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전문]

존경하는 공직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만 먼저 무거운 얘길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오늘 광산구청장에 취임하면서 지난 4월 창신동 모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생각합니다.

이런 일이 한 번만 있었던 일이라면 이렇게 고민하지 않을 겁니다.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이 1일 구청장 임기 첫날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청 제공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이 1일 구청장 임기 첫날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청 제공

2014년 세 모녀가 밀린 월세와 공과금 앞에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떴습니다.

2019년에는 여섯 살 아들과 엄마가 함께 자살을 하였고, 2020년에는 방배동 모자가 힘겨운 삶을 이기지 못해 세상을 등졌습니다.

저는 자문하였습니다. “너는 그동안 무엇을 했냐?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만 한 것은 아니냐?”

코로나19가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저성장과 실업이 더해지고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사회적 갈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끌 투자한 청년들은 한숨 소리가 더 커졌습니다.

언제 또 불행한 일이 일어날지 조마조마합니다. 누구 하나 또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만 믿으면 되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위기일수록 정치와 행정의 비상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치와 행정 외에 달리 서민의 황폐한 삶을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제게 위임해주신 권한을 바르게 해석하고 공직자 여러분과 함께 구청장의 권한을 모범적으로 실행하겠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보다 더 큰 일은 없습니다.

이것저것 가짓수를 늘려 포장하는 일보다 한 사람이라도 비극적인 상황을 초래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저와 광산구 공직자 여러분이 주민들의 이웃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주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돕는 일,배고픈 사람이 없게 하는 일,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하는 일이 우리 행정의 임무입니다.

존경하는 공직자 여러분,

민생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우리 광산구는 자랑거리가 많고 뛰어난 입지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광산구는 의병의 숨결이 살아 있고, 죽어서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한 윤상원을 배출한 정의로운 곳입니다.

광산구는 광주송정역과 광주공항, 황룡강과 영산강, 어등산과 용진산, 지평선이 보이는 본량들녁과 5개의 산업단지 등 교통, 산업, 환경,문화관광 등 자원이 가장 풍부한 곳입니다. 이러한 환경을 잘 활용하면 우리 광산구가 위기극복의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저는 오랜 기간 산업현장에서 일해 온 사람입니다.

금요일 아침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40시간 장시간 연속노동을 하며 절망도 했습니다.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다 감옥에 투옥되는 고초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젊은 시절 겪은 힘든 노동과 고초가 지금의 저를 만든 과정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광주형 일자리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상생의 가치를 사회적 대화로 구현하는 혁신운동입니다.

더 나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개선하는 정책이자 대한민국의 경제를 바꾸는 개혁운동입니다.

양극화와 불평등의 원인은 일자리에 있습니다.

질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면 양극화와 불평등은 해소됩니다.

낮은 임금을 끌어올리고 주거, 보육, 의료 등에서 사회임금이 적용되면 비정규직 노동자와 중소기업 노동자들도 적정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습니다.

기업의 비용도 줄어듭니다.

이렇게 기업의 노동비용을 낮추면 기업의 투자는 줄을 잇게 되고 일자리는 늘어납니다.

존경하는 공직자 여러분.

정치란 세상을 바르게 하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또, 모두가 고르게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부터 바르게, 고르게 하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광산구청장은 저에게 최고의 직분입니다.

시민께서 임명해주신 영광스러운 자리이자 봉사하는 자리임을 다시 되새깁니다.

겸손으로 봉사하고 섬기는 자세로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공직자 여러분과 함께 정직과 청렴으로 시대적 사명을 실현하겠습니다.

우리는 오직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자세로 시민의 참여와 의사를 존중하고 구정에 반영하여 명실공히 “민주 광주, 민주 광산구”의 모범을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2022. 7. 1.

광산구청장 박 병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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