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운영 유학 연장률 70% 상회, 지역사회도 활력 회복
전남교육청 “정주형 장기유학 · 지자체 협력 통해 재도약”

“자연과 함께 체험학습도 하고, 서울 학교에 비해 공부도 더 잘되는 것 같아 전남에서 중학교에 진학하기로 했어요.”

곡성 오산초등학교로 유학 와서 2년째 생활하고 있는 김지산(6학년) 학생은 아예 인근에 있는 옥과중학교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유학생활이 너무 재미있고 걱정했던 공부도 서울 학교에 다닐 때와 비교해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이 9일 구례중동초교에서 열린 '전남농산어촌 유학 성과 나눔의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이 9일 구례중동초교에서 열린 '전남농산어촌 유학 성과 나눔의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서울에서 코로나 때문에 수학여행을 못 가 아쉬웠는데, 구례북중으로 전학 와서 수학여행을 서울로 갔어요. 너무 재밌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어요.”

구례북중학교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맹하영 학생의 체험담이다.

맹하영 학생은 “새로 사귄 농촌 친구들과 수학여행을 하며 즐거운 추억도 쌓고, 서울에 대해 다시 알게 되어 너무 좋았다.”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9일 오후 구례 중동초교에서 열린 ‘전남농산어촌유학’ 성과나눔의 날 행사 도중 진행된 유학생·학부모·지역민과의 영상 대화 내용이다. 유학생들은 영상을 통해 유학생활에 대한 소감과 추억담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한결같이 “유익하고 만족스러웠다. 더 다니고 싶다.”는 반응이다.

전남도교육청이 지난 2021년 시작해 코로나 시대 새로운 교육 대안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전남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은 이처럼 큰 호응 속에 2년째 사업을 마무리해가고 있다.

이날 성과나눔 행사에서 전라남도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학년도 1학기(3기) 유학생 304명 중 기간을 1차례(6개월) 이상 연장한 학생이 무려 70.7%인 21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2년째 유학중인 학생이 56명(18.4%), 3년 이상 장기유학을 희망한 학생은 60명(19.7%)에 달했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도교육청 제공

특히, 3년 이상 장기유학 희망 학생 60명 중에는 ‘정주형 장기유학’의 선도모델로 평가 받고 있는 해남 북일초·두륜중 35명 외에도 단기로 왔다가 장기유학으로 전환한 학생도 25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유학생과 학부모들의 현지 유학생활 만족도가 높다는 반증이다.

농산어촌유학의 교육적 효과도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날 행사에서 서울특별시교육청이 발표한 전남농산어촌유학 학생에 대한 교육적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상 학생의 87.2%가 생태감수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학생활 후 학생들에게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로는 △사회성 향상(58.6%) △자연 사랑(57.1%) △정서적 안정(54.3%) △체력 향상(34.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지역민들도 농산어촌유학으로 마을에 아이들과 젊은 사람들이 늘어 활력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좋아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문섭 구례 중동초교 운영위원장은 “처음엔 잘될까 반신반의했는데 2년이 지난 지금은 너무 좋다”며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너무 좋아하신다. 마을 회관에 나오시면 유학 이야기밖에 안하신다”고 전했다.

반면, 6개월 단기 체류형 유학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움, 유학 가족들의 정주여건 미비 등은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전남교육청은 유학 온 지역에 전 가족이 이주해 3년 이상 생활하는 정주형 장기유학을 확대하고, 유학생과 가족들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위한 유학마을 활성화, 지자체 및 범부처 협력 강화를 통해 농산어촌유학 사업의 재도약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성과나눔의 날 행사는 구례 지역 농산어촌유학생과 학부모, 지역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특히, 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과 김순호 구례군수, 서울특별시교육청 고효선 정책국장, 조옥현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 정철·이현창 전남도의원 등 내외 귀빈과 교육가족들이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하고 농산어촌유학 사업의 발전을 응원했다.

전남도교육청이 운영 중인 농산어촌유학생 수업장면(순천 월등초교).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도교육청이 운영 중인 농산어촌유학생 수업장면(순천 월등초교). ⓒ전남도교육청 제공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은 환영사를 통해 “도시 학생과 농촌학생이 함께 만나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며 미래인재로 성장해가는 농산어촌유학은 대단히 미래지향적 교육프로그램”이라며 “내년, 내후년에도 농산어촌유학 사업이 더욱 발전해서 전국에 모범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고효선 정책국장을 통해 전달한 인사말에서 “농산어촌유학은 서울학생이 흙을 밟고 계절의 변화와 관계 맺기 등을 통해 생태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며 “도시와 농촌의 공존과 상생을 모색하는 생태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옥현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농산어촌유학은 전남의 장점을 살린 체험 중심 생태교육 프로그램으로 코로나 시대 새로운 교육대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 지역과 상생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속가능을 발전을 이루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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