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세계인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언젠가는 끝나겠지’, ‘언제 끝나려나’ 하는 희망을 꿈꾸며 지내온지 3년이 넘었다.

사람은 어려울수록 더 간절한 희망의 꿈을 꾼다.

머릿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꿈의 주인공이 되어 온갖 행복한 경험을 하는 꿈을 말이다.

세계로 떠나는 여행의 문이 많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예전처럼 쉽게 떠날 수 있는 안전함은 결여되어 있다.

“가보고 싶어도 아직은...”이라는 마음의 갈등과 여러 가지 사정과 상황에 의해 세계 여러 나라의 정취를 쉽게 느끼지 못하는 갈증은 여전히 주위를 맴도는 현실이다.

이 갈등과 갈증을 한 편의 음악에 실어세계로 떠나는 클래식 음악 여행은 어떠한가.
 

셰익스피어의 희극의 ‘한여름 밤의 꿈(1594~1595작품, 1600년 간행)’

손열음 & 임윤찬 피아노 공연 모습. ⓒ광주아트가이드
손열음-임윤찬 피아노 합주공연 모습. F. MENDELSSOHN _ “Midsummer Night’s Dream” / 멘델스존 ‘한여름밤의 꿈’ 중에서. ⓒ https://youtu.be/reSfQOsUcMk 갈무리. 

셰익스피어가 30대에 들어서자마자 또 하나의 희극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번에는 행복한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이면서 낭만적인 세계로 이끄는 작품이다.

이미 ‘말괄량이 길들이기'(1594년 발표)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던지라 대중의 관심은 셰익스피어가 써 내려가는 더욱 재미 넘치는 희극 작품의 세계였다.

그 세계가 이번에는 환상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은근한 향기에 취하는 행복한 꿈의 세계를 그린 작품이었다.

멘델스존(1809~1847, 독일 작곡가)이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 취했다.

그의 나이 17살 때(1826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고 감동받은 후 곧바로 오선지에 자신의 감성을 풀어낸 곡이 바로 ‘한여름 밤의 꿈’이다.

발표 당시에는 ‘네 손을 위한 피아노용’으로 ‘서곡’을 발표하여 누나였던 피아니스트 파니 멘델스존(1805~1947)과 음악에 대한 깊은 유대감을 공유했다.

이후 16년이 지난 1842년, 프로이센의 제6대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의 상연을 위한 음악을 멘델스존에게 의뢰한다.
 

13곡이 장식하는 ‘한여름 밤의 꿈’

1826년 처음 완성한 곡을 서곡으로 삼고, 1842년 의뢰를 받은 후부터 작곡한 12곡을 더하여 이듬해인 1843년 독일 베를린의 포츠담 궁전에서 연극과 함께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이 울렸다.

연극에 음악이 삽입되어 울리기 때문에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을 오페라로 착각을 하는 청중이 있지만, 이 작품은 오페라가 아닌 연극에 붙여지는 음악이라 하여 부수음악(Incidental music)이다.

보통 기악곡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때로는 성악곡이 수반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청중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곡

‘녹턴(Notturno=야상곡)’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선율은 주위의 모든 것을 조용히 잠재운다.

숲을 지배하는 오베론이 얽히고설킨 두 남녀의 사랑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안개를 일으켜 이 두 쌍의 남녀를 헤매게 만들고 이들이 지쳐 쓰러져 잠들게 한다.

이 잠자는 시간을 멘델스존이 평화롭고 부드럽게 아름다운 선율로 감싸 안는다.

이 곡은 낭만 음악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율을 그리는 대표적인 곡이다.

처음으로 듣는다면 그 시간이 가장 평화롭고 아름답고 감미로운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결혼행진곡’을 모르는 한국인이 있을까?

‘한여름 밤의 꿈’에서 거대한 결혼식이 올려지면서 웅장하게 울리는 곡이다.

이 배경으로 인해 많은 연인이 실제로 결혼식에서 이 음악으로 두 사람이 첫발을 딛고 환호 속에서 축하를 받는다.

오늘날 결혼식장에서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과 더불어 아름답게 신부를 빛내주며 울려 퍼지는 음악이 바그너의 ‘축혼행진곡’으로 이 두 곡이 세트가 되어 결혼식을 빛내고 있다.

‘한여름 밤의 꿈’이라고 하여 한여름 밤에 듣는 콘서트에서 많이 연주되지만, 세계 여행을 하는 행복한 꿈을 꾸는 환상의 밤에 듣는 것도 다른 세상에 있는 멘델스존이 좋아할 듯싶다.


**윗 글은 월간 <광주아트가이드> 159호(2023년 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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