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동원모임, "일본의 사과와 배상이 우선...외교부 면담 거부"
일제강제동원모임, "일본의 사과와 배상이 우선...외교부 면담 거부"
  • 광주in
  • 승인 2023.02.1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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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광주시의회서 기자회견 갖고 "외교부 면담 거부"밝혀
'방송사 주관 2차 토론회 개최' 요구... 양금덕 할머니 국민훈장 수여 방행 사과하라

기자회견문 [전문]

대법원 판결 개입, 대한민국인권상·국민훈장 수상 방해,
피해자 들러리 세운 날림 토론회, 민원 질의 56일째 묵살…

염치가 있다면, 외교부장관 사과 ‧ 답변이 먼저다!
 

▮윤석열 정부는 무엇이 그리 급해서 일을 졸속으로 처리하려는가?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일본 피고 기업(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 대신 국내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거둬 피해자들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외교부는 최근 원고들을 직접 만날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을 원고 측 소송 대리인을 통해 여러 차례 요청해 왔다.

국민적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르면 이달 말, 정부가 일본 기업의 책임을 면책시키는 최종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교부의 이번 피해자 면담 제안은 최종 발표에 앞서 절차적 명분을 갖추기 위한 마지막 요식행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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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13일 광주광역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외교부가 제안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와 면담 제안을 거부하고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양금덕 할머니(앞줄 가운데)와 양 할머니 막내아들 박희운(앞줄 맨 오른쪽. 63)씨가 참석하여 "어머니의 자존심을 지키고, 한국의 외교정책도 자존심을 지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예제하

우리는 윤석열 정부가 누구를 위해 이렇게 앞뒤 가리지 않고 쫓기듯 서두르는 것인지,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아울러, 그동안 피해 할머니들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집요하게 방해만 해왔던 정부가 무슨 염치로 피해자들을 만나 설득작업을 벌이겠다는 것인지, 외교부가 지금 피해자들 얼굴을 볼 면목이라도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가 지금까지 피해자들을 상대로 어떤 행위를 해 왔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한마디로 정부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는커녕, 오히려 일본 정부와 피고 미쓰비시와 한패가 되어 피해자들의 정당한 권리행사조차 할 수 없도록 훼방만 놓았다.

외교부는 지난해 7월 26일 대법원의 미쓰비시중공업 상표권·특허권 특별현금화명령 재상고심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함으로써 사실상 재판에 개입했고, 결과적으로 양금덕·김성주 할머니의 강제집행 권리행사를 가로막았다.
 

▮어디 그것뿐인가?

지난해 9월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말씀을 경청하겠다.”며 광주를 찾아 양금덕 할머니의 두 손을 꼭 잡았던 박진 외교부 장관은, 그 뒤 돌아가 무슨 짓을 했던가?

엄격한 심사를 거쳐 국가인권위원회가 최종 추천한 양금덕 할머니의 대한민국 인권상과 국민훈장을 수상하지 못하도록, 외교부가 개입해 재 뿌린 것 말고 또 무엇이 있는가?

평생을 고통에 시달려온 피해자들을 위로는 못할망정, 일본 눈치 보느라 인권상과 훈장조차 못 받게 재 뿌리는 것이 과연 정부가 할 도리인가?

앞에서는 무릎 꿇고 두 손 잡다가도 뒤돌아서는 피해자 등에 칼을 꽂는 것이 외교부의 경청 방식인가? 외교부는 낯이 있으면 답해 보라!

지난 1월 12일 ‘공개토론회’ 또한 마찬가지다.

외교부는 토론자인 피해자 측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안’을 이유로 전날인 1월 11일 오후 6시에야 발제문을 보내겠다는 상식 밖의 태도를 고집했다. 

외교부의 이런 행태는 노골적으로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피해자 측이 이런 들러리 취급을 받는 상황에서, 결국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토론회 불참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불참하고자 해서 불참했던 것이 아니다.

사실상 토론회에 나오지 말도록 외교부가 강요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외교부의 횡포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지난해 12월 19일 정부 공식 민원 창구를 통해, 박진 외교부장관한테 양금덕 할머니의 대한민국 인권상과 국민훈장 수상 무산 건에 대한 경위를 묻고, 이후 대책이 무엇인지 묻는 민원 질의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외교부는 ‘제도·절차 등 법령 외의 사항에 관하여 설명이나 해석을 요구하는 <질의민원>의 경우 7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는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조 2항과, 부득이한 사유로 처리 기간을 연장할 경우, ‘처리 기간의 연장 사유와 처리 완료 예정일을 지체없이 민원인에게 문서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시행령> 21조 2항조차 무시한 채, 민원 질의일로부터 56일째를 맞는 2월 13일 오늘 현재까지 법으로 정해진 민원인의 권리를 묵살한 채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이렇듯 일본 정부 비위 맞추느라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피해자의 손발을 묶어 오면서도, 피해자들의 요청에는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은 채 외면해 온 윤석열 정부가, 무슨 염치로 피해자를 만나 설득하겠다는 것인가?

피해자들이 그렇게 우습고 만만한 존재인가?

우리는 피해자 면담 요청에 앞서, 윤석열 정부에 다음과 같은 2가지 선결 조건을 제시하며, 이에 대해 정부가 지체 없이 답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박진 외교부 장관은 피해자 면담 요청에 앞서, 양금덕 할머니의 인권상‧국민훈장 수상 방해 행위에 대해 사과하라! 아울러, 법률을 위반한 채 두 달 가깝게 묵살하고 있는 민원 질의에 대해 조속히 답변하라! 

무릇 일에는 순서와 절차가 있다.

강조하지만, 피해자들을 돕기는커녕 온갖 방해만 해온 외교부가 아무 일 없었던 듯 면담을 요청할 처지가 아니다.

외교부는 면담 요청에 앞서, 정작 자신이 해야 할 도리부터 한 후 면담을 요청하라!  

둘째, 정부는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방송사가 주관하는 2차 토론회를 조속히 개최하라! 

1월 12일 국회 공개토론회는 주제, 형식, 정보 제공 등 모든 면에서 졸속, 날림, 기만 토론회였다.

정부는 토론회 참석자들에게 기본적인 안내문 한 장 배포하지 않은 것은 물론, 심지어 현장 취재기자들에게조차 발제문을 제공하지 않았다. 

토론자들 또한 제한된 5분 시간에 쫓겨 발언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고, 곳곳에서 항의와 고성이 오가는 등 토론회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중대한 외교 현안이 정상적인 의견수렴 한번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해 7월~9월에 있었던 4차례의 ‘민관협의회’는 처음부터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자리로 출발한데다, ‘민관협의회’에 참여했던 다른 피해자 측도 외교부의 대법원 의견서 제출에 반발해 3차 회의부터는 빠짐으로써 파행을 빚었다. 

여기에 더해 1월 12일 공개토론회마저 요식행위로 졸속·기만적으로 치러짐으로써, 외교부조차 차마 피해자 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피해자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늘 강조해왔던 만큼, 정부로서도 피해자 측과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토론회만큼 더 좋은 소통의 기회는 없을 것이다.

다만 앞서 가진 공개토론회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이번에는 방송사가 주관해 정부와 피해자 측이 시간 구애 없이 서로 충분히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쌍방 공개토론회 형식으로 가질 것을 정부에 제안한다. 외교부는 이에 조속히 화답해 달라! 

강조하지만, 정부가 중요한 외교 현안을 이렇게 다급하게 추진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저자세 굴종외교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처지에서, 오히려 정부가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국민적 불신과 피해자들의 반발만 사게 될 것이다. 

피해자들은 그동안 정부에 분명하게 뜻을 밝혀왔다.

가해자인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가 사죄하고 배상해야 할 일이지, 동냥하듯이 아무한테나 명분 없는 돈을 구걸해 받을 생각이 없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양금덕 할머니가 박진 외교부 장관한테 쓴 손 편지에서 “돈 때문이라면 진즉 포기했다, 일본에서 사죄 받기 전에는 죽어도 못하겠다”며 “대통령한테도 꼭 전해달라”고 간곡하게 당부했는데, 그새 그 편지는 휴지조각이 된 것인가?

피해자들의 바람이 무엇인지 거듭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본 기업이 져야 할 배상 책임을 한국이 대신 뒤집어쓰겠다는 되지도 않는 안을 피해자들 면전에 들이밀어 설득하겠다는 것은 설득이 아니라 ‘횡포’일 뿐이며, 30여년을 싸워온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괴롭히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정부가 진정으로 경청할 자세가 되어있다면, 지체 없이 2가지 조건에 화답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이제 남은 것은 정부의 선택이다.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정정당당하게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바람에 화답할 것인지, 아니면 한일 관계 개선을 구실로 일제에 가장 고통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그 제물로 쓸 것인지는 이제 윤석열 정부가 결정한 일이다. 

2023년 2월 13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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