귄 단편공모 부문 3편 시상
폐막작 ‘양림동 소녀’ 상영

13회 광주여성영화제가 5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13일 성황리에 폐막했다.

올해 광주여성영화제는 ‘이기는 목소리’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광주극장, CGV광주금남로 및 광주여성영화제 온라인상영관에서 개최되었으며, 5일 동안 총 55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올해는 전보다 더 많은 관객들로 붐볐다. 특히 많은 섹션들이 전석 예약 마감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광주여성영화제 제공
ⓒ광주여성영화제 제공

올해 처음으로 실시하는 변영주의 마스터클래스, 김희정 감독과 양영희 감독이 참석한 감독vs감독, 예지주의 레이디 상담소, 광주여성영화제만의 단편경쟁 섹션인 귄 단편공모 등 많은 영화들에 대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포커스 토크 ‘이기는 목소리’에서는 권김현영 여성학자와 허지은 감독, 장도국 배우 등이 참석하여 미투 이후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광주 연극계 성폭력 사건 공론화 이후 첫 공개적인 발언의 자리였던 만큼 많은 분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응원이 이어졌다.

13일 열린 폐막식에서는 귄 단편공모 부문의 귄 작품상·귄 특별상·귄 관객상 시상이 진행되었다.

올해 귄 단편공모는 400편이 넘는 작품들이 출품되었으며 치열한 예심을 통해 12편의 본선 진출작이 선정되었다. 12편의 본선 진출작은 지난 12일 상영되었으며, 본선 심사 및 관객 심사가 진행되었다.

본선 심사는 ‘태어나길 잘했어’의 최진영 감독, 광주여성민우회 최희연 대표, 12회 광주여성영화제 작품상 수상작 ‘행인’의 허지은 감독이 맡았다. 관객상은 지난 달 모집한 관객 심사단이 직접 뽑았다.

심사위원들은 “사회적 애도의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12편의 상영작을 통해서 영화의 역할과 책무는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

올해의 캐치프레이즈 ‘이기는 목소리’처럼 영화 언어를 통해서 다양하게 발화하는 목소리를 감각하게 된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올해 작품들은 연결과 연대가 더 뚜렷해진 경향이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귄 작품상으로는 김은희 감독의 ’힘찬이는 자라서’, 귄 특별상으로는 남아름, 권오연, 치후미 탄자와, 나나 노카 감독의 ‘순간이동’, 귄 관객상은 서시온 감독의 ‘지루박’이 선정되었다.

귄 작품상으로 선정된 김은희 감독의 ‘힘찬이는 자라서’는 N번방 사태 이후의 이야기로, 남성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 동조하게 되는 폭력성을 주목하는 영화다.

심사위원들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애써 외면하는,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들을 정확하게 직시하는 용기를 가졌다”며 “다소 직설적으로 느껴졌던 장면들이야말로 백래시가 만연한 현시대에서 정확하게 방향을 이야기하며 꺼내지 못했던 말들을 힘껏 토해내는, 그야말로 갈증을 풀어주는 영화”라고 밝혔다. 또한 “올해의 캐치프레이즈 ‘이기는 목소리’의 정체성과 똑 닮은 영화라서 <힘찬이는 자라서>에게 귄 작품상을 드린다”고 전했다.

귄 특별상은 남아름, 권오연, 치후미 탄자와, 나나 노카의 ‘순간이동’에게 돌아갔다. ‘순간이동’은 동시대 한국과 일본을 사는 여성들이 각자의 국가에서 페미니스트로서 겪는 고충을 다룬 내용으로, 무거운 주제를 보완하는 신선한 연출이 돋보이는 다큐멘터리다. 일상 속의 상상력이 눈에 띄며, 여성들의 연대가 지금 세대의 시선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귄 관객상으로 선정된 작품은 서시온 감독의 ‘지루박’이다. 본 영화는 세상의 차별적인 시선 때문에 스스로를 숨기며 살아온 10대 레즈비언 소녀가 세상의 편견을 박차고 맞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심사위원들은 비록 수상을 하진 못했지만 특별 언급으로 박수안 감독의 ‘핑크 펑크’를 선정했다. “획일화된 애도의 방식에 질문을 던진 영화로, 고유성과 존재를 이야기하는 이 영화야말로 지금 시국에 가장 필요한 주제였다”는 평이다.

ⓒ광주여성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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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작으로 임영희, 오재형 감독님의 ‘양림동 소녀’가 상영됐다.

‘양림동 소녀’는 진도에서 태어나 광주 양림동으로 유학 온 소녀, 임영희 님의 일생을 다룬 생애구술사다.

80년 5월 광주 항쟁을 경험하고 오늘까지 이어지는 생존의 이야기를 담았다. 임영희 님의 이기는 목소리가 13회 광주여성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객석을 가득 매운 관객들은 “고통과 슬픔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영화”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채희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관객들의 목소리를 오랜만에 들을 수 있었고,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연대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모이고 목소리를 나누고, 결국 우리가 이기는 세상을 꿈꿀 수 있는 놀라운 시간들이었다. 함께 해주신 많은 영화인들, 지역의 문화예술인들, 그리고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짐심으로 감사드린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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