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채소 때이른 수확..해충 피해도 확산

(브뤼셀=연합뉴스) 이상인 특파원 = 밀이 한달 일찍 수확되고, 시장이 철이른 채소로 넘쳐나며, 철새의 이동이 빨라지는 등 유럽 전역에 이상고온으로 인한 생태계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AF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유럽 전역에 겨울철 이상난동 현상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 간 유럽의 평균기온이 예년에 비해 평균 섭씨 2도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이탈리아에선 2세기만에 찾아온 가장 따뜻한 겨울로 인해 생두, 아스파라거스, 완두콩, 아티초크 등 이른 봄엔 보기힘든 철이른 채소들로 넘쳐나고 있어 상인들이 다 팔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선 겨울 밀이 한달 일찍 수확됐다. 과학자들은 이상 고온으로 농작물의 진딧물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이웃 독일에선 일부 지역에서 겨울철엔 볼 수 없는 물벼룩이 옮기는 마름병으로 보리수확이 반이상 줄었다.

네덜란드 기상청은 나비들이 고치에서 너무 일찍 빠져 나오는 등 나비의 정상적인 생태에 대혼란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딱따구리와 제비도 예정보다 한달 먼저 발견되고 있다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오스트리아 스티리아 지역에서는 두꺼비들이 최소한 15일 일찍 여름철 늪을 향한 봄철 이동을 시작했다.

스웨덴은 지난해 영하 10도를 기록했던 이번 주 중반 기온이 섭씨 10도까지 올랐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전체가 이러한 이상고온으로 눈이 녹고 꽃가루가 날리는 등 때아닌 봄철을 맞고 있다.

스페인에서도 고온과 강풍이 북동부 바르셀로나와 남쪽 발렌시아 인근에 벌써부터 산불을 유발하고 있고, 그리스 농업 당국은 이미 가뭄으로 인해 농촌지역들이 힘든 한해를 맞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프랑스 기후학자인 미셸 슈나이더는 "3-5월의 평균 기온이 예년에 비해 높을 것"이라며 이상고온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영국 기상학자들도 2007년이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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