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사랑과 미움의 세월(2)
[이기명 칼럼] 사랑과 미움의 세월(2)
  •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승인 2022.04.05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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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이런 것이라면

언젠가 한 번 썼던 제목을 다시 쓴다. 미워하지 말고 사는 날까지 사랑하면서 살자는 얘기다.

얼마나 바람직한 인생인가.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가.

“선생님. 저 좀 그만 미워하십시오.”

“알고는 있나”

“저도 사람입니다.”

“허허 사람?.”

ⓒ팩트TV 갈무리
ⓒ팩트TV 갈무리

후배와 나눈 대화다. 그러지 말자 해도 안 된다. 옳고 그른 판단은 각자 다르고 그건 자유라고 하자. 미움을 버리자고 노력을 했지만 안 된다. 결국, 포기했다. 그래 내 생각대로 사는 거다.

사랑과 미움. 두 글자 차이지만 그 거리는 참 멀다. 제주 4·3 학살사건을 알 것이다. 바닷가에서 어린 두 자식을 조각배에 태워 떠나보내며 부모가 한 말이다.

“니들 명이 길면 살 것이다.”

아무 죄도 없이 한 가족이, 한 마을이, 제주도민의 절반이 사라졌다는 4·3 학살사건.

제주도를 떠나서 사라진 것이 아니고 죽어서 사라진 것이다.

어떤 표현으로도 이 끔찍한 만행은 설명이 안 된다. 미움이 끓는다. 우크라이나에서 푸틴의 학살이 공개됐다.

거리에 나뒹구는 죄 없는 시신들. 전 세계가 분노한다. 다시 4·3 학살이 떠오른다.

윤 당선자가 4·3사건 추모식에 참석했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 처음이란다.

시신도 없이 묘비만 있는 그 많은 희생자. 4·3 학살 만행을 저지른 인간들이 누구라는 것을 국민은 안다.

물론 저지른 당사자들도 잘 알 것이다. 그들은 그런 엄청난 죄를 짓고도 잘 먹고 잘 살았다.

하늘이 공평치 않다. 정의가 사라진 세상이다. 미워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알고 저지르는 죄

도둑질이 나쁜 짓인 줄 잘 알면서도 한다. 비단 도둑뿐이랴. 도둑을 잡는 경찰도 죄를 짓는다.

죄를 응징하는 검찰도 죄를 짓는다. 그들이 죄를 몰라서 죄를 짓는가. 욕망이다. 끝도 한도 없는 인간의 욕망이다.

악법도 법이니까 지켜야 한다고 한다. 안 지킬 도리가 없다. 법의 집행은 누가 하는가.

법관이 한다. 국민이 검찰공화국이라면서 저항하는 이유는 검찰권(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새삼스러운 얘기다. 법이 제대로 집행되도록 온 국민이 노력해야 한다. 민주당도 약속 지켜야 한다.

안 되면 저항해야 한다. 국민이 켜든 촛불로 대통령이 탄핵 당했다. 그리고 대통령이 사면했다.

정치하지 말라는 함의가 포함됐다고. 그러나 정치를 하겠단다.

사면됐으니 정치는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양심의 문제다.

양심의 문제를 입에 올려도 되는 세상인가. 그래도 양심은 찾아야 한다.

오얏(자두) 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치지 않는다고 했다. 오해받기 때문이다.

지금 검찰개혁이라는 말이 국민의 화두다. 국민이 아무리 떠들어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지 몰라도 그러면 안 된다.

오해받을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검찰이라 해도 대한민국의 검찰이고 대한민국은 주인은 국민이다. 명심해야 한다.

오래 전 어느 언론사 간부가 사장직을 제안했다. 언론사 사장? 깊이 생각했다.

결론은 ‘아니다’였다. 거절했다. 참 잘했다.

요즘 영부인이 무슨 옷을 해 입었느니 구두를 몇 켤레를 사 신었느니 씨도 안 먹히는 보도를 언론에서 하고 있다.

조선일보다.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전혀 부끄럽지 않은가. 이럴 때마다 한국 언론에 절망을 느낀다.

내게서 증오를 빼 버린다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

남을 미워한다는 것이 얼마나 나쁜 일인가. 하늘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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