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작 광주시장 경선 드라마 중 1부를 보았다. 

상당한 시간과 공을 들인 리허설을 거치면서 줄거리 이해와 표정 연기, 대사 연습에 공을 들인 연출자의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드라마가 개봉하기 전부터 이야기 메인 줄거리를 ‘창과 방패’의 대결 구조로 생각했다.

왼쪽부터 강기정, 이용섭 민주당 광주광역시장예비후보.
왼쪽부터 강기정, 이용섭 민주당 광주광역시장예비후보.

강기정이 창을 쥐고 이용섭이 방패로 막는 집요한 공격과 방어의 결투를 볼 것 같은 예상이 빗나갔다. 

솔직히 이재명과 윤석열의 대선 드라마에 학습된 터라 은근히 삼류 슬랩스틱 코믹을 기대한 면도 없지 않았다. 

드라마 오프닝부터 만찬에 초대된 여우와 두루미의 이솝 우화 콘셉트였다.

누가 여우이고 두루미인지는 3부작 드라마가 끝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웃는 얼굴 부드러운 대사에 감춰진 칼날들이 드러남을 읽을 수 있었다. 

이용섭의 연기는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다를 바 없는 행정고시 출신의 전형성을 그대로 드러낸 데 대해 강기정의 연기는 놀라울 정도의 변신에 성공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모든 드라마는 선과 악을 기본 구조로 짜진다, 그것 없이는 드라마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광주시장 후보 경선 드라마에서 선은 강기정이고 악은 이용섭일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창과 방패, 빼앗으려는 자와 빼앗기지 않으려는 자, 4년 동안의 시장 실책을 따지려는 자와 4년 동안의 치적을 내세우며 방어하려는 자.

그런 의미에서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대부분 드라마는 1부에서 흥행이 결정된다.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이다.

그래서 시청자나 투자자는 캐릭터를 가장 먼저 살피고 투자를 한다. 

이용섭의 드라마 출연 이유로는 첫째, 광주형 일자리와 인공지능 대표도시.

둘째, 대선 패배의 원인은 문재인과 청와대 사람들로 규정한다.

이용섭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드라마 작가가 문제이고 연출자의 안목을 의심하게 만드는 캐릭터다, 신선하지도 매력적이지 않다. 

전국 16개 지자체마다 모두 그 지역형 일자리와 인공지능 도시 건설로 혈안이 되어있다.
 
마치 광주만의 새로운 사업인 양 떠들어대는 것이 시청자는 식상하다. 

더 치명적인 캐릭터 오류는 대선 패배의 원인은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책임을 묻는 데 대해 시청자들은 김이 빠지고 입에서 욕이 나오는 부분이다. 

정권을 빼앗긴 것이, 문재인과 청와대 비서관들이라는 등식으로 장렬하게 순장하라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봉건시대 생각을 광주시민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오히려 역대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광주에서 얻은 득표율은 왜 말이 없고 광주시장의 입장 표명은 무엇인가를 먼저 말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 운운하는데 광주 서민 정치가 잘 되었으면 국민의힘에 표를 몰아주었을까?

광주에서 득표율만 낮았어도 정권을 빼앗기지 않았다는 생각은 왜 못하나 싶다.

그런 이유도 이용섭의 캐릭터는 실패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총사업비 77억 원이 투입된 제2 순환도로 지산 IC를 완공하고도 개통조차 못하는이유에 대해서 그냥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 "광주시민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쿨하게 잘못을 인정하면 될 일을 가지고 온갖 변명과 발 빼기에 매달리는 것을 보면서 광주의 미래가 불안하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 없었다. 

주인공 캐릭터는 부하를 위해서 자신의 팔 하나를 잘려도 웃을 줄 알아야 매력적이고 영원한 시민 배우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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