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광주 관내 공·사립유치원, 영어 등 선행학습 해마다 증가
- 유아·놀이 교육 중심의 국가교육과정 중시해야… 

 

우리단체가 2021~2021학년도 광주지역 공·사립 유치원의 방과후과정(특성화 활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강좌 중 영어, 한글, 논술 등 강좌 비율은 26%대로, 지난 조사결과보다 언어교육 비율이 소폭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영어 강좌를 운영하는 유치원은 2022년 기준 146곳으로 전체 269곳의 절반 수준(54.2%)인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일부 유치원의 경우 중국어 등 필요이상의 언어교육을 유아들에게 가르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유치원의 영어 등 선행학습이 활성화된 것은 2018년 교육부의 입장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지만, 공교육정상화촉진법에서 유치원의 언어교육을 규제하는 근거를 마련하지 않아 사각지대가 생기게 된 것이다.

참고로 공교육정상화촉진법이 제정되면서 초등학교 1·2학년의 영어교육 제한이 법제화되어 선행학습이 제한을 받았으나, 유치원 방과후과정의 영어강좌에 대한 학부모의 수요가 많다는 점, 유·초등 영어교육의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 이유를 들어 교육부가 모든 유·초등학교의 방과후과정에서 영어교육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2022년 광주유아교육운영계획에 따르면 ‘행복한 배움을 위한 유아·놀이 중심 교육과정 운영’을 중점과제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유치원들은 유아발달 단계에 맞는 놀이중심 교육으로 개편하고, 방과후과정도 놀이와 쉼이 있는 프로그램 운영을 내실화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상황과 같이 교육행정과 어른들의 뒤틀린 욕망으로 유치원 방과후과정에 영어 등 언어교육을 도입하는 것은 유아·놀이중심 교육이 지향하는 가치를 거스르는 일이며, ‘행복한 배움’을 향하는 길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후 한글을 충분히 익힌 뒤 초등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받도록 설계된 국가수준 교육과정의 의지와도 충돌하는 일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방치된다면 국·공·사립을 불문하고, 선행교육이 도미노처럼 번질 것이며, 모국어로 단단하게 생각하고 상상해야 할 유아기의 정체성을 흔들기 쉽다.

또한, 유아기 학습량을 증가시키고, 휴식과 놀 권리를 빼앗아 불행한 아이가 되도록 내몰기 쉬워질 것이며, 사교육비 증가 등 여러 폐해도 뒤따를 것이다.

정부는 영어교육을 입시경쟁으로부터 최대한 떼어놓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유아기의 영어 등 언어교육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해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에 우리단체는 요구하는 바이다.

(정부) 유치원 교육 정상화를 위해 유치원과 유아대상 학원에서 영어 교육을 금지하는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을 발의하라.

(광주시교육청) 유아기의 선행학습을 지양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유아발달 단계에 맞게 놀이중심의 교육개혁이 안착할 수 있도록 지도 감독을 강화하라.

2022. 11. 22.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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