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사조위 보고서·처분요청 불구 9개월째 지지부진
관할관청 아닌 등록관청 권한 불합리…건산법 개정 필요

광주 학동참사에 이어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를 일으킨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에 대한 행정처분 관청인 서울시가 9개월이 넘도록 행정처분을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지적이다.

특히 광주에서 발생된 사고지만 서울시가 등록관청이란 사유로 행정처분 권한을 가지고 있는 ‘불합리’를 개선하기 위해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광주인 자료사진
ⓒ광주인 자료사진

14일 조오섭 의원(민주당. 광주북구갑)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국토부가 사고발생 이후 2개월 17일만에 건설사고조사위원회 보고서와 처분요청을 보냈지만 서울시는 행정처분을 9개월이 넘도록 미루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3월28일 서울시에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보고서와 함께 ‘법령에서 정하는 가장 엄중한 처분을 검토해주길 바란다’는 ‘부실시공 관련 처분요청’ 공문을 보냈다.

고용노동부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조치 소홀 사실이 있다며 ‘영업정지 요청’ 공문(2022.3.31)을 서울시에 보냈다.

서울시는 국토부와 고용노동부의 공문을 수신한 뒤 보도자료(2022.3.30)를 통해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건을 국토부 처분요청에 따라 ‘서울시 신속전담조직’을 구성해 ‘6개월 이내’ 등록말소 등을 포함한 강력한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영업정지 및 과징금 부과 기준’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위반행위를 적발한 때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적발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와함께 현산은 부실공사 혐의를 원도급사 공사관리 총괄책임, 가현건설의 임의적인 필러서포트 해체로 주장하며, 중대재해 혐의는 불특정 다수가 사망하거나 상해가 없어 공중의 위험이 없다는 이견을 제기해 서울시에 형사재판 1심 판결 이후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화정동참사 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2월 17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6월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 참사에 이어 올해 1월 11일 광주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아파트 붕괴 참사로 6명을 사망케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서울시가 강력한 행정처분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인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화정동참사 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2월 17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6월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 참사에 이어 올해 1월 11일 광주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아파트 붕괴 참사로 6명을 사망케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서울시가 강력한 행정처분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인

서울시가 행정절차법에 따라 1차 청문(2022.8.22)에 이어 현산의 추가소명 요청(3회)을 받아들여 2차 청문을 결정한 것은 현산의 의도적인 행정처분 지연에 동조하는 셈이다.

행정절차법 제22조 5항에서 행정청은 청문, 공청회 또는 의견제출을 거쳤을 때에는 신속히 처분해 해당 처분이 지연되지 아니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조오섭 의원은 “서울시는 당초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신속하고 강력한 처벌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행정절차법에서 명시하고 있듯 공익을 현저히 저해하지 않는 행정절차를 새로운 해석이나 관행으로 현산에 유리한 행정처분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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