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조사위원회, 함평경찰서 순직 경찰 유가족과 당시 버스 기사 화해 마련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위원장 송선태, 이하 ‘5·18조사위’)는 19일 국립서울현충원 경찰충혼탑에서 5·18민주화운동 기간 중 함평경찰서 경찰관 4명이 사망한 사건의 경찰 유가족과 사건 당사자를 모시고 ‘사과와 용서, 화해와 통합’을 위한 만남의 장 행사를 개최했다.

5·18조사위에서는 2021년 1월 개정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제3조 제11호*에 따라 당시 시위진압 작전에 참여한 계엄군과 시위진압에 투입된 경찰에 대한 피해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80년 5월 20일 야간에 노동청 앞에서 사건 당사자가 운전한 고속버스가 시위대의 도청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진압대형을 갖추고 서 있는 경찰관들을 향해 돌진하여 함평경찰서 경찰관 4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당한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왔다.

1980년 5월 20일 5.18민중항쟁 과정에서 시내버스 기사가 경찰을 향해 돌진하던 중에 당시 함평경찰서 소속 4명의 경찰관이 순직한 사건과 관련 가해자였던 배아무개씨가 19일 국립현충원을 찾아 순직 경찰관의 묘비 앞에서 사과하고 있다. ⓒ5.18조사위원회 제공 

특히, 조사과정 중에 함평경찰서 사망 경찰 유가족과 사건 당사자 양측의 상호 만남에 대한 의사를 확인하였으며, 이번 만남의 시간을 통해 사과와 용서로 화해와 통합의 계기를 만들고 국가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80년 5월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살아야만 했던 경찰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첫 걸음이 되는 의미에서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한편 이번 함평경찰서 4명의 순직 경찰관에 대한 묘역 참배와 만남의 시간에 참석한 경찰 유가족 대표는 “한 가정의 가장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시위진압 작전 도중 시민이 운전하는 고속버스에 압사하여 순직한 사건에 대해 국가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며 "올해 초 처음으로 5·18조사위에서 한 경찰관의 전화와 방문을 통해 그동안 맘속에 묻어둔 이야기를 하며 작으나마 우리의 뜻을 전하였고 오늘 당시 고속버스를 운전했던 배아무개씨에게 사과를 받고 용서하는 자리를 갖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른 유가족은 “이번 사과와 용서의 만남이 끝이 아닌 순직하신 경찰관들과 부상당한 경찰관들에 대한 치유와 명예회복의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그 중심에 5·18조사위가 피해경찰과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안종철 5·18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만남의 시간을 위해 쉽지 않은 발걸음을 해주신 유가족과 사건 당사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유가족의 심경을 충분히 헤아려 순직한 네 분과 부상당한 피해경찰관들 모두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5·18조사위가 그 중심에서 경찰 가족과 함께하겠으며 제2, 제3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 우리 조사위의 목표인 객관적 진상규명을 통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5.18민중항쟁 과정에서 버스로 돌진하던 중에 경찰관을 사망케한 배아무개씨가 42년 만인 19일  순직 경찰관 유가족에게 사과하자 유가족이 용서와 화해의 포옹을 하고 있다. ⓒ5.18조사위원회 제공

한편, 5·18조사위에서는 군·경 피해자 조사를 위해 2021년 5월 31일 전원위원회로부터 조사개시명령을 승인받아 군・경 피해 기록 관련 문헌조사, 5・18 당시 군과 경찰의 사망, 부상 등에 대한 직권사건 조사, 5・18 관련 군과 경찰 피해 등에 대한 신청사건 조사, 5・18 관련 군과 경찰의 트라우마 사례 조사 등 4개 조사과제를 중심으로 군・경 피해사실에 대한 실체적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이날 5·18조사위에서는 다가올 6월 호국영령의 달을 맞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는 5・18 당시 계엄군으로 시위진압 작전에 투입되었다가 사망한 장・사병 23명의 묘역에서도 참배행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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