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공공기관 혁신안, 의회 중간보고회 전에 관련 조례 기습 입법예고"
"의회를 거수기로 전락시키려는 의도...파트너로 인식하고 시정 펼쳐야" 비판

성명서 [전문]

의회는 거수기가 아니다.
광주시의 개발독재식 일방통행을 규탄한다!

 

광주광역시의회의원 일동은 공공기관 구조혁신(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정치실종의 위기를 보면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을 밝힌다.
 

#1. 2월 23일, 강기정 시장은‘공공기관 구조혁신(안)’을 발표했다.

의회에는 하루 전에 일부 의원에게만 파편적이며 일방적으로, 구두 또는 전화로 통보했다.

#2. 2월 27일, 전체의원 간담회에서는 조직진단 용역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혁신안 발표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3월 13일 별도의 중간보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3. 3월 8일과 3월 10일, 9건의 관련 조례에 대해 기습입법예고를 강행했다.

한편,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생일자리재단 관련 조례 등 일부는 입법예고도 하지 않았다.

#4.‘3월 13일, 전체의원 간담회에서의 중간보고를 앞둔 시점에 입법예고를 강행한 것에 대한 저의가 무엇일까’ 광주시의원들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

#5. 조례 제정의 일정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의회에 중간보고한 후 입법예고를 할 수 있음에도 정치적 일정을 고려를 하지 않는 것은 ‘의회 경시, 무소불위 행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13일 오전 개회한 광주광역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장면. ⓒ광주시의회 제공
13일 오전 개회한 광주광역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장면. ⓒ광주시의회 제공

정치는‘한정된 자원의 권위 있는 배분’이다.

권위는 시민의 동의를 전제로 형성되며 의회와의 협치와 상생을 통해 완성된다.

그것이 바로‘리더십’이다.

리더십은 대화로 설득하고 양보로 타협하는 과정을 통해서 완성된다.

‘리더십, 대화와 타협’을 관통하는 핵심키워드는‘소통’이다.

소통이 없으면 협치도 없고, 협치 없으면 리더십도 없다.

종국에는 정치 실종으로 나타난다.

이번 사건은 리더십과 정치 실종의 위기를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행정행위도 정치의 일환이며 의회와의 대화를 배제한 행정행위는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다.

금번‘공공기관 구조혁신(안)’은 시 산하 조직을 통·폐합하고 인력을 조정하는 중차대한 문제다.

각종 이해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

의회와의 충분한 소통이야말로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복잡하고 다양한 의견수렴 절차가 있어야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조직진단 용역이 마무리되기 전에 혁신안 발표 결과가 있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혁신의 당위성에도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장의 결심과 의지에 의한 통폐합은 정치적 권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일방통행식 추진은 거대한 반대의 파도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과거 개발독재식의 밀어붙이기, 불투명한 진행과정, 보이지 않는 인과관계와 용역 결과, 부실한 의견 수렴 등을 볼 때, 민선 8기 광주시는 과연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를 진정으로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민선 8기 광주시는 정치실종을 막기 위해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촉구한다.

시의회를 거수기로 전락시키려는 광주시의 일방통행식 행정을 즉각 중단하고 진정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시정을 펼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23. 3. 13.

광주광역시의회 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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