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 진출로 폐기 않고 옹벽 세워 주행도로 1개 차로 확대
우측 진출로 감속차로 충분히 확보‧보완시설로 위험성 해소

조선대 진입로 연결 교통 효율화…두암IC‧학운IC 분산효과
강기정 시장 “안전성‧활용성에 방점…도로 연결성도 고려”

광주광역시가 교통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아 폐쇄 위기에 놓였던 ‘제2순환도로 지산IC’에 대한 해법을 찾았다.

폐쇄하려 했던 지산IC 좌측진출로 시설물(옹벽)을 높여 제2순환도로와 수평을 맞춘 뒤 좌측으로 차로를 넓히면 기존 3개 차로에서 4개 차로로 확장할 수 있고, 확장된 도로를 포함해 좌측 3개 차로를 주행차로로, 맨 우측 차로를 진출차로로 분리 운행하면 사고 위험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가운데)이 19일 오후 지산IC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여 지산IC 진출로 활용 대안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가운데)이 19일 오후 지산IC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여 지산IC 진출로 활용 대안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19일 제2순환도로 지산IC 진출로에서 현장 설명회를 열어 “사고 위험 탓에 지산IC 진출로의 폐쇄를 고민했지만, 시설물을 폐쇄하지 않고 안전하게 재이용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월13일 ‘지산IC 진출로 교통사고 예측·위험도 평가 용역’ 결과,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는 예측에 따라 시설물 활용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지 한 달 만이다.

강 시장이 밝힌 대안은 좌측 진출방식이 아닌 우측으로 진출하면서도, 용역 결과 사고 위험 원인으로 지목된 ‘시거 제약’과 ‘인지 반응 시간’ 해소에 필요한 거리(194m) 이상의 215m를 확보해 안전한 교통여건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제2순환로 산수터널과 지산터널 사이의 지산IC 좌측 진출로 중 현 주행차로보다 높이가 낮은 일부 구간을 옹벽과 성토를 통해 도로와 높이를 맞추면 편도 3차로를 4차로로 확장할 수 있다.

4차로로 확장된 도로의 1·2·3차로는 주행차로로, 맨 우측 4차로는 진출로로 사용하면 주행차로와 진출차로가 분리돼 차로의 급선회 없이 순환도로를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

또 산수터널 이전부터 컬러주행유도선을 표시하고, 터널 내 차로변경 허용, 조도 자동감응형 조명 설치 등으로 감속차로 이격거리 요건을 보완하면 더욱 안전한 운행이 가능하다.

이럴 경우 사업비 77억원을 투입해 만든 좌측 진출로의 시설물 90% 이상을 다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미 건설된 조선대학교 사범대 진입도로와 연결해 교통체계를 효율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지산IC 진출로 차로확대(편도 3차로⇒4차로) 개념도. ⓒ광주시청 제공
광주 제2순환도로 지산IC 진출로 차로확대(편도 3차로⇒4차로) 개념도. ⓒ광주시청 제공

 

특히 만성 지‧정체 구간인 두암IC와 학운IC의 교통량을 지산IC로 분산해 교통 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는 이 같은 대안을 바탕으로 ▲1단계-지산IC 하행(두암에서 소태 방향) 진출 ▲2단계-지산IC 상행(소태에서 두암 방향) 진입 등 두 단계 진‧출입로 개설 계획을 제시했다.

먼저, 1단계 사업으로 지산IC 하행 진출로를 우측으로 개설해 조선대 사범대 진입도로에 연결한다.

반대 방향을 주행하는 상행 차량은 약 1.4㎞ 떨어진 두암IC에서 유턴해 하행 진출로를 이용하게 된다.

총 사업비는 111억원이지만, 기존 좌측 진출로 시설물을 재사용(62억원)하기 때문에 추가비용은 49억원이다.

추가비용은 램프구간의 옹벽 시공과 도로포장 등에 투입된다.

2년 내인 2025년 개통이 목표다. (램프(ramp) : 입체 교차하는 두 개의 도로를 연결하는 도로의 경사진 부분.)

2단계 사업은 상행 진입로다. 지산IC에서 2순환로 무료 구간으로 직접 진출입이 가능하다.

다만 2단계는 지산유원지 개발사업과 연계해 사업 시기를 중기 과제로 검토할 방침이다.

광주시의 대안 제시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감속 차로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대안”이라며 “램프 구간의 보상비 부담만 없다면 법적‧기술적으로 설계가 가능한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대안은 주무부서인 광주시 도로과 공직자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른쪽 진출로는 오른쪽으로 길을 내야 한다’는 상식을 깨고 ‘나가는 건 오른쪽이지만 길은 왼쪽에 낼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묘안을 찾아냈다는 평가다.

유현오 광주시 도로관리팀장은 “도면작업, 법적·기술적 검토, 자문 도중 발견된 수 많은 오류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길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기존 지산IC 진출로 사업은 안전이 무시되고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행정의 대표 사례”라며 “새로 제시한 지산IC 진출로는 더 안전해지고, 폐쇄시설의 대부분을 다시 활용하기 때문에 사업비가 절감되며, 조선대 진입로 등 인근 도로와의 연결성도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이어 “1%의 위험요인들을 줄여나가는 일들이 100% 안전한 광주를 만들 수 있다”며 “이번 지산IC 해결 과정이 더 안전한 광주를 위해 1% 위험요인을 한 번 더 줄여나가는 계기가 되도록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말했다.

지산IC진출로 완공시설물 현황. ⓒ광주시청 제공
지산IC진출로 완공시설물 현황. ⓒ광주시청 제공

한편, 지산IC 진출로는 광주시가 지산유원지 활성화와 무등산을 찾는 관광객 및 시민의 교통편의 제공을 위해 2018년 9월 착공했다.

하지만 민원 해결 과정에서 우측 진출로가 좌측으로 변경됐다.

2021년 11월 개통 예정으로 총공사비 77억원을 투입해 폭 6.5m, 길이 670m 진출로를 완공했지만, 좌측 진출 방식의 위험성이 대두되면서 연기됐다.

실제 광주시가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실시한 ‘교통사고 예측 및 위험도 평가’ 결과, 지산IC 진출로는 교통사고 위험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립대는 애초 터널과 진출로 사이의 거리가 짧아 왼쪽 진출방식은 물론, 오른쪽 진출이라고 해도 진출 실패율과 사고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돼 진출로 위치 자체가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새로운 계획 추진과는 별개로 사업비 77억원을 들여 완공하고도 개통조차 하지 못한 지산IC 진출로 개설 사업에 대해 특정감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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