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 국립5.18민주묘지.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 슬로건 내걸고 본격 준비
5.18부상자회와 5.18공로자회, '계엄군=피해자' 왜곡 규탄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를 슬로건으로 내건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상임 행사위원장 최철)가 16일 오후2시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와 민족민주열사묘역(옛 5.18망월묘역)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사 준비에 돌입했다. 

이날 5.18행사위 출범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정무창 광주시의회 의장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회원등이 참석했다. 

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상임 행사위원장 최철)가 16일 오후 국립5.18민주묘지와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출범식을 갖고 있다. ⓒ예제하
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상임 행사위원장 최철)가 16일 오후 국립5.18민주묘지와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출범식을 갖고 있다. ⓒ예제하

그러나 지난 14일 5.18행사위로부터 제명 징계를 받았던 공법단체 5.18부상자회와 공법단체 5.18공로자회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공법단체 5.18유족회 간부는 불참했다. 

43주년 5.18행사위는 출범 선언문에서 "5·18민중항쟁에서 6월항쟁으로 그리고 촛불항쟁으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던 우리 역사가 다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민주주의 위기로 진단했다.

이어 노동자 농민 등 서민경제 붕괴, 남북관계 경색, 핵무장 논란 등을 들면서 위기와 위협 속에서도 역사에 역행하는 세력들은 더 대범하고 교묘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위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일제의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내주고, 여당 수뇌부는 5·18 헌법전문 수록 반대한다고 하고, 5·18 북한개입설을 운운하고, 일부 5월단체들이 ‘계엄군’을 피해자로 ‘학살’을 질서유지로 5·18의 역사를 왜곡해도 면죄부를 내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예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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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5.18역사의 진실과 맞바꿔 눈앞의 이익을 쫓는 부당한 거래는 앞으로도 역사를 왜곡하는 근거가 될 뿐"이라며 "과도한 당사자주의를 앞세워 지난 30여년간 전야제와 기념행사를 진행해왔던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고 5.18부상자회와 5.18공로자회의 5.18역사왜곡과 폄훼를 규탄했다.

행사위는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이한 지금, “다시 오월에서 통일로!” 일상으로부터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작은 실천을 오월 광주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끝으로 "지역과 함께 전국화와 연대를 강화하고, 압도적인 국민의 힘으로 오월을 왜곡하고 부정하는 누구와도 단호히 결별하고 올바른 오월정신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위 출범선언문은 한수진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대표와 김영웅 부산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위원이 낭독했다. 

ⓒ예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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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주년 5·18기념행사 슬로건은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이다.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희생마저 두려워하지 않았던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한반도 평화와 통일, 민주적이고 공정한 정의로운 오늘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념행사 방향은 △완전한 5·18 진상규명과 정신계승에 기여 △정전 70주년, 다시 오월에서 통일로! △민주주의 위기, 민생 위기, 전쟁 위기, 기후환경 위기를 오월공동체 정신으로 극복 △5·18 미래세대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담았다.

최철 상임행사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완전한 5·18 진상규명과 올바른 5·18정신계승만이 정의”이며 “5·18행사위원회는 역사왜곡을 끝내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5·18 정신이 훼손되거나 폄하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며 “5·18 정신을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반드시 수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출범선언문 [전문]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섰던 5·18민중항쟁이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고 독재와 낡은 기득권의 잔재를 철폐하려는 노력 속에서 4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5·18민중항쟁에서 6월항쟁으로 그리고 촛불항쟁으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던 우리 역사가 다시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군부독재를 떠올리게 하는 민주주의 위기, 금리인상과 물가폭등 민생·경제의 위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환경의 위기, 이태원 참사로 대변되는 사회안전망의 위기, 과로사를 부추기는 노동의 위기, 농자재값 상승‧쌀값 폭락으로 식량 자급위기 등 일상은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신냉전 공포, 미국의 일방적 패권 전략, 일본의 군비증강과 반격능력 보유계획, 남북관계 경색과 핵무장 논란 등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의 평화는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와 위협 속에서도 역사에 역행하는 세력들은 더 대범하고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일제의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내주고, 여당 수뇌부는 5·18 헌법전문 수록 반대한다고 하고, 5·18 북한개입설을 운운하고, 일부 5월단체들이 ‘계엄군’을 피해자로 ‘학살’을 질서유지로 5·18의 역사를 왜곡해도 면죄부를 내주고 있습니다.

진실과 맞바꿔 눈앞의 이익을 쫓는 부당한 거래는 앞으로도 역사를 왜곡하는 근거가 될 뿐입니다.

급기야는 과도한 당사자주의를 앞세워 지난 30여년간 전야제와 기념행사를 진행해왔던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5·18과 기념행사는 당사자라고 주장하는 몇몇이 아니라 광주시민과 이 땅이 민주화를 바라는 모든 민중이 함께 만들어왔으며, 43주년 기념행사 또한 광주시민을 비롯한 모든 국민과 함께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

1980년 5월은 세월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 절대적인 가치들을 남겨주었습니다.

불의를 보면 목숨 바쳐 저항했던 오월의 정신을 다시 기억해야 할 때입니다.

오월 광주가 민중의 치유와 회복의 힘을 증명했듯이 제43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는 5·18정신을 계승해온 역사세대와 계승세대 그리고 미래세대들이 함께 완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과업을 완수하고,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을 것입니다.

해묵은 간첩단과 국가보안법을 들먹이며 검찰을 앞세워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민중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분열과 불신을 조장하는 세력에게 ‘오월공동체정신’으로 맞서 싸우겠습니다.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이한 지금, “다시 오월에서 통일로!” 일상으로부터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작은 실천을 오월 광주에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지역과 함께 전국화와 연대를 강화하고, 압도적인 국민의 힘으로 오월을 왜곡하고 부정하는 누구와도 단호히 결별하고 올바른 오월정신의 길을 걷겠습니다.

오월 열사와 민족민주열사들 앞에서 산자들의 몫으로 완전한 5·18진상규명과 올바른 정신계승을 위한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의 출범을 선언하며,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2023년 3월 16일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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