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 성명 [전문]

피해국 대통령이 왜 가해국 주권 운운하나?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경축사에서 한일관계를 발전시키기 원한다고 언급했는데 과거사 문제, 특히 강제 징용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강제징용은 이미 우리나라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나왔고 그 판결 채권자들이 법에 따른 보상을 받게 돼 있다"며 "다만 그 판결을 집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의 충돌 없이 채권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지금 깊이 강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말한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문제’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말인가? 기가 막힐 일이다. 

이게 과연 우리 대통령 입에서 나올 말인지, 어이가 없다. 지금까지 역대 어느 대통령 발언에서도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든 ‘친일 망언 중의 망언’이다.

ⓒ예제하
ⓒ예제하

윤 대통령은 지금 어느 나라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취임 선서를 한 것인가? 

어제 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해 단 한마디 언급조차 않고, 오히려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며 일본은 한껏 추켜세우더니, 그것도 부족해 오늘은 ‘일본의 주권 문제’를 걱정하다니,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 입에서 나온 발언인가? 참으로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그에 따른 강제 집행 문제는 전적으로 우리나라 사법 제도에 의해 진행되는 사법 주권의 문제이지, 여기에 일본의 주권 문제가 끼여들어야 할 이유가 왜 있는가?

주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일본 정부다. 도리어 우리의 사법 주권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일본의 잘못을 지적해야 옳을 일이지, 왜 우리가 대한민국 최고 법원의 배상 판결을 4년째 방해하고 있는 일본의 주권 문제를 운운하며 걱정해야 하는가?

윤 대통령은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대 놓고 무시하는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가 일본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생각하는가?

특히 법조인 출신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라는 데 더 경악을 금치 못한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사법부 판결을 존중하며 따르자는 것인데, 이게 일본의 주권 침해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가?

주권 침해는 오히려 누가 하고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 사법부 판결을 헌신짝 취급하며, 배상 명령을 이행하지 않도록 방해하고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일본이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가? 

이런 일본의 적반하장 태도를 보면서도 오히려 일본의 주권 침해를 운운하다니, 참으로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강조하지만, 백번 사죄해도 부족할 판에 전범기업과 일본정부가 저렇게 배짱 부리며 안하무인 태도를 취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스스로 일본을 걱정하는 대통령과 관료들이 즐비한 데, 무엇이 두렵고, 무엇이 무서울 것인가?

대한민국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해야 할 사람이지, 일본을 걱정하며 일본의 눈치를 봐야 할 사람이 아니다. 

자신이 어느 나라 사법 주권을 지켜야 하고, 어느 나라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지 조차 분간 못하는 윤 대통령의 친일 망언을 강력히 규탄한다!

[참조] ■대한민국 헌법 제 4장 대통령 취임선서문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2022년 8월 17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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