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방학 중 학교급식’ 반대

· 방학에 학교 문 열고 학생 모은다면 학생들에게 방학 빼앗는 일
· 겨우 ‘돌봄 중식 지원’ 해주면서 ‘학교급식’이라고 둘러 대

· 돌봄·방과후 업무 지자체로 넘겨야 할 판에 오히려 스스로 덤터기 써
· 학교급식 학생 건강·안전과 직결 – 신중하게, 철저히 준비해야
· ‘전국최초 방학중 학교급식’보다 ‘전국 최고 학기중 급식’이 더 급한 일

 

이정선 교육감이 취임하자마자 시행한 ‘방학중 학교급식’이 결국 용두사미, 무리수 정책으로 결론 날 지경에 있습니다.

뭐가 그리 급한지 취임한 지 10일도 안 돼 얼렁뚱땅 시행하려는 정책에 누구도 환영하지 않고 우려만 큽니다. 

오죽하면 “교육감 6개월 하고 말 것처럼 하고 있다”는 말이 항간에 떠돌아다닐 정도입니다. 

광주지역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노동자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이정선 광주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학 중 학교급식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여 노동자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광주지역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제공
광주지역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노동자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이정선 광주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학 중 학교급식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여 노동자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광주지역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제공

또 원래 취지는 온데간데없고 작년 방학 때와 달라진 것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거창하게 꺼내놓았으나 특별한 것도 없습니다.

광주교사노동조합의 이번 광주시교육청의 무리한 정책 사업 추진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몇 가지 요구하고자 합니다.

먼저, 광주교사노동조합은 이번에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실시하고자 하는 사업의 명칭을 ‘방학중 학교급식’이 아니라, 기존에 하고 있던 방학중 ‘돌봄학생에 대한 중식 지원’이라고 정확히 규정하고자 합니다. 

초등돌봄에 참여하는 어린이와, 공립유치원 방과후과정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점에서 작년과 달라진 게 없고, 현실적으로 ‘위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작년과 같기 때문입니다.

둘째, 지자체로 넘겨야 할 업무임을 명확히 합시다. 

방학중 돌봄 대상 어린이를 지원하는 것은 교육청과 학교의 일이 아니라 구청과 동사무소의 일입니다. 

어린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행정이라고 해서 교육청과 학교가 다 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선거에서 공약한 대로 지자체 업무로 넘기기를 바랍니다.

셋째, 학생들에게 방학을 앗아갈 가능성이 있는 방학중 학교급식에 대해 광주교사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반대합니다. 

방학에도 학교를 문 열어 놓고 학생들을 불러 모은다는 점에서 우려가 됩니다.

“학생은 안중에 없고 학부모만 보인다”는 말에 이런 걱정이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넷째,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합시다. 안전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학교급식을 우습게 여기다 보니 이런 발상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학교급식은 교육활동이며, 건강과 안전이 직결되어 있습니다. 

시행한다 하더라도 면밀하게 준비한 뒤에 해야 할 것임을 밝혀둡니다. 

중차대한 정책을 10일 준비해서 계획을 짜고, 방학을 며칠 앞둔 학교에 내려 먹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것 같은데, 학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섯째, 방학중 학교급식 이야기 말고, 학기중 학교급식 질 저하에 대비하기를 바랍니다. 

방학중 학교 급식이라는 이름으로 80억이 넘는 예산을 편성하지 말고, 그 예산을 학기중 급식질 개선에 투입하는 것이 더 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광주시교육청의 학교급식 식품비는 타 시도에 비해 낮은 상태입니다. 

게다가 물가 상승으로 식료품 재료비가 폭등할 것까지 감안한다면 2학기 급식질 하락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광주시교육청이 우리 노동조합을 비롯한 교육주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일 때 크고 작은 정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귀기울여 주기 바랍니다. 

광주교육의 성공을 위해 드리는 충고입니다.

2022년 7월 11일

광주교사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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