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광주일고에서 '친일.항일음악극' 공연
1.2년 재학생 400여명, 생활 속 '친일가곡.가요' 역사적 진실 체험

12일 오전 광주제일고등학교 체육관. 400여명의 재학생은 성악가와 민중가수가 부르는 친일음악과 항일음악 한곡 한곡에 집중했다.    

최근 여당 일부 정치인에 대해 '친일식민사관'이라는 비판여론이 거센 가운데 이날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지부장 김순흥)가 마련한 '학교로 찾아가는 친일.항일 음악극'은 청소년에게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린 친일가곡과 친일가요의 역사적 실체와 진실을 이해하고 간접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 

'찾아가는 친일.항일음악극'이 12일 오전 광주제일고등학교 체육관에서 민족문제연주소 광주지부 주최로 열린 가운데 성악가들이 친일가요를 직접 부르며 소개하고 있다. ⓒ예제하
'학교로 찾아가는 친일.항일음악극'이 12일 오전 광주제일고등학교 체육관에서 민족문제연주소 광주지부 주최로 열린 가운데 성악가들이 항일노래를 부르고 있다. ⓒ예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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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고 재학생들이 12일 열린 '친일항일음악극'에 함께 하고 있다. ⓒ예제하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은 공연에 앞선 인사말을 통해 "우리 어린이의 놀이도 일본의 놀이를 그대로 따르거나, 선율이나 가사만 약간 바꿔서 하는 것들이 많다"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는 선율과 가사는 다르지만 놀이방법이 일본동요와 같다. 선율과 가사 놀이방법이 모두 같은 '가위바위보', 선율이 비슷하고 가사 놀이 방법이 같은 우리동요는 '쎄쎄쎄'"라고 소개했다. 

우리동요로 둔갑한 일본동요를 처음으로 알게 된 대다수 학생들은 곧바로 탄식하기도 했다.  

이날 광주일고 재학생과 함께한 '친일.항일음악극'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 대신 독립군들이 부르던 '애국가' 제창을 시작으로 1920년대 일제강점기 어두운 시절에 민중들이 널리 불렀던 동요 '기럭이', '반달, '고기잡이', '고향의 봄' 등을 성악가들의 노래로 소개했다.

이어 주하주 민중가수가 직접 기타연주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안중근 의사의 삶을 조명한 영상과 극, 그리고 항일시인 정지용 시인의 시에 보성출신 항일 작곡가 채동선이 작곡한 '고향'이 성악으로, 윤동주 시인의 '서시'가 주하주 가수의 노래로 불려졌다. 

주하주 민중가수가 광주일고 '친일항일음악극'에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부르고 있다. ⓒ예제하
주하주 민중가수가 광주일고 '친일항일음악극'에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부르고 있다. ⓒ예제하

일제 당시 대동아공영을 내세우며 친일문인과 음악가들이 작사 작곡한 대표적인 친일 음악 '희망의 아침', '희망의 나라로', '혈서지원'에 이어 박정희(창씨명: 다카키마사오(高木正雄))의 친일행적과 대표적인 친일 가곡 '선구자'가 공연됐다. 

이날 광주일고 친일.항일음악극은 독립군이 항일투쟁을 벌이며 외쳤던 '압록강 행진곡', '고풍의상', '연안송' 성악가 공연에 이어 8.15해방 영상과 함께 참석자 모두가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군가' 제창으로 막을 내렸다. 

음악극에 소개된 항일음악가는 윤이상, 정율성, 채동선, 한유한 선생이, 친일음악가는 홍난파, 현제명, 김성태, 조두남, 안익태, 박시춘, 남인수, 반야월, 백년설, 손목인 등이었다.  

음악극에 함께한 광주일고 한 교사는 "학생들이 학교수업에서 배우지 못한 친일. 항일음악의 진상과 실체를 알수 있었던 소중한 역사 체험의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광주일고 1.2학년 재학생들이 12일 열린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주최 '친일.항일음악극'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예제하
광주일고 1.2학년 재학생들이 12일 열린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주최 '친일.항일음악극'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예제하

공연 후 무대에 등장한 김재민 학생은 이날 공연에서 선보인 친일.항일 음악을 명확하게 구분해 큰 박수와 함께 '안중근 의사 상징 티셔츠'를 선물 받기도 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는 2010년 국치일에 '국치 100년 기억 친일음악회’를 시작한 이후 연극을 곁들인 ‘친일·항일 음악극’으로 발전시켜 1년에 20여차례씩 13년째 공연해왔다.

광주광역시교육청도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공연에 학생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학교로 찾아가는 친일·항일 음악극’을 2015년부터 계속 지원하여 해마다 10여개 학교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광주일고 재학생이 체육관 2층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예제하
광주일고 재학생이 체육관 2층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예제하
ⓒ예제하
ⓒ예제하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는 '친일.항일음악극'을 일선학교로 찾아가는 형식으로 10여차례 공연해왔다.

오는 11월 29일에는 전남 영광군에서 학생과 영광군민을 대상으로 2회 연속 공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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