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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엄혹했던 박정희 유신독재시대부터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으며 통일과 민주화에 앞장서온 고 한승헌 변호사가 25일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돼 영면에 들었다. 

고인의 유족과 광주시민사회는 이날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묵념, 추모사 낭독, 추모시 낭송, 허토, 가족 종교 의식 순으로 안장식을 갖고 2묘역(1-148묘)에 안장했다.

김용채 변호사는 추모사를 통해 "엄혹한 군사정권 시절 선비적 투사로서 민주 대열의 최전선을 지켜 오신 존경하는 한승헌 변호사님께서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모서리 진 세상에 이제 우리만 남겨 두고 홀연히 떠나셨다"며 "변호사님의 근엄하면서도 부드러운 선비정신과 유머가 내내 그리울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추모시를 낭송한 김준태 시인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 역사 발전을 위해 힘 쓴 분이다. '시국사건 변호사 1호'로서 엄혹한 역사의 물꼬를 트는 데 크게 기여한 시대의 어른이었다"고 추모시를 낭송했다.

지난 20일 별세한 고인은 전북 진안에서 태어나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57년 고등고시 사법과(8회)에 합격, 1960년부터 5년간 검사로 일하다 평생 인권변호사로서 민주화 통일 인권신장에 앞장서왔다. 

특히 1970년대 박정희 군사정권에서 조작된 동백림간첩단, 통일혁명당, 민청학련 등 시국 사건의 변론을 맡았으며 1980년에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징역 1년의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 1988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창립을 주도했으며, 김대중 정부 감사원장, 노무현 정부 사법제도 개혁추진위원장을 역임했다.

 

 

      조시 [弔詩]

 

산민 한승헌 변호사님! 한반도분단 77년의 세월
님은 ‘분단시대의 법정’에서 불이(不二), 두 쪽으로
깨뜨릴 수 없는 ‘정의Justice의 금강석’이었습니다!!

 

-김준태 (시인.前조선대교수, 5.18기념재단 이사장)
 

진달래꽃이 지면 오동나무에 오동꽃이 피는 4월
산민 한승헌 변호사님은 저 먼 길을 가고계십니다
지상의 법전을 내려놓으시고 하늘의 법전을 들고
여기 반쪽이 된 나라에서 하느님 나라로 가십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88년 인생과 삶을 내려놓으시고

예, 우리들이 사랑하고 사랑한 이 땅을 떠나십니다
“사람이 하늘이다! 백성이 하늘이다!” 외치고 외친
“새야 새야 파랑새야”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의 고향
어머님의 물레소리 들으며 자란 전라북도 진안고을
푸른 산이 솟으면 푸른 강이 생겨 흐르는 고향에서

바람과 나무의 책을 읽고 물의 책을 읽던 심성으로
법학과 정치학보다 사람을 먼저 섬긴 한승헌 변호사
몸무게는 55kg이었으되 녹두콩 녹두알 그 단단함으로
피어린 역사의 부름과 가시밭길 비켜서지 않았습니다
기나긴 어둠의 세월 불의에 고개 숙이지 않았습니다

아흐,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었던
아흐,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의 독재시절 법정에서
아흐, 서슬도 시퍼런 총칼이 들어와 있는 군사법정에서
“아니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그대의 생각이 틀렸다!”고
분단법정에서 말한 사람은 산민 한승헌 변호사였습니다

소설가를 빨갱이로 몰고 해외동포예술가를 간첩으로 몰고
젊은 학생들에게 재갈 물리고 ’푸른혼’들을 선고 한번으로
사형에 처하고 대통령후보를 내란음모죄로 뒤집어씌우고
통일운동하는 신부와 목사와 스님들을 철창 속에 가두고
노동자농민이 생존권을 주장하면 국가반란죄로 묶어버리던

일당독재시절에 군부독재시절에 산민 한승헌 변호사님은
두 손에 쇠고랑을 찬 시인들을 위하여 교사들을 위하여
대학에서 쫓겨난 교수들을 위해 변호와 변론을 목숨처럼
온몸으로 실천했습니다 역사와 운명을 같이해왔습니다
억울한 사람들을 항상 사랑하고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숨쉬는 사람몸이 정의이기에 숨쉬는 사람몸이 평화이기에
숨쉬는사람몸이 자유와 평등과 박애이며 민주주의이기에
숨쉬는 사람몸이 헌법이기에 숨쉬는 사람몸이 법률이기에
하늘과 바다와 땅이 담겨서 출렁이는 사람몸이 법전이기에
사람몸이 만물의 중심이요 진선미의 바탕이요 척도이기에

님은 분단 77년의 세월, '분단시대의 법정’에서 오 불이(不二),
두 쪽으로 깨뜨릴 수 없는 ’정의의 빛나는 금강석’이었습니다!
이 땅 한반도 모든 불행과 불법과 무지함은 ’분단’에서 왔다고
그리하여 님은 자유와 평화와 사람의 법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정의와 평화를 지키고 만드는 강한, 아름다운 변호사였습니다

아 하늘에 가실 때까지 70년을 넘어선 분단시대의 법정에서
버리지 않고 빼앗기지 않고 지켜낸 ’살림의 법’ 로고스Logos!
사랑과 자비와 동서남북’ 하나’가 되는 불이(不二)의 몸속에서
태어날 ’통일헌법’을 꿈꾸면서 님이여 우리강산 고운 님이여!
편히 가소서 지상의 법전을 내려놓으시고 하늘의 법전을 들고

정든 산 정든 마을 고향을 찾아가듯이 꽃상여를 타고 가소서
진달래꽃이 지면 오동나무에 오동꽃이 피는 이 눈부신 4월에
하느님께서 주신 88년 인생과 삶을 비단옷처럼 내려놓으시고
님이여 산민 한승헌 변호사님! 첫사랑처럼 잊지 못할 님이여!
서울 한강을 건너 호남천리를 달려 광주에서 하늘 오르소서!!

한승헌 변호사님! 감사합니다!
편히 쉬소서 영원, 평화하소서!

2022.4.24.

손 모아 합장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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