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교 52년째 , 전교생 25명이 자연 속에 어우러진 배움터
1학생 1악기 다루며 진로체험, 건강교실, 동아리 활동 등 펼쳐
교사. 학부모. 지역민이 '교육공동체'로 작은학교 활성화에 매진
학생들 "싸워도 금방 화해하고 왕따가 없다. 샘이 많이 챙겨줘요"

지리산을 뒷산으로 앞에 섬진강이 흐르고 있는 구례동중학교(교장 문양순)는 자연과 어우러진 천혜의 배움터다. 

구례동중학교는 1970년 개교 이후 52년 동안 수 만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농촌인구 감소에 따라 올해 재학생은 1학년 6명, 2학년 7명, 3학년 12명으로 전교생이 25명 뿐인 농산촌의 작은학교다. 

전남 구례동중학교 재학생들이 매주 월요일 '1인 1악기'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풀룻을 연주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전남 구례동중학교 재학생들이 매주 월요일 '1인 1악기'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풀룻을 연주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전남 구례동중학교 재학생들이 바이올린을 연습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전남 구례동중학교 재학생들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작은학교의 장점에 따라 모든 재학생이 악기 하나 쯤은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매일 마주하는 구례동중 학생들은 자연과 예술 속에 흠뻑 빠져 남다른 감성과 몸맘이 건강한 학생 그리고 질문과 사색이 깊은 청소년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구례동중학교는 작은학교의 장점을 살려 교과과정은 물론 방과후학교, 각종 동아리활동, 교내외 행사 참여 등으로 다양한 학교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갈수록 신입생이 감소하면서 학교 존립의 위기를 겪고 있다.

작은학교의 특징을 살린 학생 개개인의 맞춤형 개성교육과 다양성 존중 그리고 교사와 학생의 일대일 교육 장점 등 소규모 학교의 강점이 지역사회와 예비 학부모, 귀농귀촌인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구조적인 농촌인구 감소 추세에 때문에 해마다 신입생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 

구례동중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 행정기관 등이 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 조현교)를 중심으로 '신입생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문양순 구례동중학교장과 구성원들은 소규모 학교가 가진 다양한 장점과 강점을 적극 강조한다.     

우선 '2022 수학여행'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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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동중학교 학생들이 지난 6월 서울 수학여행 중 방문한 경복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전남 구례군 토지면 구레동중학교. ⓒ구례동중학교 제공
전남 구례군 토지면 구레동중학교. ⓒ구례동중학교 제공

지난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수학여행을 서울로 다녀왔다. 지난 몇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 기회가 적었기에 더욱 소중한 시간이었다.

첫째 날은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뮤지컬 관람을 시작으로 저녁에는 구례동중 재경향우회가 마련한 패밀리레스토랑의 근사한 식사와 선물공세를 받았다.

이튿날은 경복궁 탐방, 잠실 롯데월드 관람, 사흘째는 충남 서천군의 국립생태원을 방문하여 생태환경보존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과후학교 활동을 통한 ‘특기․적성 및 1인 1악기’ 교육도 구례동중이 내세우는 자랑이다.

전교생이 매주 월요일 ‘1인 1악기' 프로그램으로 바이올린 기초반, 바이올린 초급반, 바이올린 중급반, 플룻반, 밴드반을 운영 중이다.

매주 목요일에는 특기․적성 프로그램으로 드론반, 요리반, 스포츠 놀이반, 미술반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예술적 감성을 키우고 진로체험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문양순 구례동중학교장은 " ‘특기․적성 및 1인 1악기’ 방과후학교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성과 예술적 소질을 계발하고 인성 및 지덕체가 조화로운 교육이 함께 이루어짐으로써 즐겁고 행복한 학교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농산촌 소규모 학교 특징을 살린 다양한 진로직업체험도 이뤄지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학생들이 법정체험과 경찰공무원체험을 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구례동중학교 학생들이 법정체험과 경찰공무원체험을 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구례동중학교 학생들이 법정체험과 경찰공무원체험을 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구례동중학교 학생들이 법정체험과 경찰공무원체험을 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구례동중학교 학생들이 법정체험과 경찰공무원체험을 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구례동중학교 학생들이 법정체험과 경찰공무원체험을 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구례동중학교 학생들이 법정체험과 경찰공무원체험을 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구례동중학교 학생들이 법정체험과 경찰공무원체험을 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순천만 잡월드 & 순천 문화의 거리 체험을 시작으로 경찰, 법정 체험을 통해 공무원 체험이 진행됐다.

아이스링크 및 클라이밍 체험, 법정체험, 경찰공무원 체험 및 순천만 국가정원 주변 직업 체험 등을 통해 학생들의 장래 직업찾기에 보탬이 된 것.

구례군의 도움을 받은 '건강체력교실'도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올 여롬방학에는 무더위 속에서 10일 동안 학교에서 하동 화개장터까지 자전거타기 및 화엄사, 천은사 트래킹을 실시했다. 

건강체력교실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개인별 맟춤형 스포츠 활동을 통한 운동의 일상화, 친구들과 협동정신 함양, 타인과 소통 및 사회성 강화 등이 길러지고 있다는 것. 

건강체력교실에 참가한 이봄 학생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여름방학 동안 집에서 컴퓨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며 "학교에서 오전에 운동을 하고 오후에 집에 와서 공부하며 알찬 방학을 보낼수 있었다. 살이 좀 빠진 것 같아 건강해진 기분”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학부모 동아리 모임 ‘생활복 및 생활 소품 만들기’도 구례동중만의 특징이다.

지난 2021년부터 교육공동체의 일환으로 학부모 바느질 동아리 모임 ‘생활복 및 생활 소품 만들기’ 프로그램을 2년 동안 운영해오며 학부모간의 소통, 학부모와 학교,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더 돈독해지고 있다고 문양순 교장이 전했다.  

학부모 동아리 모임은 학부모, 지역민, 교직원까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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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레동중학교 학부모. 교사들의 동아리 활동 모습. ⓒ구례동중학교 제공

지난 4월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미술실에서 재봉틀 실습을 통해  생활복과 각종 생활 소품 등을 거뜬히 만들고 있다. 

학력 향상을 위해 'EBS 콘텐츠'도 활용하고 있다.

농산촌 작은학교 환경 때문에 도서관, 학원 이용이 쉽지 않기 때문에 교사들이 직접 대상 학생들에게 EBS 콘텐츠를 활용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해오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부터 12월까지 EBS콘텐츠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기초기본학습 대상자가 8명에서 0명으로 줄어드는 성과를 보이며 학생, 학부모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장온순 구례동중학교 교무부장은 "EBS콘텐츠 교육은 교사들의 지도로 대상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학습 익혀 또래학습 분위기가 고양되고 토론학습까지 발전하고 있다"며 "구례동중의 모범 사례가 타 학교까지 전파돼 농산촌 작은학교가 자칫 부족할 수 있는 학습환경을 보충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례 청소년행사와 각종 문화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11월 24일에는 '구례 脈(맥) 잇기 청소년 페스티벌'에 참여하여 구례산동중, 구례북중, 원촌초 학생들과 함께 구례동중 학생들이 오케스트라 및 리코더 합주 공연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구례동중은 자체행사로 '별이 빛나는 밤에' 1박2일 캠프를 개최했다.

학교운동장에서 모닥불에 고구마 구워먹기, 별똥별 관찰, 장기자랑으로 저녁시간을 보내면서 다같이 한국축구팀의 월드컵 경기를 응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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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24일 구례군교육지원청이 주최한 '구례 맥잇기 청소년 페스티벌'에서 구례동중학교 학생들이 연주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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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4일 구례동중학생들이 '별이 빛나는 밤에' 체험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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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에' 체험 1박2일 캠프에서 구례동중 학생들이 한국 축구팀 월드컵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이처럼 구례동중학교는 25명의 전교생이 교사와 지역사회의 큰 사랑을 받으며 지리산. 섬진강을 닮은 청소년으로 자라고 있다. 

교사들을 통해 전해온 재학생들의 학교자랑도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김동하 학생은 "학생 수가 적어 친구들과 더욱 친하게 지낼 수 있고 1 , 2 학년들과도 즐겁게 지낼 수 있다"며 "학교에서 하는 여러 가지 활동들이 많아 경험하고 즐기고 하는 것 이 많아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순천에서 전학 온 노은재. 박해솔 학생은 "학교에 다니면서 진로를 탐색할 시간이 많았고 나의 진로를 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다양한 체험활동과 함께 바이올린, 플룻 등을 배우고 연주할 수 있고 친구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문현지, 박유라, 박하은 학생도 "학생 수가 적어서 친구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고 다양한 체험활동이 많아서 좋다. 쌤(교사)들이 학생들을 많이 챙겨주시고 잘 가르쳐줘서 좋고 좋은 경험들을 많이 시켜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구례동중 학생들이 학교생활 만족도를 직접 썼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구례동중 학생들이 학교생활 만족도를 직접 쓴 글. ⓒ구례동중학교 제공
구례동중학교 1학년 함다윤(윗 글), 이대오 학생이 1년동안 지내온 학교생활 소감을 쓴 글. ⓒ구례동중학교 제공
구례동중학교 1학년 함다윤(윗 글), 이대오 학생이 1년동안 지내온 학교생활 소감을 쓴 글. ⓒ구례동중학교 제공

 

경남 거제에서 지난 2020년에 전학 온 유다경, 이보경 학생은 "큰 학교에 있다가 여기에 올라와 보니 혜택도 크고 다양한 경험을 할수 있어서 좋다"며 "도시학교보다 학생이 적다 보니 선생님들의 관심이 학생들에게 더욱 더 집중되며 나에게 부족한 점,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고 작은학교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다경이와 보경이는 중학교를 졸업한 후에 구례에서 고등학교을 다닐 예정이다.  

이준상 학생은 "우리 학교의 장점은 첫 번째는 바로 구례동중학교는 친구들과 대인관계가 좋다. 학생의 수도 적고 체험학습을 통해 서로 이야기 할 시간이 매우 많아서 쉽게 서로 친해진다. 두 번째는 매우 높은 수준의 체험학습"이라고, 이예은 학생은 "구례동중은 학생 수가 적어서 선생님과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학교 사랑을 전했다.

황민 학생은 "구례동중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서 전교생 모두가 이름도 다 외우고 모두가 친하다. 싸워도 금방 다시 화해하고 왕따도 없다"며 "무엇보다 학교가 너무 예쁘다. 학교에 올 때마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선생님,학생 모두가 친절해서 학교생활이 재미있다"고 학교자랑을 늘어 놓았다. 

1학년 차우진, 위대오, 김재훈, 이재권 학생은 "학교에서 체육을 많이해서 좋다. 먹을 것을 많이 준다. 점심밥이 맛있다. 누나 형들이 착하다. 급식이 맛있다"며 모두가 급식자랑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1학년 함다윤 학생도 "선생님들이 너무 좋으면서 착하시고 수업도 재미있게 잘 해주신다. 체험학습도 많이 가서  공부때문에 스트레스도 안쌓여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보내왔다.

같은 학년 위대오 학생은 "선생님들이 모르는 문제를 잘 이해하게 알려주시고 수업이 재미있다"고 선생님들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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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동중학교 학생들이 올해 여름방학에 학교에서 경남 화동군 화개장터까지 자전거타기를 하고 있다. ⓒ구례동중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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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체험하는 학생들. ⓒ구례동중학교 제공
요리체험하는 학생들. ⓒ구례동중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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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지리산과 섬진강에서 자라나는 구례동중 학생들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해마다 이어지려면 '농산촌 작은학교 살리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학부모의 참여가 필요하다. 

지역사회와 함께 교육공동체를 중심으로 학생 개인별 맞춤형 개성교육과 예술소양 교육을 펼치고 있는 구례동중학교 구성원들은 52년의 전통을 이어줄 신입생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 

귀촌귀농과 작은학교의 맞춤형 개성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에게 지리산과 섬진강을 닮은 구례동중학교 방문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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