22일 전북 남원시 '만인의총' 충의문 앞에서 '전라도천년사'의 식민사관 집필을 규탄하는 손팻말 상황극을 펼치고 있다. ⓒ광주인

이날 답사는 남원시 금지면 김주열 열사 묘와 시내 만인의총 참배, 서도면 혼불문학관 관람 등 현대사와 고대사를 아우르는 일정으로 진행했다.

이날 남원 역사답사를 주관한 나간채 바른역사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시민의 올바른 역사 의식만이 기울어진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다”며 "국내 대표 석학을 초빙해 역사 강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바른역사시민연대는 역사바로세우기 운동으로 다양한 역사강좌, 현지 답사, 초청 강연, 타 단체와의 연대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