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주민자치위원, 84명 충북 단양 1박2일 외유성 워크숍
광산구, "마을리더 역량강화 유공자 표창 등 소통의 장으로 진행"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 중에 광주 광산구청 소속 과장과 주민자치위원들이 타지역에서 '관광성 외유'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사고 있다. 

광산시민연대(수석대표 임한필)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태원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의 날들을 보내고 있는 중에 광산구 주민자치과 공무원 3명(과장 팀장 주무관)과 주민자치협의회(회장 전창현) 소속 자치위원 84명이 1일부터 1박 2일로 충북 단양 고수동굴, 청풍호 유람선 체험 및 관광 모노레일 등 ‘외유성 워크숍’을 떠났다"고 비판했다.

광주 광산구청사 전경.
광주 광산구청사 전경.

광주 광산구는 ‘2022 광산구 주민자치위원 워크숍 지원 변경계획’ 공문에서 ‘광산구의 비전을 공유하고 생활자치를 실현하는 주민자치위원의 격려와 사기 진작을 위해’ 이번 워크숍을 추진하고, ‘강연, 유공표창, 소통의 장을 통해 마을리더로서 역량강화 및 자긍심 고취’를 위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광산시민연대는 "이번 워크숍을 위해 3,000만원의 혈세가 특정 단체에 지원이 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이태원 사고로 156명이 사망하고, 147명이 부상을 입은 충격적인 일로 온 국민이 애도를 표하고 있는 시점에서 ‘외유성 워크숍’을 강행했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임한필 광산시민연대 수석대표는 “광산구청장이 10월 31일에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 애도 기간 추모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예정된 행사와 축제를 취소 또는 연기할 것을 지시하였고, 실질적으로 관내에 개최되는 양궁체험장 개장식, 사회적 경제 홍보 피크닉 클래식 가을밤 음악회 등 다수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긴급회의가 개최된 바로 다음날 주민자치에 모범을 보여야할 주민자치위원과 담당 공무원이 보란듯이 ‘외유성 워크숍’을 떠난 것은 공직기강 해이의 전형"이라며 "광산구의 감사와 징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팔용 광주 광산구 주민자치과장은 SNS에서 “워크숍은 주민자치위원 역량강화와 21개동간 교류의 장이며, 사기진작(유공자 시상 등)을 위한 것이고, 유람선 문화탐방은 모든 동 전체가 하는 것은 아니고, 동별로 희망하는 곳(모노레일 체험 등을 나눠) 견학한다”고 광산시민연대에 밝혔다.

또 “워크숍을 연기하지 못한 것은 주민자치위원회 협의회 임원단에서 1일 전에 취소와 재추진에 따른 애로 사항 등을 놓고 내부 논의 끝에 경건하게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미 1개월 전에 외부 강사, 숙박 예약, 주민자치위원 일정 등을 고려하여 일정을 맞췄기 때문에 취소가 어려웠다"고 광산시민연대에 해명했다.

지난 31일 광주 광산구청이 박병규 구청장 주재로 이태원 참사에 따른 긴급 안전 대책회의에 앞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청 제공
지난달 31일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과 간부 공무원들이 이태원 참사에 따른 긴급점검회의에 앞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청 제공
광주 광산구청 2022주민자치위원 위크숍 게획표. ⓒ광산시민연대 제공
광주 광산구청 2022주민자치위원 위크숍 게획표. ⓒ광산시민연대 제공

광산구는 주민자치회에 연 8억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으며, 간사 인건비, 센터 프로그램비, 주민총회 등 사업비가 포함돼 있다. 각 동별로 4~5천만원 정도의 지원을 하고 있다.

광산시민연대는 “이번 ‘외유성 워크숍’ 추진을 계기로 주민자치회에 지원되는 예산에 대한 회계정산에 대한 감사와 함께 주민자치위원 선정 및 운영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은 지난달 31일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 애도 기간(11월5일 24시까지) 추모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예정된 행사와 축제를 취소 또는 연기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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