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월봉서원 강수당에서 1월 6일부터 8일까지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과 함께하는 ‘2023년 월봉서원 동계 서원 강학회’가 열린다.

2박 3일 서원에서 숙식하며 공부하는 옛 유생들의 모습을 재현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행사는 월봉서원장과 도산서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병일 원장의 발의로, 행주기씨 문헌공 종중(기호석 회장)에서 주최하고,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정명중 원장)과 월봉서원 숭덕회(대리 최흥렬 부이사장), 광산구(박병규 구청장)가 후원하며,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호남학당이 주관한다.

호남권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영호남 ‘서원 강학회’는 지역의 오래된 미래이자 인문문화자원인 ‘서원’의 ‘공부’를 매개로 하고 있다.

16세기 조선 유학을 대표했던 고봉 기대승과 퇴계 이황이 각자의 서원(서당)에서 공부를 통하여 세대와 지위의 차이를 넘어서 구성했던 새로운 방식의 ‘상호 존중과 신뢰’의 ‘마음 길’을 배우자는 취지로 열리는 ‘참공부’ 모임이다.

‘서원 강학회’라는 말은 서원에서 개최하는 집단 공부 모임을 지칭한다. 조선시대에는 ‘강회(講會)’라는 말이 주로 쓰였다.

공부하는 사람들이 일정한 날을 잡아서 함께 모여 학습하고 토론하는 ‘심포지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월봉서원 강학회에서는 과거에 서원 유생들이 강회를 진행했던 방식을 적용하여, 강학을 주재하는 강장(講長) 6인, 공부할 책을 읽을 강독유사(講讀有司) 6인, 논의를 이끄는 토론유사(討論有司) 6인로 구성하였다.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조강(朝講),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는 주강(晝講),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석강(夕講) 등 총 여섯 차례의 강학이 진행된다.

안동 도산서원에서는 이광호 국제 퇴계학회장, 정순우 다산학술문화재단 이사장, 허권수 동방학연구원장, 김언종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안병걸 안동대학교 명예교수 등 참공부 회원 20여 명이 참여한다.

우리 지역에서는 김충호 훈몽재 산장을 비롯하여 김경호 전남대학교 호남학과 교수, 이원석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안동교 한국학호남진흥원 부장, 기호철 문화유산연구소 길 소장 등 20여 명이 참여하며, 주강에는 사전에 신청한 일반 시민도 참석할 수 있다.

김병일 원장은 “오늘 영남과 호남의 학자들이 월봉서원에 함께 모이는 이유는, 두 분 선생의 상대를 존중하고 생각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이러한 정신을 오늘에 계승하여 실천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이번 강학회는 현금의 실타래처럼 얽힌 갈등을 치유하는 중요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월봉서원 동계 ‘서원 강학회’는 고봉과 퇴계가 호남과 영남의 물길을 가르고 산길을 뚫어 서로에게 닿았던 것처럼, 현대인들에게 진솔한 삶의 감성과 치열한 학술 태도를 통해 지속 가능한 접속의 공동체를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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