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장관 광주 방문 관련한 입장문 [전문]

 

“이제부터는 정부의 시간...자세 전환만 남았다”
생존자 이춘식‧양금덕 “日 사죄가 먼저” 거듭 피력
‘경청’ 강조해 왔던 정부...‘쇼’ 아니라면 이제 보여줘야

 

박진 외교부 장관이 2일 광주를 찾아 2018년 일본기업에 대한 배상 판결 생존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일본제철), 양금덕 할머니(미쓰비시중공업)를 만났다.

박진 장관의 이번 방문은, 스스로 얘기한 것처럼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일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 양금덕 할머니 댁을 방문한 박진 장관이 양 할머니가 '죽기 전에 듣고 싶은 한미다' 책을 건네자 박 장관이 책장을 펴보고 있다. ⓒ예제하ⓒ
지난 2일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 양금덕 할머니 댁을 방문한 박진 장관이 양 할머니가 '죽기 전에 듣고 싶은 한미다' 책을 건네자 책을 살펴보고 있다. ⓒ예제하ⓒ

일본제철 생존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는 박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살아생전에 일본이 우리한테 사죄를 해야 한다”며 “재판 결과를 매듭지어 달라”고 말했다.

또한 미쓰비시중공업 생존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박진 장관한테 자필로 쓴 편지에서 “돈 때문이라면 진작 포기했다. 

일본에 사죄와 배상을 받기 전에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진 장관이 광주를 방문해 직접 보고 들은 것처럼 피해자들의 의사는 분명했다. 

일본의 사죄가 우선이고, 하루 빨리 일본 기업 배상이 이뤄지도록 정부가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이제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 “피해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광주 방문의 취지가 진정성을 얻으려면, 정부가 가야 할 길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것은 일본의 압력에 굴복해왔던 대일 저자세 외교에서 전면적으로 탈피해, 피해자들의 인권이 존중되고 권리가 회복될 수 있도록 지금까지의 자세를 완전하게 전환하는 것이다.

우선, “피해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박진 장관의 광주 방문 행보가 ‘보여주기식 쇼’가 아니라면, 판결을 미뤄달라는 취지로 외교부가 대법원 의견서를 제출했던 것부터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지금이라도 당장 의견서를 철회해야 한다.

덧붙여, 일본의 가해 기업이 져야 할 배상 책임에는 침묵한 채 피해국인 우리 정부가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는 해괴망측한 접근법을 버리고, 지금이라도 일본 기업의 사죄와 조속한 배상 이행을 촉구해야 한다.

이번 광주 방문이 ‘보여주기식 쇼’인지, 쇼가 아닌지, 이제부터는 정부의 시간이다. 국민들과 함께 지켜 보겠다.

2022년 9월 5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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