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광주비엔날레 광장에서 기자회견, "비엔날레 창설 정신과 광주정신에 역행" 선언
시민모임, "박서보는 4.19, 5.16, 5.18에 침묵하고 군부독재에 순응한 대표적인 어용 관제 작가"
일부 예술인, 지난 6일 비엔날레 개막식부터 1인 시위 중.."강기정 시장. 박양우 대표 사과" 촉구

"광주비엔날레는 박서보 예술상을 즉각 폐지하라" 

"1995년에 창설한 광주비엔날레는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의 정신을 문화적 가치로 승화하고 그것을 전 세계와 공유하는 축제의 장이다."

"2023년 14회 광주비엔날레에 갑자기 등장한 ‘박서보 예술상’은 이러한 광주비엔날레의 창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사건이다. ‘박서보 예술상’은 ‘세계적 비엔날레와 차별화된 광주비엔날레 브랜드화’를 지향하는 광주비엔날레의 창립 정신과 무관할 뿐만 아니라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참사이다." (아래 2022년 2월 7일 광주비엔날레 간련 보도자료 전문 참조)

9일 오후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날레광장에서 광주. 대구지역 화가들이 '박서보 예술상 폐지'를 촉구하는 펼침막 시위를 펼치고 있다. ⓒ광주인
지난 9일 오후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날레광장에서 광주. 대구지역 화가들이 '박서보 예술상 폐지'를 촉구하는 펼침막 시위를 펼치고 있다. ⓒ광주인

지난 6일 광주비엔날레 개막식부터 '박서보 예술상 폐지운동'을 벌여온 일부 예술인과 시민이 11일 오전 11시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날레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철폐운동을 선언한다. 

일부 예술인과 시민들은 최근 '(가칭) 광주정신 모독하는 광주비엔날레 박서보예술상 폐지를 위한 예술인과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을 결성하고 기자회견, 릴레이 1인 시위 및 국민 서명운동 등을 통해 '박서보 예술상 철폐 운동'에 나서고 있다. 

시민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서보 작가(92)는 1960년 4·19 혁명에 침묵하고 5·16 군부정권에 순응했으며, 1970년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 만든 유신정권 관변미술계의 수장이었다"며 "모더니즘 계열의 미술권력자로서 박서보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외면하고 개인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 살아왔다"고 '박서보 예술상 폐지'를 촉구할 예정이다. 

시민모임은 또 "미술권력자의 이름을 딴 ‘박서보 예술상’ 사태에 대해 시민과 예술인들은 분노와 함께 심각한 우려한다"며 "광주시민의 저항과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광주정신’과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담론을 표방하는 광주비엔날레의 근본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대해서도 시민모임은 "박서보라는 이름의 상을 광주의 이름으로 시상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돈만 내면 누구든 상을 제정해 줄 것인가"라고 박서보 예술상 제정의 배경과 과정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또 "오직 박서보 개인의 사적 명예욕을 채워주기 위해, 100만 달러(10억여원)라는 돈으로, 앞으로 20년 동안 그 생존 작가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은 광주비엔날레의 국제적 위상을 매판 하는 행위"라며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모임은 "5·18 광주정신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광주시민, 광주시장, 광주비엔날레의 이름으로 ‘박서보예술상’을 제정하는 행위는 광주시민을 모독하고 광주의 명예와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용섭 전 광주광역시장 임기 당시 '박서보 예술상' 제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양우 비엔날레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박 대표가 주장하는 ‘광주의 역사성, 광주의 작가, 광주시민을 존중하고 품으며 섬기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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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서 열린 '박서보 예술상' 시상식. 맨 오른쪽이 박서보 작가. 첫 번째 '박서보 예술상'을 수상한 엄정순 작가(가운데. '코 없는 코끼리' 출품)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맨 왼쪽). ⓒ박서보 작가 SNS 갈무리
지난 6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서 열린 '박서보 예술상' 시상식. 맨 오른쪽이 박서보 작가. 첫 번째 '박서보 예술상'에 선정돼 10만불의 상금을 수상한 엄정순 작가(가운데. '코 없는 코끼리' 출품)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맨 왼쪽). ⓒ박서보 작가 SNS 갈무리

이에 대해 박서보 작가는 지난 8일 SNS를 통해 “어떤 이견도 없는 것보다 훨씬 좋은 현상이다. 역사는 반동하며 발전한다. 하지만 이 주장의 프레임이 낡았고 대안의 현실성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더 많은 작가가 나서서 후원하고 상을 만드는 것이 비엔날레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며 제2, 제3의 상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게 발전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박서보 작가는 지난 6일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 참석하여 첫 번째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엄정순 작가('코 없는 꼬끼리' 출품)에게 직접 시상을 했다. 

사과를 요구 받고 있는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어떠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판여론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가칭) 광주정신 모독하는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폐지를 위한 예술인과 시민모임'은 11일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부터 날마다 광주비엔날레 광장과 광주시내 9곳 비엔날레 전시장 일원에서 1인시위를 펼칠 예정이다. 
 

  2022년 2월 7일 광주비엔날레재단 보도자료 [전문]

최고 권위‘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제정

(재)광주비엔날레-기지재단 후원협약 체결…기지재단 100만 달러 후원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매회 1인(팀) 10만 달러 수여
2023년 제14회 광주비엔날레부터 예술상 시상

 

(재)광주비엔날레가 기지재단과 함께 시각 예술계의 건강한 창작 환경 조성에 기여하기 위해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제정해 운영한다.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와 기지재단(이사장 박승호)은 7일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기지재단에서 박서보 화백,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박승호 기지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후원 협약식을 가졌다.

한국 단색화 운동을 이끌어온 박서보 화백이 후진 양성을 위해 기탁한 재원을 바탕으로 2019년 설립된 기지재단은 이번 협약에 따라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시상금으로 100만 달러를 후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광주비엔날레는 내년 4월 개최되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시작으로 2042년까지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매 대회마다 운영할 예정이다.

이 상은 광주비엔날레 전시 참여 작가를 대상으로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작가 1인(팀)에게 상금 10만 달러가 수여된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어렵고 척박하던 시절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오면서 단색화를 세계무대에 알렸던 박서보 화백의 예술적 신념과 한국 미술을 국제무대에 소개해온 광주비엔날레의 역할이 상응하여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이 제정되었다”며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이 창작에 몰두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버팀목으로 작용하여 미술계가 더욱 힘을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승호 기지재단 이사장은 “새로운 분야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후진을 발굴하는 기지재단의 설립 목적에 부합한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후원하게 되어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재)광주비엔날레는 동시대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자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대상으로 수상 제도를 운영해왔으며, 국제적인 위상을 지닌 상으로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광주비엔날레 눈(Noon) 예술상’을 제정해 2010년 첫 시상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수상자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광주비엔날레 눈(Noon) 예술상’을 개편해서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만큼 (재)광주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을 선도할 수준 높은 전시회와 함께 이 예술상을 통해 명실상부하게 비엔날레다운 비엔날레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박서보 화백은 “일평생 그림을 그려온 선배이자 예술가라는 동료로서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며 “험난한 과정이지만 예술가로서 사명감을 지니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ㆍ발전시켜주는 예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기지재단은 박서보 화백이 후진 양성을 위해 기탁한 재원으로 2019년 세워진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다양한 장르의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비주류에서 새롭게 탄생하는 창작 활동을 후원하면서 문화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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