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문화센터 B1 전시실...지난 4일부터 6월 8일까지

5‧18기념재단(이사장 정동년)이 청년큐레이터 5·18기획전시 <길 위에서>를 개최한다.

지난 4일부터 오는 6월 8일까지 열리는 <길 위에서>는 산수싸리(김민지, 김한라)가 기획하고 안성석, 윤지영, 윤태준, 이은영, 정한결 총 5명 작가가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젊은 세대들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불분명한 인식과 태도에는 사회적 분위기에 원인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기획되었다.

산수싸리의 김민지, 김한라 기획자는 “이 현상은 1980년 5월 당시 신군부의 사건 은닉과 여론 통제라는 사실의 은폐와 닮아있다.”며 “1997년 5·18이 공식 국가 기념일로 인정받으며 그에 대한 발화와 증언은 자유로워졌으나 여전히 항간에는 사실에 대한 왜곡과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로인해 경험 세대에게는 N차의 고통을, 다음 세대에게는 지역에 대한 오인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시간이 흐를수록 경험세대의 비율이 더 낮아지면서 결국 비 경험 세대의 몫으로 남겨질 역사에 관해 우리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며, 평면적 성격의 텍스트와 미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길 위에서>는 경험세대와 비 경험세대가 유일하게 공유하는 물리적 장소인 ‘광주의 길’을 기점으로 출발한다.

민주정신과 인류애의 발상지였던 광주의 길을 걸으며 혹은 바라보며 발견된 무언가는 작가들의 개별적 사유와 신체표현을 통해 하나의 새로운 언어로 재탄생했다.

김민지, 김한라 기획자는 “이는 1980년 과거에서 전시가 이루어지는 현재로 무게추를 옮겨 오며 발화의 주체와 시점을 분명히 상기하기 위함이다.”라고 전했다.

전시 기획자들은 “지역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젊은 세대와의 사건의 발생지역과 출생지역의 연관성이 줄어들고 있다. 또한 주변의 비 경험세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지역 정체성을 떠나 스스로를 역사로부터의 이방인으로 거리두기를 하는 태도를 종종 발견한다. 때문에 5·18민주화운동이 광주 지역민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넘어서는 다양한 시선의 이야기와 작업을 전시에 담고 싶었다.”며 참여 작가들의 출신 지역을 서울, 광주, 경산 등 다양하게 구성한 이유를 밝혔다.

전시 참여 작가인 안성석은 이번 전시에서 민주주의의 상징적 장소인 ‘광장’의 개념이 아직도 유효한가에 대한 의문을 담은 포토 몽타주와 단채널 영상 작품으로 참여한다.

작가는 지금의 세대 혹은 미래의 세대에게 광장은 어떤 의미인지 묻고 미래 세대에도 광장의 민주주의가 공감의 영역이 형성되는 장소로 올바르게 기능할 것인지, 개인과 집단 사이의 조화 가능성을 찾거나 혹은 제 3의 길을 찾아 움직이는 현대인들에게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윤지영의 전시 출품작 <달을보듯이보기>는 오로지 작가의 신체와 조력자의 행위, 타이밍 따위의 것에 작가의 안전을 맡기는 퍼포먼스 영상이다.

작가는 무언가의 희생으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이 구조 속에서 그 희생의 순환구조와 정당화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구의 전개도는 없다>는 역사적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 못한 비 경험세대가 그럼에도 갖는 지각과 믿음, 지식의 근거들에 대해 매개적이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묻는 작품이다.

윤태준은 이번 전시에서 꽃, 불, 열매, 손이라는 특정 대상을 사진과 3D로 보여주며 5·18민주화운동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그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주목한다.

특히 시신을 찾지 못한 행방불명자에 대한 기억과 추모의 방식을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을 통해 재현해낸 작품으로 참여하였다.

이은영은 5·18민주화운동의 비 경험세대인 작가는 학창 시절 학습하고 전해들었던 이야기, 성인이 되어 방문한 광주에서 경험하게 된 현재의 광주의 모습, 경험세대의 증언록을 읽으며 알게 된 것을 바탕으로 사라지고 잊혀진 것들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이를 환유의 방식으로 재현해낸다.

정한결은 이번 전시에서 광주 지역 곳곳에 산재한 5·18민주화운동의 흔적을 찾아 광주의 사적지와 기념물들 이미지들, 이를 설명하는 증언과 기록 텍스트 등이 가공된 작업을 통해 시간이 흐르며 우리가 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김민지, 김한라 기획자는“우리는 멀지 않게 광주의 5·18 앞에 섰었고, 이제는 그를 뒤로 한 채 삶과 예술을 영위하며 분명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출생지에 관계없이 결국은 모두가 비경험자로 남겨질 현재 그리고 미래에 역사가 성역화의 대상 혹은 지난 사회의 잔재로 미뤄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현 세대들에게 관심과 회자의 대상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전시 개최 소감을 밝혔다.

이번 전시는 6월 8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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