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전교조광주지부는 지난 6월 15일 이정선 광주교육감 당선자가 광주학생 실력 향상과 방학중 학생 급식 지원 방안에 대해 취임 즉시 시행하는 방안을 강구토록 인수위에 요청하였다는 발표에 우려를 표명한다.
 

교육정책의 추진은 다양한 요소들을 충분하게 조사하고 연구하며, 관련 이해당사자들과의 충분하고 실질적인 논의를 거쳐야 하기때문에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교육정책은 자라나는 학생들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또 한 번 지나간 학창시절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에 교육정책의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학생과 그 가족들이 겪어야 할 피해는 회복할수 없기 때문이다.

이정선 광주광역시 교육감 당선인. ⓒ예제하
이정선 광주광역시 교육감 당선인. ⓒ예제하

이정선 당선자가 실력향상이라 포장하여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발표한 내용과 방학중 학생급식은 매우 다양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들이다.

모든 학생의 성장과 실력향상인지, 최상위권 학생의 성적과 진학관리를 위한 것인지가 관건이다.

광주형 진단평가 시스템은 자칫 일제고사 시절 학교 서열화와 교육 내용 획일화 논란을 재현할 수 있다.

365스터디룸은 부족한 학교 공간의 문제와 학생들에게 고루 분배되지 못해 공정성 논란, 관리인력에 대한 열정페이 강요로 이어질 수 있고, 학생들을 다시 옛날식 과잉학습으로 내모는 것이 될 수 있다.

또한 과밀한 학급당 학생 수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광주초등교육 현실에서 추가 인력 지원 없는 초등 기초학력 전담교사 배치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식으로 교육감 당선자의 공약을 위해 다른 교육영역에 질적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방학중 급식은 학생들이 방학 중 가정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를 저해하고, 학습노동에 시달릴 수 있게 하는 우려를 가져올 수 있으며, 또한 지자체가 분담해야할 사무를 학교에 전가시켜, 시설, 재정, 인력의 과부하를 가져와 안전사고 및 공교육의 질적 하락,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정선 당선자는 이번 광주교육감 선거에서 15만 여 표로 당선되면서 4년 전 선거 출마 때보다도 9만여표나 줄어든 득표로 당선되었다.

당선자는 더욱 광주교육의 현안에 대해서 교사, 학생, 학부모 및 지역시만사회와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협의를 통해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해 나가야할 것이다.

이번처럼 특정공약을 즉시 실행토록하겠다고 언론에 발표한 다음 교사 단체, 학부모단체, 학생단체, 지역 시민단체 등과 만나서 협의하겠다고 하는 것은 당선자와 인수위 측이 교육정책에 대한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협의를 하겠다는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오히려 교육단체와의 정책 협의를 형식적 보여주기 행사로 만들고 있다.

당선자에게 바란다.

청와대 이전 강행이 당선자 공약이었다기에 취임 즉시 1순위로 시행을 강행하여 수많은 문제와 논란을 낳은 사례에서 보이듯 당선되었다는 것만으로 시민의 지지를 등치시켜 시행을 강행하는 우를 범하지 말길 바란다.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다. 광주시민과 교사, 학생, 학부모들과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교육정책 협의를 진행한 후에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해나가길 바란다.

2022년 6월 1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